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김은숙 작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여행하는 ‘반구대 이야기’ 연작 선보여
11월 싱가포르 아트페어 한국 대표 작가로 참여해

삶이 곧 ‘놀이’ 였던 시간, 인생이 힘든 고통으로 느껴지기 전의 시간에 느꼈던 삶의 경이로움을 작업을 통해 다시 살고 싶었다. 화가로서 한 소녀가 보고 느꼈던 세상, 고향 마을의 따스하고 온화한 기운을 화면에 담기로 했다. 따라서 내 그림은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기억하는 과정에서 주관적인 변형이 가미되고 추상화된 이른바 ‘마음의 무늬’ 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날은 너울 파도를 타고 스릴을 즐길 때 기분으로, 어느 날은 별을 가슴 가득 안고 하늘을 향해 누워서 별자리를 찾던 기분으로, 어느 날은 추석이 다가올 무렵 어머니께서 고운 꽃잎을 따다 창호지를 바르시던 모습을 회상하면서 화면에 옮긴다. (작가노트 중에서)

반구대 암각화의 선적 이미지에서 작품 세계의 영감 얻어
김은숙 작가는 영일만의 한적한 바닷가에서 태어나 자랐다. 고향 어촌의 아름다운 풍경은 지금까지 김 작가에게 소중한 기억으로 각인되어 있다. 바닷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초가집 뒤로 5, 6월이면 모감주나무 군락지의 푸르른 숲이 펼쳐지고, 7월이면 그 사이로 노란 꽃송이들이 피어나고, 여름 방학에는 작렬하는 햇살 사이로 반짝거리는 바닷가 모래사장을 뛰어 다녔다. 이런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들은 그녀의 화풍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인생이 힘든 고통으로 느껴지기 이전의 시간에 느꼈던 삶의 경이로움을 작업을 통해 다시 되살리며 작품 활동할 무렵, 우연히 울산 대곡리에 위치한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를 보게 되었다. 반반하고 매끈거리는 병풍 같은 바위 면에 고래, 개, 늑대, 호랑이, 사슴, 멧돼지, 토끼, 여우, 거북, 물고기, 사람 등의 형상과 고래잡이 모습, 배와 어부의 모습, 사냥하는 광경 등이 표현되어 있는 반구대 암각화는 즉시 김 작가를 사로잡았고 바위에 새겨진 수중동물과 육지동물들의 선(line)적 이미지에서 ‘어떻게 그릴 것인가’ 에 대한 구체적 영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기억과 주술적 표현 혼합한 ‘반구대 이야기’ 연작
고래와 해파리 등이 겹쳐진 무한한 세계 선보여
김 작가의 ‘반구대 이야기’ 시리즈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과 태초에 인간 역사와 함께 해왔던 주술적 표현의 흔적을 혼합해 화폭에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아이였을 때는 한 줌의 흙과 돌로 온 세상을 만들어낼 수 있고 스스로에 대한 의식이 덜 만들어진 만큼 더 자유롭게 세상과 교감하고 반응하며 새로운 세계를 느낄 수 있었다. 반구대 암각화를 바라보며 갖게 되는 경외감과 회귀성을 캔버스 위에 표현하면서 김 작가는 공생과 공존, 상생의 삶을 이야기 하고 다채로운 재료들을 통해 고유의 예술성을 달성 해내고 있다.

‘반구대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세계는 고래, 해파리, 갯지렁이, 학, 가면, 호랑이 등이 등장하는 세계다. 바닷가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김 작가는 바다 속의 무한한 세계를 상상하고 거기에 해질녘 집으로 돌아가는 바다 풍경에 드리운 노을과 낙조, 육지의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꿈과 같은 아련한 아름다움을 선보인다. 캔버스위에 여러 재료를 혼합해 그려낸 작품들은 일종의 영적인 모습으로까지 비쳐지게 만든다.

