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경북도북부6개군현도 중

동북아의 끝자락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주변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국토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일 민족으로서 이어 내려온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와 고유한 문자를 가진 ‘문화강국’으로서의 위상을 지켜왔다. 하지만 그 찬란한 번영만큼이나 주변국들의 잦은 침입과 간섭에 시달려온 것 또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중국의 수·당나라가 고구려와 일으킨 전쟁이나, 두 차례에 걸친 몽골의 칩임, 일본이 일으킨 임진왜란과 국권침탈에 의한 일제강점기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피해는 21세기를 맞이하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역사의 재발견, 「동여비고」의 가치와 의미
국가 간 영토분쟁은 ‘부존자원’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정당한 근거’와 ‘역사적 사실’을 외면한 채 강대국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 일방적인 피해를 입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과 다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영토인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이를 국제 영토분쟁으로 이슈화시키고자 부단 애를 쓰고 있고, 중국은 ‘동북공정’이라 불리는 역사왜곡을 통해 한반도 이북지역에 대한 점유를 확고히 하고자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역사적 검증’을 통해 우리가 응당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작업에 있어 1998년 6월 발굴된 고지도(古地圖) 「동여비고(東輿備考)」가 갖는 가치와 의미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하다.
「동여비고」는 조선 초기에 편찬된 지리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과 한 벌로 제작된 지도첩이다. 동여비고는 진한·마한·변한 등 3한의 경계를 구분한 <진마변삼한분계지도>와 같이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강역과 고현(古縣)의 명칭, 위치 등을 기록한 역사지도, 전국의 산과 강 등을 개괄적으로 그려놓은 <국조팔도총도>, 한양 도성의 위치와 형태, 크기, 색깔, 명칭 등을 세세하게 기록한 <도성도>, 일본의 주요 지역을 표기한 <왜국팔도육십육주지도>, 조선시대 지방행정의 기본 단위인 부·목·군·현을 세세하게 기록하여 그린 <군현도> 등을 수록하고 있다. 지리상의 기밀이 일반에 알려지는 것을 막고자 대략적인 표기만을 기록한 「동국여지승람」의 참고자료로서 만들어진 동여비고는 발굴 당시 경북대학교 측에 의해 순종 8년인 1682년으로 제작시기를 추정했으나, 향토사학자 박혜범 선생의 연구결과 임진왜란 이전인 1499년에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기존에 알려졌던 것보다 무려 183년이 앞선 것이며, 국가 주도 하에 제작된 ‘관찬지도’라는 점에서도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영토분쟁 문제에 부인할 수 없는 증거를 제시할 단초가 되기에 충분하다.

두만강 이북 700리, 정당한 우리 영토임을 입증하다
그 중에서도 최근의 우리가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함경도 회령도호부(會寧都護府)를 다룬 부분이다. 향토사학자 박혜범 선생은 이에 대해 “이 부분을 보면 ‘공험진, 고령진에서 두만강을 건너 고라이를 넘고, 오동참·영소참을 경유하여 소하강에 이르는데, 강가에 공험진의 옛터가 있다. 남쪽은 구주·탐주, 북쪽은 견주와 연접되어 있다. 선춘령은 두만강 북쪽 7백 리에 있다. 윤관(尹瓘)이 공험진에 성을 쌓고, 비석을 영(嶺) 위에 세워 고려의 국경이라고 새겼다. 비석의 사면에 모두 글씨가 있었는데 모두 오랑캐들이 지워버렸다’고 나와 있습니다. 즉, 지금의 흑룡강성 영안현이 여기서 말하는 ‘공험진’이며, 이 일대의 ‘간도’ 지방이 옛 고려의 영토이자 당시 조선 조정이 인식하고 있던 국가 경계의 북쪽 끝이라는 의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실은 태종실록의 “공험진 이북은 요동에 환속하고, 공험진 이남에서 철령까지는 본국에 환속시켜달라는 요청을 명나라가 받아들였다”는 언급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으나, 그간 ‘공험진’의 위치를 두고, ‘두만강 이북 700리’라는 우리나라 학자들의 주장과 두만강 이남이라는 중국학자들의 주장이 충돌을 일으켜왔다. 하지만 두만강에서 7백리 맨 위 수빈강(愁濱江)까지를 우리의 영토로 기록해 놓은 동여비고가 발굴됨으로 인해 우리의 주장을 완벽히 입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게 학계의 평이다. 