3만 시간의 기다림으로 빚어내는 명품 장(醬)
죽장연, 깊이 있는 ‘장맛’으로 세계인의 입맛을 공략하다
㈜영일인터내셔널 죽장연 정연태 대표

우리들은 흔히 ‘음식문화’라는 말을 사용한다. 한 국가와 민족,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들은 그들의 생활습관과 양식, 역사를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탁이 빠르게 세계화되어가는 가운데서도 여전히 우리의 식생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식(韓食)’ 또한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최근 한식문화는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다양한 변주를 보여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우리나라를 알리는 첨병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빈티지로 차별화된 프리미엄 장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는 ‘음식전쟁’이 이뤄지고 있다. 프랑스의 와인, 독일의 소시지와 맥주, 이탈리아의 피자 등 한 국가와 민족을 알리는 데에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바로 ‘음식’이기 때문이다. 이는 뉴욕에서 한식레스토랑을 운영하며 한식당 최초로 미슐랭 1스타를 획득, 뉴욕타임즈 ‘10대 레스토랑’에 선정되기도 한 후니킴 셰프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만의 독특한 레시피와 함께 한식의 맛을 살린 다양한 메뉴를 선보이며 뉴요커는 물론 국내에서도 한식세계화의 선두주자로 각광받고 있다. 그런 그가 ‘한식’ 메뉴를 선보임에 있어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은 바로 ‘장(醬)’이다. ‘한식의 맛은 장맛에서 시작된다’는 말처럼 제대로 된 한식 메뉴를 위해 무엇보다 ‘장맛’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후니킴 셰프가 레스토랑 오픈 이후 지금껏 쭉 사용하는 죽장연의 명품장은 그의 요리와 함께 세계에 한식 문화를 알리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최근 경북도 전통발효식품 최우수상에 선정되기도 한 프리미엄 전통장인 ‘죽장연’의 장은 순수 국산 재료만을 사용하고, 화학 첨가물은 전혀 사용하지 않는 정직한 공정으로 유명하다. ‘자연과 세월 이외에 아무것도 넣지 않는다’는 신념으로 죽장, 청송, 영양에서 생산된 친환경 콩과 신안 천일염, 지하 200m 암반수를 정제만 물만을 재료로 삼고 있다. 가스불에 콩을 삶고, 일본에서 들여온 코지균으로 발효하며 건조기로 말려 단시간에 대량생산하는 일반 개량된장과 달리 죽장연의 전통장은 최소 3만 시간의 노력이 소요된다. 포항 죽장면 일대에서 계약재배로 엄격하게 관리되며 생산된 콩을 참나무 장작을 이용해 무쇠가마솥에 삶고, 뜸을 들여 볏짚과 함께 건조, 발효시킨다. 발효를 촉진시키기 위한 다른 어떤 화학첨가물도 없이 오롯이 자연과 시간만으로 익힌 장은 최소 2년 이상 발효되며 그 향과 맛의 깊이를 더한다. 

죽장연 전통장의 또 다른 특징은 와인과 마찬가지로 ‘빈티지’를 도입했다는 것이다. 죽장연의 정연태 대표는 “그동안 전통재래된장에서 지적되던 단점 중 하나는 자연에 의존해서 만들다 보니 맛이 균일한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고, 만드는 시기도 한정되어 소량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점이었습니다. 저희는 매년 정월 즈음 1,000독 이상의 장을 담그고, 생산년도를 표기해 ‘빈티지별’ 균일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같은 빈티지 제도는 죽장연의 전통에 대한 고집, 위생과 품질에 대한 프로의식과 맞물려 최고의 프리미엄 명품장을 생산해내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후니킴 셰프와 함께 자신만의 맛을 만들어내려는 수많은 유명 셰프들이 이미 죽장연의 전통장을 애용하고 있으며, 전국의 수많은 호텔 및 고급 레스토랑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미국, 독일 등 해외 각국에서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의 5대 장촌을 꿈꾸다
우리나라의 ‘장’ 문화를 세계화하는 데 있어 죽장연이 세운 첫 번째 원칙은 ‘전통의 고수’이다. 원료와 생산방식뿐만 아니라 그 맛에 있어서도 우리 ‘고유의 맛’을 살려야만 세계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생각, 즉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생각이다. 세계에서도 통하는 가장 한국적인 맛의 장을 생산하고 있는 죽장연의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16년 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포스코 구내 운송을 담당하던 영일기업은 ‘1사1촌 운동’의 일환으로 포항시에서도 가장 산 속 깊은 곳에 위치한 오지마을 ‘죽장면 상사리’ 마을과 결연을 맺는다. 농번기 일손 돕기 및 농기계 무상수리 등 해마다 계속되는 도움에 보답하려 상사리 주민들은 죽장에서 생산된 콩으로 직접 담근 된장과 고추장 등을 회사에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그 선물의 깊은 맛에 감탄한 영일기업은 죽장면의 질 좋은 콩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이용한 전통 장 사업을 계획하게 됐고 2010년, 국내 최대인 5,000독의 규모와 현대적 설비를 갖춘 죽장연 장원이 들어서게 된다.

