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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종호 화백 | ||
혜촌(蕙村) 윤종호 화백은 수묵의 맥을 이으며 한국의 명소를 담은 ‘실경’ 작품을 많이 내놓는 화가이다. 대구에서 청도로 가는 헐티재를 넘어 지슬길로 조금만 달리면 전원 속에 아담하게 자리한 그의 작업실이 나온다. 작업실 곁의 전시실에는 100호 이상 대작들이 걸려 있다. 폭포가 등장한 작품은 물과 돌, 나무가 잘 조화를 이뤄 현대 한국화의 멋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선녀와 나뭇꾼의 전설이 깃든 금강산 삼팔담을 비롯해 해금강, 월출산, 중국 장가계 등 화폭 안의 풍광들이 마치 살아 있는 듯 꿈틀 거린다.
산행을 즐기며 자연과 소통하며 탄생된 작품들.
윤종호 화백은 젊은 시절부터 산행을 즐기며 바람, 물, 나무, 새소리 등을 늘 가슴에 안고 자연과 소통하며 이뤄낸 작품들이 많다. 가장 아끼는 작품은 소금강 ‘무릉폭포 빙계’ 이다. 금강산이 좋아 예전에 세차례나 다녀왔다. 내금강, 외금강 만물상 해금강을 여러 번 다녀오면서 마음먹고 내금강 스케치 한 것과 금강산 위주로 작업을 했었다. 이렇게 완성된 것이 ‘구룡폭포’, ‘옥류담’, ‘만물상 절부암’, ‘내금강 보덕암’, ‘해금강’ 등 작품이다. ‘외금강 구룡폭포’ 는 정면과 수직 구도로 폭포의 물줄기를 시원함을 줌으로써 암벽의 거친 암석들을 부드럽게 느낌 준 것이다. 운동감과 긴장의 연속 기운을 생동감 있게 표현한 바위는 마치 용광로처럼 이글거리고 부드럽고 고요한 물줄기는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외금강 구룡폭포 가는 길’ 은 길목에 옥류담 계곡 하경으로 균형적인 평원과 수평구도이며 원경 대부분은 담묵처리로 거리감을 줬고, 시원한 느낌을 준 물 처리며 웅장한 암석 무게감을 골법용필로 강조했다. ‘해금강 기암’ 도 돋보인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이란 뜻으로 예로부터 시인, 화가 등 명인들에게 칭송받던 명소다. 해변의 기암괴석들이 펼쳐진 해금강 주변은 그야말로 만물상이다. 이는 정면과 수평구도로 한 발묵법으로 농묵에서 중담묵까지 사용해 물안개 해변 느낌을 주면서 원경은 안개가 사라지 듯 연한 담묵으로 처리했다.
윤 화백은 산을 다녀본 곳 중 소금강을 최고로 꼽는다. 이 곳은 그가 군 생활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소금강은 사계절이 다 좋다고 한다. 겨울의 ‘소금강 빙폭 계곡’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심골이 다 오싹할 정도이다. 마찬가지로 필법을 사용한 골법 용필로써 암벽을 과감하게 터치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발묵과 파묵 효과를 나타내는 필선과 필지 필세의 기법으로 여러 기법을 사용한 작품이다. 겨울 암벽이라 차가운 느낌을 주기 위한 적묵법에 의한 담묵의 덧칠로서 암벽을 눌러줘 차분하고 어두운 느낌을 준데다 얼음 줄기의 기운과 생동감이 골골이 살아서 꿈틀거리는 느낌을 준다.
종합광고업으로 시작 미술과 인연맺은 50년 세월.
윤 화백은 취미로 그림을 그리다 1992년 늦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미술계에 입문했다. 학부로는 25년 이지만 프로 세계에서 50년이란 세월을 미술과 함께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졸업 때까지 그의 그림은 늘 복도나 교실 뒷벽에 걸릴 만큼 재능이 뛰어났다. 보통 초등학생은 단색으로 단순한데 고목나무에 잔설을 표현해 입체적으로 여러 색을 사용하는 등 대학생이나 흉내 낼만한 그림을 그렸다. 칭찬이 인색한 선생님 한 분도 “윤종호는 미술 쪽 일을 하면 잘 할 것이다” 고 칭찬을 많이 해줬다.
