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가1 - 일본 오사카 국제공모전 금상

최무성 작가
기억의 한 편에 다가오는 회화 낙화(烙畫)의 대표 예술가, 최무성 작가
2013년 미국 Richeson 75 인물화 국제공모전 결선 작가로 선정

작가는 공예를 기본으로 하는 낙화(烙畵, Wood Burning)를 회화적으로 표현한다. 기존 전통의 표현질서를 따르지 않고 장인적이고 예술성 짙은 작품성을 추구한다. 회화의 구상과 비구상을 태움 행위와 결합하여 새로운 현대조형예술을 창출하며 표현해 내고 있다. 견고한 시간의 흔적을 몸속에 새겨낸 나뭇결을 태움의 행위와 전통수묵으로 결합시켜 새로운 조형미를 창조한다. 나무가 우리에게 주는 따스함과 태움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세피아톤 질감의 조형미를 만들어낸다. (작가노트 중에서)

불에 달군 인두로 만들어내는 낙화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그림 작업 계속해
낙화술(Pyrography, Wood Burning)은 불에 달군 인두를 가공된 나무나 한지, 천, 가죽 등에 지져서 인물, 풍경, 화조, 정물, 동물 등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생소한 작업방식 중 하나이지만 낙화술은 이미 오래 전부터 세계 각지에서 널리 이용돼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는 낙화(烙畵)로 불리며, 일본에서는 소화(燒畵)로 불린다.

국내에는 죽세공이 성행한 호남지방, 그 중에서도 특히 대나무의 대표 산지라고 할 수 있는 담양에서는 불에 달군 인두로 대나무 표피를 지져서 문양이나 무늬를 나타내는 '낙죽(烙竹)' 낙각(落角)양식이 발달했다. 대나무라는 재료의 특성상 화려한 무늬를 넣기는 어려워 대나무로 주로 담뱃대, 합죽선 등 일상 생활소품을 만들었으며 소박한 아름다움이 존재하는 우리 전통의 공예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지속적으로 낙화(烙畫)를 하는 작가 역시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인데, 최무성 작가는 그 중 대표 격으로 일컬어질 만큼 오랜 세월 낙화술의 여러 기법을 연구해온 작가다. 오랜 연구 끝에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완성한 최무성 작가는 화가였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부터 그림을 가까이 두고 살아 왔다. 최 작가는 당시에 그림 그리면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림만을 그려 왔다.

그의 아버지는 서울 출생으로, 전쟁 직후 풍족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작품 활동을 하시기 위해 미군부대에서 반출되는 미군텐트 천이나 광목을 캔버스로 삼고, PX를 통해 반입된 물감을 사용하며 작업을 이어가셨다고 한다. 그 때 최 작가는 '화가가 되기 위해서는 보이는 그림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닌, 사물을 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안목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던 도제수업의 굴레에서 벗어나 아버지가 생전에 이루지 못한 미국 Noyes Museum of Art 에서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 이내 작가의 눈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지난세월의 회한 때문이다. 어린나이에 가정을 책임진 소년가장으로 돈을 모아 학교와 생활을 병행하는 이중고를 이겨내고, 손에 물집이 생길 정도로 열심히 그려 판 돈을 모아 꿈에 그리던 미국전시를 이루었다.
 
'빛의 향연', '흔적' 등 추억을 다루는 인상적인 작품 다수 발표
1973년 중앙일보에 실린 무역회사의 화가 모집 공고를 보고 본격적인 그림 작업의 길로 들어서게 된 최 작가는 당시 그에게 그림을 가르쳤던 창암선생이 낙화술 기법을 활용한 그림으로 서울공예기념품대회에서 특선을 받는 등 여러 활동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을 계기로 낙화(烙畫)에 입문하게 된다. 최 작가는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직접 품질 좋은 원목을 찾아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밤낮없이 노력을 해왔다. “요즘 주로 사용하는 나무는 단풍나무와 자작나무이다. 전에는 피나무나 오리나무 등으로도 작업을 했었는데 지금은 원목을 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해로 43년 째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의 실력은 예전부터 눈에 띄었는지 그와 함께 일을 하자고 권유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한국 민속촌이 만들어졌던 초창기 인물화, 풍속화 작업을 이어가다 MBC 묘기대행진에 출연한 민속촌 낙화(烙畫)작가에게 "낙화(烙畫)는 그림이지 묘기가 아닙니다."라는 일침을 놓았다던 일화를 소개하는 모습에서 그림에 대한 그의 고집스러움을 엿볼 수 있다. 또한 그를 눈여겨 본 관계자가 일본전시에 함께 가자는 권유를 받기도 했지만 정중히 사절했다 한다. 팀 버튼 감독이 만든 미국 여류화가의 스토리 ‘빅 아이즈’에서처럼 자기가 그린 작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기 작품처럼 작가인 척하는 전시 비wm니스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였다. 하지만 최 작가의 원류는 회화작업이다. '흔적', '휴(休)', '여름의 풍요', '갈망', 'hope', 'shell' 시리즈 등 인상적인 낙화(烙畫)작품을 다수 발표하고 그 작업여정 중에서 유화작품 '빛의 향연'을 통해 아스라한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창조적 발상 통해 기존 전통관념을 비트는 작업 이어가
2013년 미국 공모전 진출, 2015년 오사카 국제미술공모전 수상 
최무성 작가는 낙화술 작업을 통해 낙화(烙畫)도 기본 회화에 충실한 작품이 나올 수 있음을 알리고, 낙화(烙畫)에 대한 공예품 정도의 그림이란 고정관념을 가진 이들에게 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미술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장르에 대해서는 존재가치가 없는 것으로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만큼 처음 시도하는 것도 어렵지만 스스로 모든 것을 개척하며 창조적 발상을 통해 기존 관념을 비트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기본 스케치를 하고 작업에 들어가는 방식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는 만큼 나무와 인두라는 소재와 도구가 갖고 있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 작가는 여러 방식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 그는 장인적 기술(Skill)과 예술성을 결합시키는 낙화술 완성을 지향하는 보기 드문 작가다.

