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인물들이 반겨주는 국내 최초 초상화전문 갤러리 개관
“감성 담는 사실주의 화풍으로 위인들의 거룩한 영혼을 재현”
초상화전문화가 오동희 작가/오동희초상화갤러리 관장

초상화는 현실의 빛과 색상을 그대로 재현하며 인물의 삶을 추론할 수 있도록 표정 속에 감수성을 담는다. 오동희 작가는 지난 40여 년을 생존 위인은 물론, 과거의 위인을 고증해 화폭 안에 훌륭히 재현해 온 서양화가이다. 최근 오 작가는 개인 작업실 재개장을 계기로, 국내 최초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오픈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담는 초상화 감상과 화법 강의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오동희초상화갤러리는 후학들과 초상화 애호가들에게 큰 희소식이 될 것이다. 

시대와 종파를 초월한 위대한 인물들의 미소를 한 곳에서
격조 높은 신고전주의를 21세기에 가져온 사실주의 화풍의 초상화전문화가 오동희 작가는 지난 4월 서초구 반포동 721번지에 위치한 4층 건물에 국내 최초로 초상화 전문 갤러리를 오픈했다. 현재 초상화 분야는 크로키와 채색, 캘리그라피를 조합한 캐리커처와 사실주의화로 양분되어 있는데, 오 작가는 후자의 영역에서 지난 40여 년 간 사진에서 담기 힘든 인물의 삶과 성품, 현대사에서의 명징한 업적을 단 한 폭의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본래 개인 작업실이기도 한 오동희초상화연구소장으로 활동했던 오 작가는 기존 작업실을 이전하는 과정에서, 직접 건물을 매입하여 그 동안의 초상화 작품들을 모아 전시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프란체스코 교황과 故김수환 추기경 등 종교를 초월한 큰 인물들 및 위인들과 명사들의 초상화가 전시된 갤러리 건물 3층을 지나면, 미술계 후학들을 위한 강의실이 있는 4층의 물감 냄새가 코끝을 스친다.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그림들이 걸린 30평 규모의 갤러리는 미술을 사랑하는 귀부인의 응접실로 향하는 복도처럼 멋스럽고 우아한 공간이다. 오 작가는 초상화에 관심 있는 애호가들의 관람과 후학들을 위한 강의 공간을 분리하여, 단순한 작품장식 및 진열보다는 둘러보며 순수하게 작품과 소통할 수 있는 국내 최초의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평소에도 더욱 차분하게 창작에 몰두하며 가르침을 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도 했지만, 작품 감상을 희망하는 애호가들을 위한 관람과 담소를 할 수 있는 살롱 형태의 갤러리를 동시에 만들고자 했다.” 오동희초상화갤러리는 크로키와 데생 위주로 철저하게 다져진 기본기에, 인물에 대한 자료조사와 고증연구를 통해 인고의 시간을 거쳐 그림으로 완성하는 뚝심 있는 화풍을 공유하고 전수할 오 작가의 작품세계를 아카이브(기록보관)화 한 곳인 셈이다. 

초상화는 단 한 장의 캔버스에 하나의 얼굴로 표현한 자서전
2012년 10월, ‘바보의 나눔’ 재단으로부터 제공받은 공식 영정 사진을 재현한 김수환 추기경의 초상화 3점을 재단에 기증하기도 한 오 작가는 그동안 프란체스코 교황, 천태종 구인사 1-3대 큰스님들, 역대 대통령들, 역대 육군 참모총장들, 대우증권 역대 CEO들, 만해 한용운 등 종교인과 정재계의 유명 인사, 위인들을 풍부한 색감으로 인상적으로 묘사하는 초상화의 대가로 인정받아 왔다. 사실적인 인물화는 유실된 사진을 컬러로 복구하거나, 혹은 영화 홍보 포스터 등에 애용되어 왔지만, 오 작가의 경우는 사실주의에 천착하되 전통 인물화의 개념을 벗어나 인물의 표정과 얼굴선, 주름, 눈빛에서 해당 인물의 정신과 경력을 읽을 수 있는 독보적인 작품을 그려 왔다. “초상화는 인물화의 사실성, 그리고 인체의 골격과 근육, 피부에 대한 연구를 한 뒤 그 인물에 대해 이해하고 조사하는 과정을 거쳐야 설득력 있게 그릴 수 있다. 화가가 그리는 초상화는 얼굴로 표현하는 그 인물의 자서전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스케치를 좋아해 언니로부터 유화 물감을 선물 받은 소녀는 주말마다 전시회를 다니고 만학도로 홍대 미술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며 매일 붓을 잡는 노력 끝에 마침내 국내 최고의 초상화가로 성장했다. “40여 년이 넘도록 초상화라는 분야에서 지루함을 느낀 적이 없다. 각각의 얼굴을 재현하기 위한 정밀 묘사 다음에는 인물의 인생을 읽고 연구하며 회화로 치환하기 위해 노력했고, 다음에는 개성 속에 영혼을 담는 과정을 거쳐 왔기 때문이다” 이렇듯 초상화 계에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고전의 아름다움을 부여했다는 평가를 받는 오 작가의 작품에 대한 열정은 2016년에도 여전하다. 

