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전통주연구소 김근웅 소장

잊혀졌던 우리 전통주에 다시 숨결을 불어넣다
천안전통주연구소 김근웅 소장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온 술의 가치
우리민족은 ‘술’을 음식으로 받아들였다. 식사를 할 때 반주로 술을 곁들이는 문화는 우리 조상들이 술을 어떻게 여겼는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조상에게 지내는 제사에서도 술은 절대 빼놓아서는 안 되는 중요한 요소였다. 우리 역사에서 술은 가문 대대로 내려오는 양조 비법을 통해 ‘가양주(家釀酒)’라는 형태로 발전되어왔다. 특히 저마다 고유의 맛과 향을 내는 덕분에 명가명주(名家銘酒)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할 정도로 술은 선조들의 삶 자체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시절, 주세령(酒稅令)에 의해 가양주는 그 명맥이 끊어지고 만다. 집에서 사사로이 만드는 술은 엄한 단속을 받았고, 우리 전통주가 자취를 감춘 대신 약주, 탁주, 소주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광복 이후에도 식량난으로 인해 밀주 단속은 계속되었고, 이에 수입 주정을 사용한 희석식 소주가 대중화됨에 따라 가양주는 역사 속으로 급격히 사라져갔다.
천안전통주연구소의 김근웅 소장은 사라져버린 우리 전통주의 명맥을 되살리고자 오랜 연구와 공부를 계속해왔다. 이는 그가 공직생활 중이던 1990년대 초반, 외국 국빈 방문시 건배주로 사용할 우리 전통주를 찾는 과정에서 출발한 것이었으나, 실은 그보다 더 오래 전, 모친인 은진 송씨 14세손 ‘송점순’여사의 술 빚는 것을 곁에서 보고 도왔던 경험 때문이기도 하다. 은진 송씨는 대대로 정승과 학자를 배출해온 명문가로 음식조리서 「주식시의」와 술 제조 비법서 「우음제방」을 통해 술 빚는 법을 전수해왔다. 김 소장은 “어머니가 빚은 술은 인근 지역까지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습니다. 그 탓에 단속 직원이 나타날 때면 술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감출 곳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곤 했습니다”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김 소장은 모친으로부터 술 제조법을 전수받기 시작했으며, 이는 그가 전통주를 되살리는 밑거름이 되었다.

30년 장인정신, 천안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되찾다
우리 역사에서 전통주가 재조명받기 시작한 것은 경제 회복 후 세계무대에 데뷔한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 때부터다. 그러나 이미 자취를 감춘 전통주를 되살리는 일은 끝이 보이지 않는 요원한 작업이었다. 김 소장은 “요즘은 소주가 마치 국민주처럼 되어 있고, 막걸리가 전통주의 이름표를 달고 있지만, 사실 엄밀하게 말하면 소주나 막걸리 모두 정통 우리 술이라고 부를 수는 없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양조장 막걸리는 일본으로부터 들어온 입국(粒麴)을 사용한 것이며, 희석식 소주도 아스파탐 등으로 맛을 가미한 술이기 때문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근웅 소장은 천안을 대표하는 전통주를 찾고자 고문서와 기록을 뒤지고, 구석구석 수소문을 거듭해 올바른 우리 전통 양조기술을 습득해갔고, 오랜 기간 연구와 개발 과정을 거쳐 지난 2014년, 그 결과물인 ‘도솔비주’와 ‘횃불낭자주’를 세상에 공개하게 된다. 
그 중 ‘도솔비주’는 태조 왕건이 후삼국을 통일할 당시 지리적 요충지였던 천안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라는 책사 예방의 건의에서 유래된 것으로 ‘2016 KOREA 월드 푸드 챔피언십’에서 전통주 부문 최우수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해 ‘명주’로서의 진가를 입증받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27일에는 천안시청 1층 로비에서 열린 전통주시음회를 통해 도솔비주와 횃불낭자주, 천하를 흥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대통령건배주 ‘천흥춘’ 등 120여종의 전통주를 시민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김 소장은 “천안에서 수확된 곡식과 누룩, 물로 빚어냈으며, 천안의 역사도 품고 있는 전통주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일은 지역사회에 대한 애향심과 자부심을 키우는 동시에 6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초석을 세우는 일입니다. 이에 연구소에서는 다양한 체험행사 및 시음행사와 함께, 체계적인 사업화를 통해 천안 전통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천안박물관, 농업기술센터, 천안향교에서의 강의도 진행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술을 재발견하고, 그 전통을 계승·발전시키는 일에 일조할 후진을 양성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진 것을 잃어버리기는 쉬워도,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사라졌던 우리 전통술을 다시 되살리고, 우리 국민들에게 전통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되살리고자 노력하고 있는 김근웅 소장. 그가 빚어낸 향긋한 술의 향기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우리 전통문화를 알리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