뿐만 아니라 「동여비고」는 ‘평안도 강계도호부(江界都護府)’의 기록을 통해 압록강 이북을 ‘황성평(皇城坪)’이라 불렸던 우리 고유의 영토라 명시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가 ‘장군총(將軍塚)’이라고 부르는 능(陵)이 당시의 ‘황제릉(皇帝陵)’이라 언급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확고한 역사적 사실과는 반대로, 국권침탈의 뼈아픈 역사와 상대적으로 빈약한 국제적 영향력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현실은 그리 녹록치 못한 상황이라는 것이 박혜범 선생의 의견이다. 1909년(순종 3년) 일제가 청나라와 ‘간도협약’을 체결하며 팔아버린 두만강 이북의 간도지방은 여전히 중국의 영토로 복속되어 있으며, 아울러 일제가 자신들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조선의 영토를 압록강에서 제주도로 축소시킨 전형적인 ‘식민사관(植民史觀)’의 영향에서 우리 사학계는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사학자는 “현재 우리 학계에서는 명나라가 영토 관리를 위해 철령위를 설치한 곳이 함경남도 안변이며, 당시 고려의 북방경계선이 압록강과 함경도를 잇는 지역에 있었다는 일본 식민사학자들의 의견을 고스란히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선조들의 피와 땀이 맺혀있는 우리의 강토와 역사를 팔아먹는 행위이며, 나아가 우리 역사를 배우며 성장할 미래 세대들의 정신세계까지 갉아먹는 어리석은 행태입니다”라고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덧붙여 박혜범 선생은 “동여비고의 해석과 소개는 제작 당대의 강역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즉, 동여비고를 만든 제작자의 의도대로 당시 우리의 영토는 ‘함경도부터 제주도까지’가 아니라, 최소한 ‘중국 요영성 환인현의 우라산성(오녀산성)부터 대마도까지’라고 해야 옳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파벌을 뛰어넘어 진실을 외면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해”
동여비고가 입증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은 이 뿐만이 아니다. 동여비고에는 강원도 울진현 지도에 ‘무릉도(武陵島)’와 ‘울릉도(鬱陵島)’ 두 개의 섬이 분명하게 그려져 있다. 이 기록은 태종·세종·성종의 삼조(三朝)에서 관리들을 파견 조사 관측한 결과물로서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기록들이 이들 왕들의 실록에 분명하게 설명되어 있다. 박혜범 선생은 “당시 ‘무릉도(武陵島)’라 불리던 섬은 현재의 울릉도이고, ‘울릉도(鬱陵島)’라 불리던 곳은 바로 독도입니다. ‘무릉도’라는 명칭의 경우 1379년 ‘왜적이 무릉도에 들어와 반달을 머물다가 물러갔다’는 기록이 고려사절요에 처음으로 나타나 있으며, 조선으로 들어와 태종, 세종, 성종을 거쳐 1511년까지 조정에서 공식 명칭으로 사용한 바 있습니다. 동국여지승람에는 이것이 다시 ‘우산도’와 ‘울릉도’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이는 연산군 때 동국여지승람을 개정하며 당시의 행정개편을 반영하였기 때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점은 동여비고가 1499년 편찬된 초기의 동국여지승람과 함께 만들어졌다는 또 하나의 물증이며, 동시에 독도의 이름이 당시엔 ‘울릉도’였다는 명확한 기록이기도 하다. 박혜범 선생은 “역사 속에서 울릉도와 독도는 우산도와 울릉도, 우릉도, 무릉도, 삼봉도, 죽도, 의죽도, 송죽도, 송도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왔습니다. 이는 빈번한 왜구들의 노략질로 인해 거주민들이 살육당하고, 이에 따른 대처로 거주민 소개와 입도를 반복함에 따라 행정이 연속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동여비고」의 소장자인 장윤석 씨는 동여비고에서 북쪽의 만주 일대와 독도 및 울릉도, 남해의 대마도까지 우리 영토로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는 “일본이 독도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내놓는 근거보다, 대마도를 우리의 영토라고 입증할 수 있는 근거가 그 양이나 질적인 면에서 훨씬 앞서고 있습니다. 동여비고의 경우에는 그 제작이 왕실에 의해 주도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고, 지리적 정보의 치밀함과 상세함, 정확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더욱 높은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덧붙여 그는 “해방 직후 이승만 대통령 시절, ‘대마도의 반환요구’가 추진된 적이 있으나 몇 년 뒤 발발한 한국전쟁으로 인해 이에 대한 논의가 묻히고 말았습니다. 동여비고에 대한 한층 심층적이고 세밀한 연구와 조사가 이뤄진다면, 간도와 독도 문제에 대한 완전한 해결은 물론, 대마도 반환요구에 있어서도 우리의 목소리가 더욱 힘을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그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동여비고」의 역사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에 대해 장윤석 씨는 현재 한국 학계 내에 공공연하게 존재하는 파벌 문제와 우리의 역사 인식이 지나치게 고착화되어 있다는 것을 안타까운 점으로 꼽았다. 500여 년의 세월을 지나 다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 「동여비고」. 그 안에 담긴 선조들의 삶과 희생, 헌신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때다.

