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 대한 치유를 그리다.
손유선 화가
2모작의 삶, 제 1장
기술의 발달로 인해 인간들이 삶을 영위하는 세월이 길어지며 현대사회는 인생 2막이라고 하여 흔히 은퇴 후, 제 2의 인생을 살겠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계와 예술계도 자연스럽게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테마‘로 한 생산물을 양산하고 있다.
손유선 작가 또한 많은 대중들에게 화답하듯이 이러한 사회구조와 현상을 그림이란 매개체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손유선 작가는 자연을 큰 주제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자연의 순환은 또 다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대부분 많은 선의 확장과 곡선의 표현으로 작품을 완성시킨다. 더하여 선을 통해 동양적인 느낌을 작품에 가미하고, 반복적 행동의 패턴 표현과 곡선의 표현으로 음악적 표현의 의미까지 함축시켰다. 이는 작가 스스로, 자신의 삶이 하나의 알 수 없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20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이미지는 깊은 사실성의 반영이다’, ‘이미지는 깊은 사실성을 감추고 변질시킨다’, ‘이미지는 깊은 사실성의 부재를 감춘다’, ‘이미지는 그것이 무엇이던지 어떠한 사실성과도 무관하다’, ‘이미지는 자기 자신의 시뮬라크르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가 그린 꽃의 그림(제목:무제)을 보면 그녀에게서 탄생한 꽃은 꽃이 보여주는 본연의 화려하고 다채로운 색상 대신 꽃 사이사이의 벌어짐과 틀어짐을 강조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스스로가 새롭게 부서져 없어지고 새롭게 태어나길 원하는 것을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해석 할 수 있다. 이런 것을 근거로 볼 때 그녀의 그림의 원천은 반복된 삶을 사는 현대인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것에 있다.
2모작의 삶, 제 2장
송유선 작가는 1985년 상명대 미대를 졸업했지만 졸업 후 얼마 되지 않아 결혼생활을 시작하며 화가로서 오랜 기간 공백기를 맞게 된다. 하지만 지금 그는 자신이 보여주는 이미지대로 삶의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그녀는 2013년 상명대학교 미술대학원 조형예술학부에 입학해 작품 활동을 다시 시작한다.
재충전의 시간을 ‘변화’에 모티브를 두고 원시 복제 기술이었던 판화 작업을 다른 미술 작업들에 비하여 제한적인 제작 방법이 편안함과 안도감을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하였다. 그녀의 재활(재충전의 시간)은 그녀의 대학 졸업 작품이었던 새벽이 오기 전 어린 새의 얼굴에 포박을 상징하는 노끈을 붙여 표현한 밤 풍경을 소재로 시작되었다. 에칭 작업에서는 대상을 강조하기 위해 반복 부식시키는 아쿠아틴트 기법을 사용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이것 또한 밤풍경이 되었다. 하지만 그간 삶을 살아오며 흡수한 그녀의 오랜 경험들은 그날과 달랐다. 진정한 변화의 시작이었다.
그녀의 대학 시절, 밤이란 어둠을 상징하는 것으로 당시의 그녀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나 지금에 와서는 새벽이 오기 전에 변화 혹은 시작을 기다리는 단계와 같이 매혹적인 대상으로 느끼고 있다. 송 작가는 이것을 여성성과 생명력을 가진 꽃을 이용해 변화의 순환을 표현하고자 결심했다. 판화는 사전에 완벽한 준비와 계획으로 완성된 드로잉을 찍어내는 그림으로 결과에 승복하는 작업이다. 더 확장시키는 예술적 시도가 없는 한 판화의 기법으로 만들어진 어둠과 꽃만으로는 이러한 의도가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하였고 결과적으로 변화의 의미 전달에 있어서 소재와 불확실성의 sing을 내포하는 표현기법에 중점을 두기로 하였다. 한편, 그녀는 드로잉 작업으로 들어가며 변화의 상징물로 트리나 폴러스의 저서 (꽃들에게 희망을 : Hope for the flower)에 나오는 나비를 소재로 선택하여 누에고치에서 깨어나는 형상을 운동성과 확장의 개념으로 표현하기 위해 중첩된 선과 원을 사용하여 음악적 율동성과 리듬감을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그녀의 회화 작업은 대상이 그 자체의 고유한 성질을 시간, 운동, 빛, 기타의 이유로 변화되는 이미지들을 외양에 국한되지 않고 내면의 고찰로 보여 지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의미를 인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라짐, 소실, 함열, 죽음과 같은 회의적인 시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성, 탄생, 기다림을 함께 표현함으로서 ‘순환’을 나타낸 것이다.