Blowing in the breath of a master again into our traditional liquor 
Cheonan Traditional Liquor Research Center (Director Kim Geun-woong)
The value of traditional liquor that has passed down through history
Our ancestors saw ‘liquor’ as food. They drank liquor as an accompaniment of the food and it also was a very important element for ancestral rituals. Korean liquor has developed through home-brewed methods. For this reason, each household has each unique taste and fragrance. Sadly, the tradition stopped when the Japanese in the colonial era announced that private households cannot make liquor. Thus appeared were ‘yakju (rice wine)’, ‘takju (raw rice wine)’ and the most popular ‘soju (distilled spirits). The prohibition continued even after the Liberation due to lack of food so the traditional liquor were disappeared into history one by one. Director Kim Geun-woong of Cheonan Traditional Liquor Research Center has studied these traditional Korean liquors for a long time. His mother Song Jum-soon was the 14th offspring of the Eunjin Song clan and he grew up watching her brewing alcohol. As a noble family, the Eunjin Song clan released a number of renowned ministers and scholars and has left a cookbook ‘Jusiksiui’ and a brewing manual ‘Wooeumjebang’. “The liquor my mother made was so popular that people from outside of the village even knew. But thanks to that, my mother had to put the jab on her head to run away when crackdowners appear” said Kim in retrospect. Luckily, Kim learned the secret of the brewing and it has been the foundation for his business today.

30 years of expertise finds the best liquor in Cheonan
The traditional Korean liquors were back into spotlight when the Asian Games in 1986 and the Summer Olympics in 1988 took place in Korea. But it was not an easy task to recover the traditional brewing methods. “People think that ‘soju’ is the national liquor of Korea and ‘takju (or makgeolli)’ as the traditional liquor. But strictly saying they both are not our traditional liquors” pointed out Kim. The latter is made from rice yeast came from Japan and the former with aspartame (artificial sweetener). Disappointed by this, Kim launched a research by getting hold of old books and records and carried it out for a considerable amount of time. Finally in 2014, he revealed ‘Dosolbiju’ and ‘Heokbulnangjaju (torch maiden liquor)’ to the world. The record of the former goes back to Wang Geon, the founder of Goryeo, that he was asked by his advisor to build a military base in Cheonan. It won the ministerial prize (top prize) from the Ministry of Agriculture, Food and Rural Affairs at ‘2016 Korea World Food Championship’. Then on 27 December the same year, he introduced 120 kinds of traditional Korean liquors including ‘‘Dosolbiju’ and ‘Heokbulnangjaju’ and also ‘Chunhongchoon (make the world prosper)’ at the Traditional Liquor Tasting’ held on the 1st floor of the City Hall. “All of those are made of ingredients such as grains, yeasts and water of Cheonan. Promoting traditional liquors is really important as it can encourage the people to have pride and the love of their hometown. So I and my staff are determined with passion and love to spread excellence of traditional Korean liquors to the world over Korea” said Kim. As part of this effort, Kim also is actively giving lectures at various organizations. It is easy to lose what we have but it is difficult to have what we’ve already lost. In this respect, the passion and effort of Kim and the staff of Cheonan Traditional Liquor Research Center is but really encouraging.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