이후 죽장연은 단시간에 수익을 낼 수 있는 쉽고 편한 길보다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통발효식품의 본질을 살릴 수 있는 멀고 험난한 길을 택한다. 오랫동안 연구와 개선을 거듭한 전통방식으로 된장을 담그고, 이를 숙성시켜 시판하기 까지 무려 3년이 걸렸다. 정 대표는 “주변에서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습니다. 국민들의 입맛이 대기업에서 생산하는 개량된장에 길들여져 있었고, 전통장은 사업화되기 어려운 여러 한계점 때문에 일부 사람들만 찾는 작은 시장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갈수록 건강을 중시하고, 좀 더 나은 맛을 추구하는 흐름 속에서 단계를 꾸준히 밟아나가다 보면 분명 기회가 찾아오리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당장의 이익, 최신 트렌드에 주목하기보단 100년, 200년 갈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하는 신념이 지금의 죽장연을 만들어낸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프리미엄 장 브랜드로 거듭난 죽장연의 다음 목표는 본격적인 세계로의 진출이다. 이미 해외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금액이 지난해 매출의 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각광받고 있는 죽장연은 후니킴 셰프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외국인 입맛에 맞는 ‘후니스 쌈장’을 개발했으며, 빵이 주식인 특성을 고려해 발라먹을 수 있는 ‘된장 스프레드’ 형태의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섣불리 무언가를 이뤄내려 하기보다는 먼저 기본을 탄탄하게 다지고 이를 통해 세계화로 나아가는 발판을 만들려는 죽장연과 정연태 대표. 진정한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이들의 노력이 한식의 세계화로 이어지게 되길 바란다.

Master sauce born through 13,000 hours of waiting
Jookjangyeon stimulating appetites of the citizens of the world with deep taste
CEO Yeontae Jeong of Jookjangyeon

Vintage, premium and differentiated sauce
Food war is going on in every corner of the world. French wine, German sausage and beers and Italian pizza, etc, are playing their role to spread the nation and its culture to the world. But we, Koreans, have Hooni Kim. His restaurant in New York City  received one Michelin star for the first time as a Korean restaurant and it was chosen as one of top 10 restaurants by The New York Times. He introduced a variety of Korean food-inspired menus with his unique recipe and he is regarded by Korean people as a leader of globalizing Korean food. The most important thing when making Korean food for Kim is sauce. There actually is a saying that 'Korean food starts with sauce' and the only sauce Kim uses is Jookjangyeon master sauce.

Jookjangyeon master sauce was chosen as the best fermented Korean sauce in North Gyeongsang Province. It is made of 100% domestic ingredients without any chemical additives and the manufacturing process is carried out with utmost care and hygiene. With its philosophy 'Nothing but nature and time to be added', only eco-friendly beans produced in Jukjang, Cheongsong and Yeongyang, Sinan Bay Salt and the natural bedrock water from 200m underground are used as ingredients. Unlike mass produced sauce in a short period of time, Jookjangyeon master sauce takes at least 30,000 hours to be a complete product. The beans in Jukjang-meon in Pohang City is strictly managed and it is made by boiling it in an iron pot with oak firewood and drying and fermenting with rice straw. No chemical additives are used to speed up the fermentation but only nature and time over a 2 year virtue of waiting to make deep smell and taste. 

Another character of Jookjangyeon master sauce is that CEO Jeong introduced 'vintage' system like wines. Jeong said "the common drawback of naturally made traditional sauce is that it is difficult to make the same taste product and can not be mass produced. For this, we make more than 1,000 pots of sauce in January to provide the same taste according to the time it produced (vintage) and we make the year of produce clear by sticking the label." 

Jeong's vintage system is attracting many chefs who want to make unique taste with Jookjangyeon master sauce and it is used not only in luxury restaurants and hotels in Korea but in the world. 

Creating traditional Korean sauce villages
CEO Jeong has a principle: to keep the tradition. This is because it must be traditional if Korean food (or products) to communicate in the world like there is a saying 'The more Korean the more global it can be'. 

Jeong was working at Youngil Enterprise 16 years ago in 1999. The company delivered goods in POSCO and set up a sisterhood with Jukjang-meon Sansa-ri village in accordance with the '1 Company 1 Farm Village Movement'. The staff gave a helping hand when in farming season and the farmers in return gave them soy bean paste and chilli pepper paste. Deeply impressed by the taste, the company launched the current business and opened Korea's largest scale (5,000 pots) Jookjangyeon with modern facilities. 

It took three years to release the traditionally made sauce through passionate research and improvement. Jeong said "many people worried about us at first because Korean people were tame with mass produced taste of the Korean sauce. But we were confident that there must have been people who cherish health and healthy taste and we proved we were right." Jeong wanted to make a company that lasts a hundred years rather than seek a quick and short term profit. 

Jeong's goal now is to enter the global market. As the half of the total sales of Jookjangyeon is coming from overseas market, Jeong and Hooni Kim co-developed 'Hooni's Ssamjang' that suits foreigners' appetite and are currently working on 'Soy Bean Sauce Spread' for toast and sandwi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