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효 작가 / 루나갤러리 관장

한 해를 시작하는 의식으로 행운과 기쁨을 기원하는 것만큼 좋은 선물은 없으리라. 그래서 한국과 중국 등 동양에서는 연 초마다 랜덤이벤트 선물을 밀봉하는 자루를 ‘복주머니’라고 부른다. 장수와 오복 기원을 테마로 하여, 새해마다 비단을 마름질하고 자수를 놓던 한국 어머니들의 정성을 그림, 콜라주, 저부조 등으로 표현하는 이정효 작가의 ‘복주머니’시리즈에는 회화적 조형과 토속적이고도 화려한 오방색이 공존한다. 오랜 무역교류지역이지만 여성·예술분야에서 의외로 접점이 적은 중동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이 작가의 표정에서 자신감이 넘치는 것은, 언어와 문화는 달라도 장수와 지혜, 복록을 기원하는 마음만은 만국 공통이기 때문일 것이다. 

두바이, 모로코와 사하라사막의 모래폭풍을 정갈하게 감싼 한국의 매력적인 복주머니
신년 연례행사 초대전인 <복나눔전>을 자신의 페르소나로 만든 부산의 복주머니 예술가, 이정효 작가는 부산 화랑아트페어를 비롯해 지난해 성황리로 치른 개인전과 초대전 중 미국 마이애미에서의 콘테스트 아트페어, 그리고 사하라사막 MOMAD PALACE HOTEL 개인전과 두바이, 모로코 초대전을 기억에 남는 전시회로 꼽는다. 이 중 중동에서의 전시회들에 대해서 “우리 고유의 문화, 색감, 정서를 지닌 복주머니를 소개하는데 만족감을 느꼈다”는 이 작가는, 한국자수를 조화시켜 현대미술로 승화 시킨 오방색에 다양한 메시지를 담아 왔다. 부산 루나갤러리의 관장으로 2012년 런던올림픽기념 런던 랜드마크아트센터 국제미술제 초대개인전, 즉위 60년 ‘크리스탈 쥬빌리’를 맞이한 엘리자베스 2세를 축하하는 스톤브릿지 더리브센터초대전, 유네스코 세계인류무형문화재에 등재된 <아리랑>을 기념하는 템즈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초청 초대전시회처럼 국제규모의 전시회에 자주 등장하는 이 작가는 2017년을 일컬어, 언어와 문화가 달라 전시계획 소화나 홍보도 쉽지 않은 중동에 진출한 것에 대해 복주머니의 행운이 깃든 덕분이라고 밝게 웃는다. 국내외에서 수많은 호응과 관심을 이끌어 내는 이 작가의 작품들은 첫눈에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화려한 색채와 이미지, 표의문자와 다양한 패턴으로도 눈길을 끈다. 이 작가는 우상숭배 예술품을 제한한 대신 글자, 패턴, 컬러링을 발전시킨 중동의 예술과 복주머니 예술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이 작가의 복주머니는 규방에 갇힌 여인들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한자어와 자연물, 사물 등에 마음을 담아 정성껏 한 땀 한 땀 수놓던 예술혼을 현대적으로 재현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가는 복주머니 테마에서 버선, 실패, 옷고름, 연, 이불, 고무신, 골무 같은 한국 고전 여성들의 생활용품을 표현하고자 비단, 색실, 한지, 편백나무를 소재로 하기도 하며, 평면 위에 납작한 복주머니를 올린 듯 사실적인 저부조, 콜라주와 콤포지션을 오가는 자유로움을 오방색에 담는다고 한다. 

