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나전칠기 김용도 작가
나전칠기로 '무릉도원' 그리며 40년 이상 한 길 걸어가
나전칠기 1급 기능사 1호이며, 나전줄음질(패 세공) 대한민국 명인 등극한
나전칠기의 장인

우리나라 전통예술의 하나로 목칠공예의 대표적인 예술분야를 구성하는 나전칠기(螺鈿漆器)는 옻칠과 나전의 화합으로 정성스럽게 옻칠한 위에 전복이나 조개, 소라 등 패각을 가공하여 나전을 세공 시문한 화려함을 추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수천 년 전에 칠기가 발달하는 것과 거의 동시에 나전칠기 방식이 도입되어 그만큼 널리 대중성을 얻어 왔으며, 그에 따라 집에서 사용하는 가구와 장식품 등에 활발하게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특유의 영롱한 빛깔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예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 왔던 나전칠기는, 시대가 바뀌면서 젊은이들의 취향과 멀어진 탓인지 예전만큼 높은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나전칠기 작가들은 전통의 미를 통해 현재와 호흡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용도 작가는 1990년 나전칠기 1급 기능사 자격증을 1호로 취득한 나전칠기 분야의 대표적인 작가다.

40년 이상 나전칠기의 한 길을 걷고 있는 김용도 작가
김용도 작가는 경상남도 통영시 한산면 용초 출생으로 10대 후반에 나전칠기에 입문하여 현재까지 꾸준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김 작가는, 1969년 통영 남망산 공예학교에서 고(故) 일사 김봉룡 선생님께서 제자를 가르친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선생님을 찾아갔으나, 이미 학교는 문을 닫은 후였다. 그는 허탈함에 무작정 시내를 걷다가 어느 나전칠기 공방을 방문하게 된다. 그 곳이 바로 김 작가가 나전칠기에 입문 하게 된 '한성공예사'였다. 그는 이곳에서 세필(細筆)로 도안을 그리고 세공기술을 연마하였다. 김 작가는 1975년 한성공예사의 총 업무를 담당했던 홍철호 형님의 권유로 서울로 상경해 본격적으로 나전칠기 나전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나전칠기에 대한 수요가 많아 만들기만 하면 돈이 되었던 시절이었다. 김 작가는 "자개를 12장을 포개서 그림 하나를 켜내는 작업방식으로 주변 기술자 선배님이나 동료들로부터 많은 칭찬을 받으며 성장했다. 한번에 12점을 만들어 그 물량을 전부 소화할 만큼 주문이 많았고, 처음에는 화장대부터 시작해 문갑, 탁자 등 세트로 제작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의 작업들 덕분에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 패 세공(貝細工) 기능사 1급 자격증 취득해
중국에서 패 세공 기술 교사로서 활동
꾸준히 작업을 손에 익혀가며 자신만의 미학을 구축해간 결과 김 작가는 나전칠기 분야에서도 인정받는 작가가 되었다. 하지만 80년대에 들어서면서 나전칠기가 불황의 늪으로 빠져들 때 그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당시 나전칠기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여 프로필을 만들어가자'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1986년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주관하는 나전칠기 국가기능사 자격증인 나전칠기 패세공 기능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나전칠기 기능이 국가기술로 인정받게 된 데에는 현(現) 한국공예예술가협회 이칠용 회장님의 나전칠기의 위상을 위한 헌신적인 노고가 있었다고 한다. 김 작가는 "그 해 바로 접수를 하고, 서울에서는 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이 없어 부산공예고등학교까지 내려가서 시험을 봐야 했을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김 작가는 2급 취득 4년 후에 응시자격이 주어지는 나전칠기 패세공 기능사 1급 자격증을 1990년 국내에서 최초로 취득하면서 그 명성을 더욱 널리 알렸다. 김 작가는 1992년 말 (주)동우실업에 입사하여 중국 베이징 리빈아트유한공사에 나전기술 교사로 파견근무를 나가기도 했다. 전국기능대회 출전 당시 서울팀끼리 합숙을 하며 만나게 된 (현)중요무형문화재 정수화 선생님의 “지인이 중국으로 진출해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나전칠기 나전기술교사를 구한다” 는 소개로 지원하게 된 것이다. 