최 작가는 지난 2013년 케빈 코스트 주연의 '늑대와의 춤을'이라는 영화에서 영감을 얻은 수인디언의 초상화로 미국 Rixcheson 75 Figure & Portrait 국제인물화공모전에 Other Media 부분 결선작가로 선정되어 미국 진출을 이루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예술위원회에서 얻은 공모전 정보 하나만을 보고 무작정 도전한 그였지만, 제출서류 작성에서부터 작품을 해외로 배송하는 문제까지 무엇 하나 쉬운 것이 없었다. 하지만 최 작가의 수인디언 초상화는 그의 작품이 가진 생명력을 알아본 심사위원들로부터 아주 큰 감동을 이끌어낸 바 있다. 같은 해에 (사)한국예총에서 인증한 한국예술문화명인 회화 낙화(烙畫)부문에 선정되는 영광도 안게 되었다.   

최 작가는 작년 일본 오사카 미술평론가협회 국제미술공모전에서 ‘반가 시리즈1’로 금상을 수상했다. 낙화술 특유의 단색으로 그린 ‘반가 시리즈1’은 풍경소리를 들으며 한국인 특유의 미소를 지어내는, 반가상 특유의 아름다움을 명민하게 포착한 작품이라는 평을 얻었다. 이렇듯 세계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최 작가는 최근 부천포럼 소로로 갤러리에서 미디어콘서트 회원을 대상으로 한 '한국전통회화'에 대한 아카데미 강연을 진행해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문화예술인을 위한 전시공간의 마련과 지원책 절실"
그림을 통해 문화에 소외되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어
최 작가는 “본 대로 그리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 작가의 주관과 살아온 과정이 모두 담겨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라며, 창조적 경제의 시발점은 창조적 문화에서부터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1960년대 국내 미술 시기에도 무명의 작가들은 그림만 그려서 생활을 이어갈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으며, 지금도 그렇게 나아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에게 작가정신을 지향하는 무명작가가 인물화작업을 하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의 단초를 제공하고 살아남을 수 있게 해준 주한미군들과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미군들에게 작품다운 그림을 제공하는 것이 그의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완서 작가의 자전적 소설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에는 세계적 작가이자 근대미술의 반석을 세운 것으로 알려진 박수근 화백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최 작가가 소설 속에서 찾아낸 에피소드 덕분에, 그는 그림 작업이 힘들 때마다 남산을 바라보며 박수근 화백과 같은 처지를 생각하고 공감을 했다고 한다. 남산 근처 지금의 신세계 백화점이 있던 자리에는 예전에 미군PX, 초상화부 건물이 있었다. 거기에서 박수근 화백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며 연명했을 것이고, 최 작가도 본적을 그 곳에 두고 있는 만큼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사람 사이의 심리적 문제를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을 그려 관람객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고 밝혔다.

부싯돌로 불씨를 살려내듯이 내 마음에 그림에 대한 열정의 불을 지펴 연탄불보다 뜨거운 혼불이 되어 재를 남기는 이로 기억되기 바란다는 최무성 작가. 그의 작품 활동이 멈추지 않고 지속되어 낙화술과 한국 미술계의 저변 확대를 이루어갈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 한국예술문화명인 인증전_최무성 낙화작가

Pyrographer Choi Moo-sung
Korea's representative pyrographer Choi Moo-sung
Listed in the final at Richeson 75 Figure & Portrait International Contest Exhibition (US) in 2013