역사연구와 고증으로 이룬 성과, 초상화의 품격 지켜나갈 것
향기로운 커피 한 잔과 함께 흰 캔버스에 스케치하는 시간은, 오 작가에게 2차원 평면에 역사적 인물을 재현하는 귀중한 순간이다. 저명인사는 물론, 종파를 초월해 사람들의 의식을 고양시키는 거룩한 종교인들을 작업할 때 무엇보다도 큰 보람을 느낀다는 오 작가가 최근 가장 애착을 가진 작업은 바로 지난 1년 간 복원작업을 거쳐 재현한 천주교 수원교구 어농성지에 전시될 순교자 8인의 초상화이다. 현존하는 사진이 없어 양업교회사연구소장 차기진 박사의 조언과 도움 및 역사 속에 기록된 문헌을 참고해 당대의 복식과 신분에 따른 기풍, 시대적 표준 얼굴과 묘사된 외모를 취합해 그려 낸 초상화 복원에는 한 점당 평균 한 달이 넘는 조사 과정이 소요되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그동안 속눈썹의 음영이나 각도, 이마와 입가의 주름 하나에도 인물에 개성이 담긴다는 그림철학을 고수하고 있었지만, 여기에 덧붙여 확고한 인물의 아우라를 담아내는 작업이었기에 작가 개인적으로 얻은 성취감도 상당했다. 또한 후손들에게 역사 속 인물의 사회적 업적과 영향력에 대해 그림 한 장으로 알릴 수 있다는 것이 초상화의 큰 매력이라고 느낀다.” 
오동희초상화갤러리는 사회 각계에서 활약 중인 유명인사들의 카리스마, 평범하지만 우리 사회를 가치 있게 이끌어온 소중한 풀뿌리 같은 인물들의 면면들을 둘러보며 교감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내서니엘 호돈의 <큰 바위 얼굴>에서처럼, 잊을 수 없는 인물들을 한 자리에서 대면하며 감동을 가슴에 새기는 공간이다. 지성과 감성을 다하는 오 작가의 열정과 노력을 통해, 루벤스, 르누아르, 렘브란트 등 당대의 고전주의 서양화 예술가들이 지켜 온 초상화라는 장르의 품격은 21세기 한국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Introducing Korea’s first portrait gallery
Realistic brush works reproducing great men in history
Oh Dong-hee, Portrait Artists/ Director of Oh Dong Hee Portrait Gallery 

Appreciating portraits of great men in one place
Realistic portrait artist Oh Dong-hee opened Oh Dong Hee Portrait Gallery in a 4 storey building at 721 Banpo-dong, Seocho District Seoul last April. According to Oh, the current portrait painting market is divided into caricature and realism and she has devoted her life in the latter field for 40 years. She is famous for depicting the portraits of great men in history on canvas. She bought the building to open the gallery so that she can display the works she has created so far at one place. You can meet Pope Francis and Cardinal Stephen Kim Su-hwan (diceased) on the third floor and smell paints leaking from the fourth floor where lecture rooms are also located. The gallery is 99m2 big and is gracefully designed and decorated. Oh’s intention is to provide a space for the public in which they can appreciate art works and communicate with each other. Oh explains “I always felt the need for a space where I can teach students and viewers can communicate with art works at the same time.” Oh thoroughly studies the man she plans to paint including historical fact in order to create deep and detailed characters of the man.” 

“Portrait is an autobiography of a man” 
Oh received a photo of Cardinal Kim from the charity ‘Babonanum’ and donated 3 portraits of him to the charity in October 2012. Other portraits she has painted include 1st to 3rd chief monks of Cheontae Order of Korean Buddhism Guin Temple, former presidents, former army chiefs of staff, former CEOs of Daewoo Securities Co and monk Han Yong-un. Oh is regarded as one of the master portrait painters in terms not only of detailed depiction but also of enlivening the character’s spirit that can be found at the face line, wrinkles and eye color. Oh explains “I study thoroughly about the man’s physique, muscles and skin in addition to historical events happened in relation to the person. This is because a portrait is an autobiography of a man.” Oh showed a great interest in sketch since she was a child and made her dream come true by entering Hongik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Art in her late years. She continues “I have never felt boredom in my 40 years of career in realistic portrait painting. I rather have enjoyed much the studying the person and shifting what I found and felt about the person onto canvas.” And her passion in realistic portrait painting continues in 2016. 

“I will keep the dignity of my portrait paintings”
Painting a portrait over a cup of coffee during the day for Oh is truly a valuable time. Oh said that she particularly felt worth when painting religious figures. For this reason, it is not surprising that she is working on 8 portraits of martyrs that will be displayed at Onong Sacred Place in Suwon Parish. Oh already has done restoration of them for the last one year with the help of Director Dr. Cha Ki-gin of the Yangup Church History Research Center. Oh has taken a month to study on each person in order to realize the era, custom, the man’s social status and appearance. Oh says “I usually paid attention to shade and angle of eyelashes, forehead and wrinkles around the mouth but this time, I paid as much effort to put aura of each person in addition. I feel really rewarded for my achievement and future generations can use my works as reference.” If you feel like to go to a gallery today, why not to pay a visit to Oh Dong Hee Portrait Gallery to experience the marvel of realistic portrait paintings that have much developed through the master portraitists like Rubens, Renoir and Rembran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