“Dongyeobigo makes clear of the borders of the Korean territory” 
Jang Yoon-suk, Holder of ‘Dongyeobigo (Reference Atlas of Korea)’

Korea is located at the edge of Northeast Asia. Despite its relatively small land, the Koreans have kept thier own history, language and culture. Yet the land and the people were devastated by constant invasions of the neighboring countries: from Sui dynasty and Tang dynasty in China, twice from Mongolia and twice from Japan; and the invasions are still going on in different forms. This is the reason that the importance of ‘Dongyeobigo’ – the atlas- is ever increasing. The atlas (authorship and date are unknown) was found in June, 1998 and is one of the clear evidences to the Japan’s baseless claim on Dokdo and the China’s move to permanent inclusion of the northern territory of the Korean Peninsula. The atlas is known to a pair of ‘the Donggugyeojiseungnam’ made during the early period of the Joseon Dynasty. The atlas shows great details on the locations and names of villages, the mountains and rivers of the land, the locations, shapes, sizes, colors and names of the fortress wall of Seoul, the districts of the land, and even the some of the Japanese territories. The atlas is assumed to be made as a reference of ‘the Donggugyeojiseungnam’ to conceal the geographical secrets and Kyungpook National University estimated that it was made around 1682; local historian Park Hye-bum assumed it was made in 1499. One thing was sure that it was the atlas made by the state. Park said “We need to pay attention to ‘the Heodohobu’ in Hamgyong Province in today’s China. There appeared the region called ‘Gonghumjin’. The atlas records that (a man called) Yoongwan built a castle in Gonghumjin and erected a stone to make sure that it was the border of Goryeo. Gonghumjin today is Younganhyun of Heilongjiang, the China's northernmost province, but used to be called ‘Gando’ by Koreans. The Joseon Dynasty regarded the border as the northern most end of the land.” The Joseon Dynasty asked the Ming dynasty of China about the division which was duly accepted according to the Taejong Annals of Joseon. But scholars of Korea and China today interpreted the location of ‘Gonghumjin’ on their own studies but it certainly is a Korean territory according to the atlas. However, the colonial Japanese sold the northern territory on the Gando Agreement signed with the Qing Dynasty in China in 1909 from which it has been belonged to the territory of China until today. In other words, the today’s border of the Korean Peninsula from the Amrok River to Jeju Island was made by Japan. But Park emphasized based on the atlas “The Korean territory must be from the Wunü Mountain in Huanren Manchu Autonomous County, Liaoning Province, China to Daemado (Tsusima in Japanese).” Park continued “Mureugndo on the atlas is ‘Ulleungdo’ today and Ulleungdo on the atlas is ‘Dokdo’ today. The name Mureungdo instead of Ulleugndo was officially appeared in the Goryeosajulyo for the first time which records that Japanese invaders stayed on the island for a half month in 1379 and the name was used until 1511. The Donggugyeojiseungnam afterwards records the island as ‘Woosando’ and ‘Ulleungdo’ by the revision done during the Prince Yeonsan.” In other words, the atlas could be made alongside the Donggugyeojiseungnam in 1499. Many years passed, the Korean government claimed back the territory right of Daemado during the presidential period of Syngman Rhee but it was buried when the the Korean War broke out.” This is the reason, Park asserts, that the Korean historians must redefine the historical Korean territory based on the atlas Dongyeobigo.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