Works of pyrography made with a red-hot iron
Choi gets influenced from his painter father 
To create a work of pyrography (or wood burning), one should use a red-hot iron to draw an image on wood, paper or cloth. It is relatively less known in Korea while it has been popular in other countries especially in China (called Nakhwa) and Japan (called Sohwa). However, we can find pyrography in Damyang County where bamboo crafts (bamboo tobacco pipe and fan) were widely practiced and people used a red-hot iron to draw something on the surface of bamboo (called Nakjook or Nakgak types). Among not many pyrographers in Korea, Choi Moo-sung probably is the most famous who has carried out various methods before he completed his unique style. He started to draw pictures from early age, much influenced by his painter father. His father was born and grew up in Seoul. Despite difficult financial situations, he drew pictures on US' Army's used tent cloth or cotton cloth by using paints gained from PX (post exchange). By that time, Choi realized that it was important to have an eye to see beyond objects in order to be an artist. His father's dream was to have an exhibition at Noyes Museum of Art (US). But when it was fulfilled by Choi himself, he could not help but briming up with tears. He became a child breadwinner, had to carry out both study and earning a keep at the same time, painted really hard like his hands were covered with blisters, and he finally could be able to participate in the exhibition with the money he saved by selling his works. 

'A Feast of Light' and 'Trace' as representative works
Choi happen to see an ad on The Joongang Ilbo that a trade company recruits painters in 1973 which made him step his foot in the art world. When he came to know Jang Am, who was famous for pyrography and won a special prize at Seoul Crafts Goods Competition, he entered the world of pyrography. He traveled around the nation to find quality hardwoods. He said "Nowadays, I use maple tree and birch tree. I used to use linden tree or alder tree but it's hard to find the hardwood of them." It has been 43 years that Choi walked a single path of pyrography. His passion in pyrography is extraordinary that when he saw a pyrographer who appeared on MBC Myeoki-daehangjin (Magica Show), he said to him "Pyrography is not a magic but art." He was invited from numerous exhibitions even in Japan but he said "No" because he did not want to be a victim of those fame and commercial-driven exhibitions. But he silently focused on his own works and produced numerous impressive works such as 'Trace', 'Hui (rest)', 'Abundance In Summer', 'Thirst', 'Hope' and 'Shell'. 'A Feast of Light' in particular is an oil painting and he recreated his childhood memory. 

Creative ideas to break traditional ideas
Participating competitions in the US and Japan
Choi wants to improve the public recognition that pyrography is a craft rather than an art. He says "Koreans tend to downgrade the genres that do not appear on the national textbooks. But the thing is that the new and innovative works naturally cannot appear on the textbook." To improve the limitation of wood and iron of pyrography, Choi has applied various materials, methods and techniques. As a result, Choi was listed in the final at Richeson 75 Figure & Portrait International Contest Exhibition in the Other Media category (US) in 2013 with a portrait of Sioux Indian appeared on the movie 'Dances With Wolves (1990)'. The judges were impressed by the vitality expressed on the portrait and Choi was also chosen as a Korean Art Culture Master in the pyrography category by the Federation of Korea Art & Culture Organization in the same year. Choi also won Gold Prize with his work 'Banga Series 1' at the International Art Competition held by Osaka Art Critic Association last year. He realized a unique smile and beauty of Buddha in 'Bangasang (Buddhist image sitting cross-legged)'. Recently, he gave academic lectures on 'Traditional Korean Paintings' to the members of Media Concert at Bucheon Sororo Gallery. 

"Government support for artists is needed"
Healing the feelings of alienated people with art
Choi says "Making a work as you see is not an art. One must put his own life and thinking into his work. Creative economy comes from creative culture. There's no difference for artists whether they lived in the 60s or now in terms of finance. Artists live with artistic spirit and in that terms, I particularly want to show my gratitude to the US Army from which I gained the materials for my works, and to my family who always gave a support." Choi also found his strength from Park Wan-seo's autobiographical novel 'Was The Mountain Really There?' whenever he was feeling down. The US Army PX and Chosanghwabu Building used to be located where Shinsegae Department Store is now near Namsan Mountain and Choi, and the novelist, might have shared similar memories and sentiments. Choi says "I want to create works that can heal the feelings of alienated people in our society in the future." Power Korea hopes that Choi's works can improve the public recognition on pyrography and more disadvantaged people can find a handful of comfort in his works. 

최무성 프로필
- 한국미술국제특별전 초대작가전 (2015 서울시립미술관)
- 벽에 걸린 그림전 (2015 환갤러리)
- 일본 오사카 국제미술공모전 금상 (2015)
- Richeson 75 Figure & Portrait International Exhibition (2013~2015 U.S.A.)
- Noyes Museum  of Art Exhibition (U.S.A.)
- (사)한국예총 한국예술문화명인인증전 (회화_Pyrography)
- (사)대한미협 우표대전 초대작가
- Time & Space Exhibition (월산미술관)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