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카페 ‘소통’ 황인호 대표

경제한파는 커피전문점의 군웅할거(群雄割據)와 2012년경부터 유행한 북카페 창업에도 영향을 주었지만, 휴식과 취미생활을 향한 열망까지 녹일 수는 없었다. 의자와 테이블, 컵라면 뿐이던 만화방에 카페와 비디오방의 인테리어, 찜질방과 베이커리의 힐링요소를 가져와 부산거주자 및 여행객들의 핫플레이스가 된 곳이 있다. 창업 1주년을 맞기도 전에 고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북카페 ‘소통’을 찾아가 봤다.

카페로 유명한 부산에 진지한 출사표를 던진 북카페 ‘소통’

커다란 나무 아래 푹신한 그네의자, 그리고 도서관의 거대한 서고와 테라스를 닮은 복층구조의 다락 인테리어에서의 휴식, 인형과 그림으로 보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소품들, 수십 년 전의 축음기와 오르간 앤틱 소품이 다채로운 소파베드와 파스텔 톤 쿠션으로 아늑함을 자아내는 곳. 이곳은 부산시청역과 양정역 사이에 있는 북카페 ‘소통’이다.

창업 6개월도 되지 않아 전국의 SNS 이용자들로부터 부산의 새로운 힐링명소로 떠오른 ‘소통’은 만화와 잡지, 애니메이션을 다수 보유하고 캐릭터 샵을 갖춘 400평 규모의 북카페이다. 이외에도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맛에 민감한 커피 애호가들을 위한 투샷 커피와 에이드, 빙수, 티, 스무디를 골고루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와 곁들이는 베이커리와 브런치는 유명 게스트하우스들의 조식 못지않은 맛을 자랑하고, 중학생 이상부터 사용가능한 토굴방은 대형 찜질방의 동굴방처럼 편안하고 조용하면서 인형과 침구형 소파를 갖추고 있어 호평을 받고 있다. 또한 애니메이션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스크린형 홈시어터도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영상을 즐기는 세대들까지도 찾아들게 하고 있다.

한편 북카페 ‘소통’의 황인호 대표는 “서울에서부터 상권을 분석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가 낮으면서도 음료의 시세가 비슷한 지방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서면이나 해운대 등 상권이 격돌하는 지역보다는 임대료가 적은 대신 사람이 많은 부산의 역 인근인 현재 위치에 매장을 정했다. 덕분에 넓은 평수 안에서 고객들을 위한 많은 인테리어를 할 수 있었다”라며, “부산에는 골목상권을 지키는 개인 바리스타나 프랜차이즈의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체인점으로 나뉜 카페가 많은 편이다. 우리는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원화된 카페를 구상하게 되었다. 마침 매스컴에서 점심에는 식사를, 저녁에는 호프펍을 하는 식의 1인 2점포 형태, 1점포 2인 운영형태에 대한 보도를 접하고 난 후, 만화방과 카페를 합친 북카페가 좋을 거 같다는 결론을 내게 되었다”고 말했다.

바쁜 현대인들은 휴대전화로 출퇴근의 빈 시간을 여가로 해결하지만, 1-3시간 정도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주목했고 이 예측은 제대로 적중했다. 시간당 3천 원 선의 합리적인 이용료만으로도 원하는 서비스를 마음껏 즐길 수 있다는 점도 고객을 불러 모으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이에 이용객의 90% 가량은 단골 고객으로 채워지고 있다.

여가시간을 활용하는 고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 주효

황 대표는 북카페 창업이 한창이었다가 시들해진 것은 결국 소득과 운영비용의 불균형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창업 이후 임대료가 부담스러워 접는 경우도 있고, 상권분석에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우리는 주말이면 근처 거주민들이나 직장인들이, 평일에는 인근 관공서나 사무실 사람들이 북카페에 휴식시간을 갖기 위해 방문하고 있어 손님이 적절하게 유지된다. 처음에는 역세권, 아파트 주거지를 고려해 키즈카페를 표방했지만, 꾸준히 분석한 결과 지금의 북카페 형태의 힐링공간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소통’에는 직장인, 커플, 친구, 가족 단위의 고객들이 개인 고객들만큼 많이 찾아온다. 이에 대해 “어느 날인가 가족이 찾아와 엄마는 잡지와 소설, 아빠는 만화, 아이는 개인적으로 볼 책을 가져와서 3인이 토굴방에서 옹기종기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상 깊었다. 스마트폰 웹툰 애호가도 많은 지금이지만, 아직까지는 종이책 냄새를 맡으며 만화를 보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도 많다”고 전했다.

흔히 만화방이라면 자장면, 쥐포, 라면과 재떨이 사이에 만화책을 가득 쌓아놓고 보는 것을 생각하기도 하지만, 이와 반대로 황 대표는 넓고 독립적으로 구분된 곳, 쾌적한 곳에서 온 가족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아이템을 구상했다. 기존에 있던 북카페 콘셉트를 보면 대학가라면 무조건 20대 남녀, 주택단지는 주부와 아이들, 관공서는 직장인 층으로 수요층을 잡는 편이지만, 그는 철저한 시장조사를 마친 후 이 모든 요소들 중 장점만을 취합해 적용한 것이다. 요식업과 창업시장에서 변화가 많은 부산지역에서 단 4개월 만에 지역민은 물론 전국에서 고객이 찾아오게 만들 수 있었던 데에는 이처럼 많은 연구와 시장조사가 있었던 것이다.