삼원색과 오방색을 오가듯, 한국과 해외 오가며 한국 회화와 자수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한
그 어떤 초행길도 신발 끈을 단단히 묶으면 안심이 되듯, 올해도 행운과 장수, 건강의 메시지를 가득 담은 복주머니 끈을 조이고 곱게 매듭지은 이 작가의 예술적인 덕담은 이미 시작되었다. 2000년대 초부터 복주머니 연작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언제나 연말과 연초 사이를 
‘복 나눔’전시회 일정으로 채우는 이 작가는 12월 26일부터 1월 31일까지 부산 연산동 e웰니스치과갤러리에서의 전시회 일정을 진행하는 중이다. 또한 그동안 부산 셀레나 성형외과에서의 복나눔전을 비롯해, 매년 부산의 산업현장 노동자들을 위한 정기전을 개최하며 추상적인 ‘복’의 의미에 구체적인 나눔과 베풂의 가치를 얹어 왔다. 음양사상의 영향을 받아 4방과 중앙의 색인 오방색을 표현하는 이 작가는 손이 많이 가는 복잡한 자수표현을 할 때도 있지만, 더욱 심플한 삼원색 혹은 단색의 제한된 공간 안에서 자유로운 소재를 선택하기도 한다. 붉고 섬세한 비단 콜라주 복주머니 부조는 큰 복주머니 안에서 무수히 쏟아지는 작은 복주머니를 통해 흡사 갓 부화한 새끼들을 뿜는 난태생 물고기처럼 복의 의미를 재미있게 널리 전하고 있으며, 금빛 복주머니 부조는 신윤복의 미인도와 훈민정음 판본을 모티브로 하여 한국 고유의 정서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이 작가의 대표 복주머니 작품들이다. 전통적인 여성들의 소재에서 자아를 표현해 해외 교포들의 향수를 달래 온 이 작가는, 어머니의 긍휼하고 가없는 사랑에서 출발한 명주실 전통자수로 서양문화권의 ‘운명의 베를 짜는 여신’보다 훨씬 따뜻하고 서정적인 품격을 해외 갤러리들에게 전한다. 이 작가는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더 많은 나라에 우리의 ‘행운의 예술’을 알리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 창작에 임하고 있다. 2018년 무술년 황금개띠 해를 맞이한 이 작가의 꿈인 60여 개 국가에 한국의 복주머니 예술을 전하는목표로 올해도 6개국에 전시 일정 계획을 추진 중이다. 복주머니의 소박한 아름다움에 감동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복주머니 작품에 담긴 행복의 기원을 나눠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그 가치를 루나갤러리 예술가들의 모임 <루사모>들과 공유하고 있는 이 작가는 그간 한국의 빈티지한 정감이 해외에 충분히 통용됨을 입증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그래서일까, 경매가의 높은 경쟁률로 기억되는 작가보다는,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가장 한국적인 메시지를 담는 작가로 남겠다는 이 작가는 새해맞이 정초마다 복주머니의 주인들을 위해 정성스레 담는 살뜰한 마음이 느껴진다. 

“Spreading the beauty of Korean lucky bags to the world” 
Lee Jung-hyo, Curator of Luna Gallery

Giving a luck bag as a gift especially for New Year or wearing one on the waist is long time practice of people in Korea, China and some Asian countries. And artist Lee probably is most famous for her works that turn these luck bags to the level of art. She has held or participated in a number of exhibitions home and abroad including the invitational exhibition <Luck Giving Out>, Busan Annual Market of Art, Contest Art Fair in Miami, USA, the solo exhibition MOMAD PALACE HOTEL and other invitational exhibitions in Dubai and Morocco. Her works were also displayed at invitational exhibitions organized by the Landmark Art Center in London, the Stonebridge The Live Center in the UK and the Themes Philharmonic Orchestra Invitational Exhibition held to celebrate <Arirang>. But Lee says that she was most impressed by the exhibition held in the Middle East. One might immediately pay attention to the colors, images and various patterns when seeing the works of Lee. “There is a connection between Korean lucky bags and the characters, patterns and coloring used in Middle East art. Lucky bags can be a symbol of the imagination of the women confined to in-house for most of their time in olden times and I tried to shift the imagination into my works in modern terms. I also use other women’s things such as Korean socks, blankets, rubber shoes, color threads, papers and fire trees to realize their lives in various forms such as relief, collage and different compositions.” Lee started her lucky bag works from 2000 and recently introduced the year end/start exhibition <Luck Giving Out>. The exhibition this time is being held at eWellness Dental Group Gallery in Yeonsan-dong, Busan until 31 January. The collaged lucky bag is especially popular for the tiny luck bags pouring down and the golden luck bag also attracts attention for its motive borrowed from Portrait of a Beauty by Sin Yun-bok and the printed Korean script. It is Lee’s wish to spread ‘the art of luck’ to more people year by year. In fact, she targets to display her lucky bag works in 60 countries and is pushing forward exhibitions in 6 countries in the year 2018 alone.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