이처럼 송 작가는 자연의 순환과 변화를 현대적 이미지로 표현하길 계속해서 갈망하고 있다. 그녀는 오는 10월 상명대에 위치한 스페이스 제로에서 일주일간 작품을 단독으로 전시할 계획을 갖고 있는데 ‘자연의 깊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 우리에게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Draws for healing modern men living in monotonous cycle
Son You-seon, artist
Life in diptych ? the first half
As the advance of technology has prolonged the human span of life, more people are thinking of living the second life after retirement, considering the modern society composed of two acts of life. Together with it, learned circles and art world are naturally producing outputs under the theme of ‘change.’ Author Son You-seon is one of them and she is conveying an enlightening message on such social structure and phenomenon through the medium of painting.
Author Son You-seon is engaging in artwork on the overall topic of nature. Circulation of nature involves another change and she mostly completes her work with extension of many lines and curvaceous expressions. Besides, through lines she added Oriental feelings to her work, and even implicated some music with expressions of repeated behavior pattern and curves. This is also the way that the author herself is disclosing an unidentified big change implicitly her life has come across.
Jean Baudrillard, a French philosopher representing the 20 century, said, ‘Image is a reflection of deep factuality,’ ‘Image conceals and deteriorates deep factuality,’ ‘Image conceals the absence of deep factuality,’ ‘Every image is irrelevant to any factuality,’ ‘Image is the simulacres of itself.’
Actually, in her painting of flowers (titled No Title) we find that her flowers emphasizes the gape and distortion between flowers rather than their original magnificent and variegated colors of usual intention. This can mean an image expression of her wish to be reborn after breaking herself to disappear. On such basis, her painting has the origin in relieving the thirst of modern men who are leading a life in a cycle for running on treadmills.
The latter part of life
Author Son You-seon, who graduated in 1985 from the Art College, Sangmyung University, soon entered into her married life constituting a long period of career breaks as an artist. However, she is facing a change of life just like the image now shown in her painting. She entered Sangmyung Univ. Graduate School of Arts to study formative arts and resumed her activity of work.
Putting her motive on ‘change’ for the time of recharging, she started printing, which used to be a primitive technique of duplication, believing that its restrictive method of manufacture would put her at comfort and relief compared to other kinds of artwork. Her rehabilitation (time for recharging) started with the subject matter of a nightscape expressed by attaching a string, a symbol of arrest, on the face of a little bird before dawn, which had been her own work at the college graduation. In etching, she used the aquatint technique of corroding the object repeatedly for emphatic effect, which also resulted in another nightscape. However, her long experience taken up while she had been living so far produced another work, which was the beginning of a true change.
While she attended the college, night was the symbol of darkness and meant the subject of fear for her, but now she feels it to be an attractive object as the phase of awaiting change or start before the dawn. Author Song decided to express it as the moment of change using the flower holding femininity and life force. Printing is a picture of printing out a drawing completed with advance perfect preparation and plan, which is the work of accepting the result. With no artistic attempt for more expansion, darkness and flowers created by printing failed to transmit such a purpose effectively. Thus, she came to put focus on the expression implying the sing of the subject matter and uncertainty in conveying the meaning of change. In the meantime, as she entered into drawing, she chose the butterflies appearing in the book (Hope for the flowers) by Trina Paulus as a symbol of change to express the shape of waking up from a cocoon into the concept of motility and extension. For this, she conferred musical movement and rhythm using the overlapping lines and circles. Consequently, her painting work has appeared as an awareness of her subject with the meaning of the visible and invisible by her inner consideration, not restricted to its changing images for the reasons of motion, light and others. Her work does not end up with a skeptical view, such as extinction, disappearance, ruin and death, but expresses them together with genesis, birth and waiting to represent ‘circulation.’
Like this, author Song keeps anxious to express the circulation and change of nature in modern image. She is planning to hold a personal exhibition for a week in this October at Space Zero located at Sangmyung Univ. It is drawing our attention to how she is going to disentangle the ‘depth of nature’ before our eyes.
진경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