윤 화백의 유년시절은 격동의 시기로 보릿고개를 겪으며 어려운 때였다. 그는 대가족의 틈에서 소년기를 보냈다. 아버지 혼자 감당하기가 어려운 가족이었기에 장남인 형의 공부와 동생들 생계를 거들어아만 했다. 그리하여 어린 나이에 생업에 뛰어들어 광고판 그림 등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에게 사회는 너무나 녹록치가 않았다. 하지만 부모 마음을 잘 알기에 누구보다 일찍 뛰어든 사회지만 열심히 배우고 일을 했다. 인테리어, 도안, 옥외광고 등의 일을 배우며 나중에는 독립 사무실도 차릴 수가 있었다. 군 복무 중에도 뛰어난 인테리어 솜씨를 발휘해 사단 전체 1등을 하며 표창도 받았고 지휘관의 칭송도 받았다. 군 제대 후에는 종합광고업체를 설립해 사업을 이어갔다. 직원 중에는 마침 동양화 작가가 있어서 낮에는 사장으로서, 밤에는 그를 선생으로 해 수묵 그림도 배울 수가 있었다. 원룸 짓는 건축업도 했다. 하지만 건축업은 IMF를 맞이할 즈음 손해도 많이 보고 거의 놓다시피 했다. 이 무렵에 그는 못다한 공부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중․고등 검정고시를 패스하고 대구대학교 동양화과에 입학을 한 것이다. 대학에선 올A로 학점을 이수하고, 영남대대학원 동양화과에 입학해 역시 올A로 졸업(논문-수묵표현에 의한 실경산수화연구) 했다. 영남대박물관 아트페이스에서 가진 첫 개인전에는 타 대학 교수들이 작품을 보고 놀라워 했고, 대백전시관 단체전 때는 ‘빙계’ 와 ‘코키리 바위’ 작품을 본 고인이 된 남강 김원 교수와 최종모 선생은 “우리는 지금까지 뭘 했노” 라며 감탄하기까지 했었다. 수묵전시전에 내놓은 ‘금강산 작품’ 도 많은 이들이 “이렇게 한국화도 간결 단순화 시킬 수가 있구나. 대한민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최고 작품이다”고 호평하곤 했다.
무위자연적 작업실에서 수묵화 연구와 창작에 몰두.
윤 화백은 시간이 날 때마다 틈틈히 해외여행을 하곤 했다. 5대양 6대주 안다녀 본 곳이 거의 없을 만큼 그는 해외 미술관이나 전시관에서 세계 작가들의 작품을 연구해 나갔다. 이런 무한한 작가적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 작업실이었다. 윤 화백이 물 맑고 공기 좋은 청도에 터를 잡은 것은 2005년이다. 작업실 딸린 주택(대구 동인동)에서 생활하다 조용히 작업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을 찾아 도심을 떠났다. 세월이 지나도 시골 정취를 그대로 간직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직접 인테리어 도면을 그려 단장했기 때문에 집 구석구석은 그의 손때가 묻어 있다. 2층에서 올라서면 시원스런 전망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처음 5년은 대구를 왕래하며 불편한 점이 많았다. 작업실에 한번 오면 작업보다는 마당에 풀을 뽑거나 텃밭에 풀베기, 밭 관리 등으로 신경 써야 할 일들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예 눌러 앉기로 하고 집 손질을 하기로 한 것이다. 집과 함께 사들인 580여 평 농토에는 각종 채소도 기른다. 텃밭 한쪽에는 감나무도 있고 수확을 하며 인건비를 빼면 남는 건 없어도 시골 사는 재미도 느끼게 해준다. 그러나 무엇보다 축복은 건강을 찾아주고 정원생활이 가져다주는 커다란 혜택이다. 늘 시간에 쫒기는 와중에도 실경산수를 그리는 작가로서 깊이를 더 해준다는 것이다. 윤 화백은 낮에는 자연을 벗 삼아 밤에는 별을 보며 작업을 한다고 했다. 묵 냄새 물씬 풍기는 작업실에는 작가의 고뇌와 노력이 고스란히 베어 있다. 완성된 작품과 작업 중인 작품도 대략 800여 점에 이른다. 오랫동안 수묵담채 위주의 작업을 하던 것에서 지금은 채색을 통해 현대적인 작품에도 기울이며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작품에 심혈을 기울여 가고 있다. 윤 화백은 “작가는 작품 수보다는 무릇 얼마나 작품성을 갖느냐가 중요하다. 한 작품을 하더라도 밀도 있게 작업하며 혼이 묻어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며 작품관을 밝혔다.