고객의 힐링 위한 체계적인 콘셉트를 완성한 뒤 창업/가맹으로 분야 넓힐 것

황 대표가 ‘소통’을 준비하며 가장 우선했던 원칙은 기존과는 차별화된 고객 중심의 고급화 전략을 구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한 명 한 명에 대한 세세한 서비스가 필수적이었다. 이에 그는 “400평 규모이다 보니 물론 혼자 관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소통’에는 20여명의 임직원이 바리스타와 요리사를 비롯한 식음료부와 각종 책과 매장을 관리하는 매장관리부 등 각 파트에서 고객들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열한 창업시장에서 단기간 내에 성공적인 사업 안착을 달성한 만큼 창업희망자들의 문의와 관심도 잇달았다. 그러나 황대표는 “부산에서 성공적인 첫 단추를 꿰었다고는 하지만 인건비, 고객층이 다른 서울 명동 등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는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며, “최근 창업과 가맹 문의가 많지만, 일단 충분한 준비를 통해 가맹점을 고려할 생각이다”라고 언급했다.

한편 그는 현실적인 창업지원에 있어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황 대표는 “청년창업지원을 신청해 봤지만 행정과 실무가 엇갈릴 때가 많았다. 예를 들면 인허가 부분에서 건축담당은 가능하다고 했지만, 식품위생과에서는 거절당하는 부분이 있다. ‘소통’의 경우 만화카페와 퓨전레스토랑을 표방한 새로운 분야이다 보니 직접 개척해야 할 일이 많다. 차후 비슷한 콘셉트의 매장들이 여럿 생기다 보면 제대로 된 기준이 적용되리라 본다”고 말했다.

직장인, 커플, 친구, 가족 그 누구에게나 휴식은 필요하다. 혼자 혹은 같이 누리는 휴식 같은 시간과 공간을 함께 할 수 있는 곳. 북카페 ‘소통’이 10년 그 이후에도 우리에게 진정한 힐링명소로 남아있기를 기대해 본다.
 

Book cafe 'SOTONG (communication)' attracts citizens of Busan

Cafe SOTONG CEO Hwang In-ho

Book cafe 'SOTONG' creates a sensation in Busan

SOTONG is a 1,200 square meter double floor book cafe located between Busan City Hall and Yangjeong Station. The cafe has a large tree with a swing hanging on it, large library-like book shelves and terraces, various props and antiques, and comfortable furniture as well as a character shop. Apart from books, SOTONG also has comics, magazines and animations. The cafe menu includes two shot coffee and lemonade, ice flakes, tea and smoothy. You can also taste one of the best breads and brunches in Busan and students can use Donggulbang (cave room) which is quiet and has dolls and bed-like furniture. In addition, the cafe has a home theater with a large screen for animation lovers. CEO Hwang chose Busan to open the cafe as the rent and labor cost in Seoul are relatively more expensive. He says "There are many privately run cafes and franchised stores in Busan. But I wanted to give a diversity like some stores that run as a restaurant at lunch time and a bar in the evening. So I brought up an idea of running a book cafe combined with the concept of comic store. Customers can relax and have their own free time at only KRW 3,000 per hour and over 90% of our customers are all regulars.

Listening to what people want leads to a success

Hwang says "The reason the once booming book cafe business took a downturn was because of the unbalance between operating cost and profits as well as high rental fee. But I knew that many people paid a visit to nearby comic cafes for a rest after work or weekend and decided to provide the similar but much upgraded version of book cafe where people can relax and recharge their energy." SOTONG attracts many people in couples, friends and families. It is impressive to see a mother reads a magazine or novel, father comics and children their choice of books in a Donggulbang of SOTONG. Hwang says "I feel that people still prefer to read comics in paper rather than on a smart phone and I feel really proud that my cafe satisfies the wants and demands of all age groups and sex as a fun and resting place. My customers now includes not only the citizens of Busan but they come from all over the nation."

Taking slow step for franchise

Hwang's management philosophy is to provide customer-centered services. But it is difficult to manage the 1,2000 square meter cafe. For this, Hwang hired 20 professional staff in each field including chefs and baristas so that each customer can enjoy an ultimate experience at the cafe. Meanwhile, Hwang is receiving inquiries about franchise. He says "I'm not yet sure whether the success I made here in Busan will also happen at Myeong-dong in Seoul due to different customer base. So I want to carry our a thorough market research especially in relation to profitability before launching a franchise in ernest." Hwang also mentions about government support "I once tried for the youth startup support but each department didn't seem to have consistency in handling the process. For example, the construction department says ok but the health and hygiene department said no. We are experiencing many fusion-style businesses nowadays in the market and the government needs to introduce or improve related law or regulations accordingly to promote this new industries." If you are one of those who are looking for a nice place to relax over a coffee and a book, why not try this unique book cafe SOTONG? Power Korea hopes that Hwang will create a new and sound culture in Korea over Busan. 

   

정시준 기자  jungsiju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