김 작가는 "생각해보면 이 역시 기능사 자격증의 위력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라는 소회를 건넸다. 당시 사업을 하고 계셨던 정 선생님은 우리나라에서 진행하던 사업과 본인 작품 활동 등의 일정으로, 김 작가를 대신 추천해 주었던 것인데 당시 동우실업 측과 일면식도 없었던 김 작가가 기술 교사로 활동할 수 있게 된 데에는 패세공 기능사 1급 자격증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14년 옻칠공모전 대상에 이어, 나전줄음질 부문 대한민국 명인 선정
"나전칠기의 아름다움 나누며, 지나온 천년에 앞으로의 천년 더할 것"
김 작가는 귀국 후 서울특별시 지방기능경기대회 은상, 제32회 전국기능경기대회 동상에 이어서 서울시무형문화재 옻칠장 손대현 선생님의 전수자로 지난 20여 년 함께 작업해 오는 동안,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국빈과 귀빈들의 선물용 나전작업에서부터, 경복궁을 비롯하여 각 고궁에 비치 되어있는 유물들을 실측하고 재현하는 나전작업을 하였고, 아리랑TV 아트인아트 등에 손대현 선생님과 함께 방송출연, 노무현 대통령 방북 선물용 십장생 대형 액자, 대한민국 국회 국기함, BMW 7시리즈 실내 나전, 행남자기 창립 70주년 도태칠기 반상기 세트 나전작업 등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을 남겼다. 

김 작가는 2014년 제13회 원주시옻칠공예대전에 ‘나전 일사당초문10각소반’을 출품하여 대상을 수상하였다. 언제나 한결같이 정신적 스승으로 가슴에 안고 일사의 기(技)와 예(藝)를 닮고 싶은 마음에 선생님의 대표 문양인 당초문양을 작은 소반 위에 심혈과 혼(魂)을 다해 담아낸 것이 염원의 결실로 이어진 것이다. 

심사를 맡은 공주대학교 김명태 교수는 ‘김용도 씨의 출품작은 당초문 줄음질 솜씨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소반기형에 적절한 베풀음이 돋보이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라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김 작가는 이 밖에도 다양한 작품 활동과 괄목할만한 수상 이력으로 '나전줄음질(패세공)' 부문에 대한민국 명인(제14-407호)으로 선정됨으로써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전칠기 작가로서의 명성을 더욱 확고히 했다.

김 작가의 두 번째 대표작은 2016년 남원시 전국목공예대전에 출품하여 대상을 수상한 ‘나전 천마총 서조문 좌경대’라 할 수 있다. 천마총 서조문의 도안은 1973년 신라 천마총에서 출토된 채화판에 새겨진 상상의 새 '서조문'을 도안화했고 신선도가의 사상인 행복과 장수의 상징 박쥐문을 도안화했다.

김 작가는 앞으로 십장생과 산수화 등 '무릉도원'을 구현하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전칠기 업계에서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김 작가는 "지나온 천년에 앞으로의 천년을 더하는 것이 추구해온 예술의 길이며 앞으로 나아갈 바다. 우리 전통의 나전칠기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켜 역사성에 시대성을 남기고, 미래성을 작품으로 보여주기 위해 내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기술과 기법으로 또 다른 천년을 남기는 것 또한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가져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작가는 또한 많은 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나전칠기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아름다움을 빛나게 만드는 김 작가의 행보는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김용도 작가 프로필]
1990년 나전칠기 1급 기능사 제1호
1996년 제21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1997년 서울특별시 지방기능경기대회 금상
        제32회 전국 기능대회 동상
2000년 제25회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2003년 문화재 수리 기능사(칠공 3301호)
2011년 EBS 교육방송 '나전칠기, 조개껍데기의 변신' 출연
2014년 원주시 한국옻칠공예대전 대상(훈격: 국무총리상)
        대한민국 명인 제14-407호 나전줄음질(패세공)
2016년 제19회 남원시 전국목공예대전 대상(훈격: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2016 통영 나전칠기 전시회
        2016 대한민국 황실공예 특별전
        제6회 국가상징디자인공모전 상공회의소회장상
        2016 공예 트렌드페어 작품전
현. 사단법인 한국문화재기능인협회원
   사단법인 한국공예예술가협회 회원
   사단법인 대한민국 대한명인 회원

