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을 입혀 영혼을 담은 따스한 꽃과 풍경, 그리고 사람
“삶의 단상이 색색으로 봉우리 져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우리의 인생을 위해 그린다”
최광숙 화가

현실을 2차원의 배경에 옮기는 모방이 재창조의 경지로 오르는 시점이 있다. 작품에 자신의 성품이나 뜻을 옮기는 것이 가능해질 때, 우리는 그것을 작가의 화풍, 즉 작가의 스타일이라 부른다. 오랜 세월 인고와 사랑과 희망을 겪은 예술가의 화풍은 그가 말하는 독백을 읽어내는 것이다. 이번에는 최광숙 화가의 정물과 풍경에서 그 2차원 예술의 매력을 알아본다.

장르 구분에 앞서 희망과 행복이라는 메시지가 담긴 그림
예술가들은 창작을 고통에, 예술을 자식에 빗대곤 한다. 창작행위 자체뿐 아니라 창작을 위해 육체와 정신이 감당할 부분이 너무나 컸기에, 사람들은 나혜석과 천경자, 프리다 칼로의 삶과 고통스러운 부분을 말과 글보다는 화폭에서 읽고 작품해석에 연결하곤 하는 것이다. 

반면 예술을 자식에 빗대는 것은 그렇게 나온 결과물의 아름다움과 성찰이 예술세계를 지탱해가는 힘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최광숙 화가는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인 의지가 결합했을 때, 작품세계에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알려주는 화법을 구사한다. 직접적이고도 사실적인 색감으로 정물과 풍경이라는 작품의 성향을 알리고, 채광과 배경 속에서 고유의 색을 자랑하는 터치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 화가는 “처음에는 꽃을 중심으로, 다음에는 정물로, 그리고 사람이 있는 정물과 거리의 풍경으로 확대되어 갔다.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색감에 재능이 있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와 더불어 나의 성품도 자연스레 그림에 반영되어 온 것 같다. 주변의 친구들은 나를 책임감이 강하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고 말해준다. 어머니로서의 나는 자식이 사회에 좋은 영향을 끼칠 경쟁력 있는 사람이 되도록 양육했던 사람이었다. 화가로서의 나는 사조나 장르를 구분 짓기 이전에, 누군가가 긍정적인 영향을 받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바탕으로 그림을 그린다” 고 말한다. 

그러다 보니 그림을 그린다는 행위 자체에서 행복을 느끼고, 차이니즈 레드(chinese red), 크림슨 레이크(crimson lake)와 번트 시엔나(burnt sienna)처럼 따뜻한 계열의 색을 배합하는 데서 작가 자신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보람을 느꼈다고도 한다. 최 화가는 결혼생활과 자녀양육이라는 고전적인 여성의 임무를 다 한 뒤 숨통이 트인 순간을 온전히 그림에 쏟아 부었다. 

2005년부터 본격적인 창작이 시작됐다. 거기에는 취재 중에 안타까운 사고를 당한 친구에게 꽃을 그린 작품 <블루밍>으로 위로하고 웃음을 찾아 준 일화도 있고, 가족에게 헌신하고 건강을 돌보는 과정에서 얻은 이석증으로 힘든 투병을 하다 깨달은 인생의 이치도 있었다. 2013년경부터 서서히 회복한 최 화가는 그 깨달음이 영혼의 행복을 채워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작품 속에 아름다움, 겸손함, 주변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담고 있다. 새로운 인생에 대하여 가족들이 보여준 이해와 응원은 최 화가에게 더없는 기쁨이기도 했다. “재산이 많으면 풀어서 사회에 환원할 수 있듯, 미술재능이 있다면 누군가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할 수 있는 그림으로 환원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울한 곳이라도 나의 그림이 걸린다면 행복바이러스가 퍼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도록, 봄이든 겨울이든 풍경 속에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최 화가가 그린 아이리스와 장미의 매크로(macro)적인 원색의 부각, 탁 트인 논밭의 한적함, 잘 익은 석류들에 특별한 의미를 준 붉은 광택들은 다름 아닌 ‘예술적 자산’으로 세상에 내놓은 자식들이다. 요즘 최 화가는 3년 전 건강 문제로 이루지 못했던 개인전의 꿈을 올해는 실행에 옮길 계획으로 매일 붓을 들고 있다. 그림을 시작하기도 전인 외국 거주 시절 사진받침대로 사 둔 이젤에 캔버스를 걸기 시작할 때도, 스승을 통해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을 때도, 주위 사람들을 위한 그림을 그릴 때도 늘 변치 않던 그의 감각과 꾸준함이 만든 결과물에 박수를 보낸다. 

Flowers, people and landscape orchestrated in soulful colours
"I paint to make the world beautiful“
Painter Choi Gwang-sook

The pictures delivering hope and happiness
Artists say that creation is painful but art works are like their children. Because creation is too painful, they try to understand the art works of Na Hae-suk, Chun Gyeong-ja and Frida Kahlo by seeing them rather than by talking and writing. A Korean painter Choi shows how this physical pain and spirit appear visually in art works. She applies direct and realistic colour to still life and landscape. Choi explained "I painted flowers first and moved on to still life, people and landscape. I have a great sense of colour and use this advantage by adding my own personality to it. My friends often tell me that I'm soft, charismatic and have a strong responsibility. I raised up my children to be someone who can contribute to making a better society while I painted pictures with the hope that the appreciators feel positive and happy when seeing my works." Because Choi feels happiness herself when creating a work, she uses warmful colour like chinese red, crimson lake and burnt sienna. But she completed her duty as a wife and a mother before she fully started to focus on painting in 2005. She comforted her friend who had an accident by painting 'Blooming' for the friend. She suffered from otolithiasis gained during her role of housewife and put her understanding about those times in her works. She started to recover from 2013 and she realized that those times were a process of building up happiness. So she put her feeling of beauty, modesty and affection towards people around her in her works. Family's unsparing support also was a great encouragement for Choi. She said "Like rich people donate part of their money to society, I use my artistic talent to give a little comfort to those who need it. That's why I paint four seasons so that they can feel a warm feeling in nature." Choi emphasizes primary colours with iris and roses, expresses idleness of fields and paddies and polishes ripe pomegranate in her works. Currently, Choi is preparing for the solo exhibition which she had to postpone due to her illness 3 years ago. Power Korea wishes Choi a successful exhibi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