한 작품이라도 밀도 있는 작업으로 혼(魂) 불어 넣어
윤 화백은 해외교류와 초대작가로 또 심사위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그는 한국 화단에 대해 “한국화는 나서야 할 부분 보다 부족한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도 “교류전을 활발히 함으로써 미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 쪽이라며 수묵작업을 우선으로 하면 승산이 있다. 중국과 비교할 때 우리 수묵이 뒤떨어질 수밖에 없지만 특별한 작업을 한다면 그들도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 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심사위원 경험도 털어 놓았다. 그는 “어떻게 보면 출품 작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서는 과정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자기만의 컨셉과 형식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고, 그들의 작업을 보면서 미술의 맥락과 자신의 개발, 미적 특수성 등을 넓게 이해함으로써 개인 작업과 더불어 스스로 발전하지 싶다. 해가 갈수록 수묵 작업은 숫자가 줄어들고 국적 없는 반추상화 작업들이 이뤄져 아쉬운 실정이다. 미대에서 한국화 과정이 계속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수묵화의 밀도와 성실하고 알찬 작업들이 많이 늘어나길 기대 해 본다”고 덧붙였다.
윤 화백은 올 2월 홍공 전시에서 바젤 세계 미술시장을 들여다보고 느낀 바도 많았다고 한다. 그는 “이 시대는 동서양 구분 없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보면 된다. 화려한 칼라 위주의 작업들이 대부분이기에 이게 시대정신인 것 같다.” 면서 “한국의 수묵화가 인기를 잃는 것이 안타깝지만 지속적으로 이어가면서 세계 미술시장에 발맞추고 싶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현대적 감각으로 한국 산수화를 실경 위주로 화려한 채색 작업에 임할 것이며 화선지 작업도 서양화 못지않게 작업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세계시장에 발맞춰 실경 산수화를 현대 산수화로 재해석하고, 우리 산야를 배경으로 한 소재로 나만의 독특한 기법과 독창적 작업 등을 연구한 상태다. 이제는 감히 세계미술시장에 뛰어볼까 한다. 기회 되면 매년 개인전을 열어 작품을 발표할 생각이다.”고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한편 윤 화백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기원전’ 을 4년 전부터 매년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다. 그는 “그동안 문화, 체육관계자들 노고에 박수 보낸다. 처음 우리가 개최하는 만큼 준비한 노력이 헛됨 없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해서 다 같이 축배 들기를 기원해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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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금강겨울나기 162x130.3 화선지수묵담채 | ||
“I will spread the beauty of Korean ink-and-wash painting to the world”
Artist Yoon Jong-ho
Yoon enjoyed climbing since he was young. He loved wind, water, trees and birds singing. Naturally, many of his works are themed on nature. <Mureung Fall Binggye> is the one he loves the most among his works. He went to Kumgangsan Mountain for 3 times to see it and drew some other works of the mountain: <Guryeong Fall>, <Okryudam>, <Manmulsang Jeolbuam>, <Naekumgang Boduck Temple> and <Haekumgang>. One might imagine that the contents of nature such as water and rocks are alive when seeing these works. For this, Yoon used various expressive methods from balancing and heaviness to some traditional methods like ‘golbubyongpil’, ‘balmukbub’, ‘nongmook’ and ‘joongdammook’. Yoon started painting as hobby and took the road in earnest in his late age in 1992. In fact, he had a great talent in painting as some of his works were always hung on the walls of classroom or corridor when in elementary school. He was born to a large but humble family. He had to support the family by drawing commercial paintings from his early age. The career led to interior, design and advertising and eventually opening his office. He once had an employee who drew oriental painting and learned the skill from him after finishing the work. He also passed the qualification exams for middle and high schools by self-studying and entered Daegu University majoring in oriental painting. With excellent academic record, he moved onto his study at Graduate School of Yeungnam University and passed the course also with excellent record. He held his first solo exhibition at Yeungnam University Museum Art Face and wowed many art professors. In the group exhibition held at the Daebaek Gallery, his work <Binggye> and <Kokiribawi> surprised professor Kimwon and teacher Choi Jong-mo to say “What have we done until today (since his works are this much brilliant)?” When his other work <Kumgangsan> was displayed at an ink-and-wash painting exhibition, he received this praise “It will suffer nothing by comparison.” Yoon went down to Cheongdo County in 2005 to focus on his work in a quiet place. He bought a house there to use as his studio and also a 1,917 square meter field to grow vegetables as a way to keep his health. It is a great joy to work in watching the changes of nature in the day and the stars at night, says Yoon. He has so far drawn about 800 works. Quite recently, he started to add colors to the traditional black and white ink-and-wash painting. “Quality is more important than the number of work I create. For this reason, I pour my soul to each of my work” says Yoon. When asked about future direction of his work, he said “It seems that people prefer more colors than black and white. This might be the reason that Korean ink-and-wash painting is losing public interest. So, I will try to add more colors to my work in modern terms and I also would like to prove that Korean paper drawing is as good as western canvas drawing.” Meanwhile, Yoon is preparing for an exhibition wishing a successful PyeongChang 2018.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
홍기인 기자 forum1004@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