▲ 나전칠기 김용도 작가

[ART] Lacquerware artisan Kim Yong-do

40 years of exertion in picturing a world of paradise with lacquerware
Kim was born in Yongcho, Hansan-myeon, Tongyeong City. He stepped his foot in lacquerware in his late teenage. In 1969, he heard Ilsa Kim Bong-ryong (deceased) of Nammangsan Polytechnic School calling for his pupils. With great expectation, he paid a visit but the school was already closed down. Feeling despondent, he turned his back and wandered aimlessly around the streets and ended up at a lacquerware workshop titled ‘Hansung Crafts’ in which he started his career as a lacquerware artisan. In 1975, with recommendation of the accountant Hong Chul-ho of the workshop, he packed and left for Seoul in an effort to broaden his skill and entrepreneurship. Back then in Korea, lacquerware made good money. “I folded 12 mother-of-pearls to make a picture, the skill with which I received a lot of compliments from both my colleagues and seniors. The method let me make 12 works at one go with the product lines covering from dressing tables and stationary chests to normal tables and set of furniture. I learned and improved my skill at a considerable level during this time” said Kim in retrospect. 

Korea’s first certified man of pearl craft
In the 80s, the lacquerware market in Korea started to decline. In an effort to get through the harsh period, Kim obtained a second grade national pearl craft certification from the Human Resources Development Service of Korea in 1986. Talking about lacquerware craft being recognized as one of national skills, we should not miss mentioning the contribution of Lee Chil-yong, the current chairman of the Korea Craftsman Association, according to Kim. After 4 years in 1990, Kim obtained a first grade national pearl craft certification and in 1992 started to work for Dongwoo Industry. He then was dispatched to China to provide his service at Libin Art Limited in Beijing by the company. Kim attributes the use of his skill even in China to his first grade certification and also the recommendation of Jung Su-hwa, an important intangible cultural asset of Korea.

Winning 2014 Lacquer Contest Exhibit
and being a national master of mother-of-pearl filing
Soon after coming back to Korea from China, Kim participated in the Seoul Skill Contest and won a silver prize, and a bronze prize at the 32nd National Skills Competition. He also has worked as a bearer of Sohn Dae-hyun, a lacquer master of Seoul intangible cultural asset, for more than 20 years, and has made lacquerware for the use of the diplomatic events of the Blue House and of former president Roh Moo-hyun as well as the National Assembly, the interior of BMW 7 series and the 17th anniversary of Haengnam (porcelain maker). He also recovered some of the relics of palaces in Seoul and appeared on Arirang TV’s Art in Art with his teacher Sohn. In 2014, Kim won the grand prize at the 13th Wonju Lacquer Contest with his work ‘Lacquer Ilsadangchomun 10 Gaksoban’. Dangchomun (foliage scrolls) is Sohn’s favorite theme and Kim poured his soul into the work to express his gratitude to his teacher. It is notable that his fame and status in the field was further enhanced by being appointed as a national master of mother-of-pearl filing (No. 14-407). His second most popular work is ‘Lacquer Cheonmachong Seojomun Jwagyeongdae’ which won the grand prize at 2016 Namwon-si Nationwide Wooden Craft Arts Competition. The design of Seojomun is borrowed from the imaginary bird ‘seojomun’ in Cheonmachong (ancient tomb) of Silla, excavated in 1973 and the work was added with bat, a symbol of happiness and longevity. Kim said “I want to realize a world of paradise through the ten longevity symbols and traditional landscape paintings. Like the one thousand year history of The Silla Kingdom, I hope to create works that will last another one thousand year of Korea made with skills of today.”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