졸업 후 6개월 만에 첫 개인전 열며 주위 놀라게 해
9회 개인전과 150여회 그룹전 가진 다작 작가로 알려져.
김은숙 작가는 위덕대학교 조형예술학부(서양화)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에서( 회화 전공)석사를 졸업했다. 그 당시 작성한 논문 역시 ‘암각화에 나타난 회상의 이미지 연구’로 학부 시절부터 그녀의 작품 세계는 이미 많은 부분이 완성되어 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 작가는 40대의 늦은 나이에 학부에 입학해서 젊은 학생들과 수업을 들으면서도 꾸준히 노력하고 발군의 실력을 발휘해 교수들로부터 호평을 들었을 뿐 아니라 여러 학기에 걸쳐 장학금까지 받으면서 학부 생활을 마쳤다.

김 작가의 확고한 작품 세계가 놀라움을 주는 것은 졸업 후 6개월 만에 첫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할 만큼 뛰어난 열정을 보였다는 것이다. 미술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는 “학부 졸업 후 3년 안에 개인전을 열 정도가 되면 성공하는 것” 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학부 4년과 석사학위 취득까지 자신의 작품 세계를 확고히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빠른 시간 동안 높은 실적을 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김 작가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무한한 열정이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2006년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첫 번째 개인전을 연 김 작가는 2007년 서울 조선일보미술관, 2007년 경주 위덕갤러리 초대전, 2009년 안산 예술의 전당, 2010년 서울 남산시립미술관, 2011년 홍익대학교 내 현대미술관, 2011년 대구 메트로갤러리,  2013년 천안 미담갤러리 초대전, 2014년 성남아트센터 등 거의 매년 개인전을 개최할 만큼 열정을 보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그녀는 2005년 포항미협전을 시작으로 150여회 그룹전에도 참여하는 등 다작을 일궈내는 열정적인 작가로 알려진다. 그동안 수많은 작품을 완성해 온 김은숙 작가는 2003년 경북미술대전 입선을 시작으로 2004년 신라미술대전, 2005년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특선, 환경미술대전 특선, 200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2008년 신조형미술대전 특선, 2009년 신조형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김 작가는 또한 한국미협회원, 서울미협회원, 포항구상회회원 아트&미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11월 12일에는 꿈에 그리던 해외 진출을 이뤄 ‘싱가포르 아트페어’ 에 한국 대표작가 중 한 명으로 참가할 예정이다.

11월 싱가포르 아트페어 한국 대표 작가로 참여해
‘작품으로 승부한다’ 는 신념으로  끊없는 열정 선보여
김 작가가 미술계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느덧 1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만 그녀는 단 한 번도 전업 작가로서 자신의 길에 대해 의심을 품어본 적이 없었다. 그녀의 철학은 ‘작가는 작품으로 말하고 승부 한다’는 것이다. 자연에서 얻은 심상을 표현 해내는 김 작가의 작업은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이자 내밀한 고백이기 때문에 자신의 세계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작가로서의 생명을 지속해 나갈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끊임없이 재료에 대해 탐구하고 작품에 대한 열정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작품 세계가 꽃필 수 있었던 것이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맞는 재료는 결국 자신이 찾아야 한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재료가 있고 어떤 재료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화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세상의 모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라며 꾸준한 탐색을 이어가야 함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작가들은 자신의 작품 안에서 자신의 일생 중 가장 행복했던 시절을 재현한다.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태도가 드러나는 김 작가의 작품은 소재 자체에서 흔히 짐작할 수 있는 퇴행이나 나르시시즘과는 전혀 다른 그녀만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 양효실 미술평론가는 “ 김은숙 작가는 열정적이고 자신에 찬 삶의 태도로 지금, 여기가 아닌 다른 곳을 감추기 위한 알리바이를 동원 하는 등 예의 자기연민에 찬 낭만적 향수를 낳지 않는다” 면서 “그녀는 삶 전체를 일관되게 관통하는 힘에 긍정과 능동성을 화면에 응축시켰고, 그 장면을 자신의 어린 시절 바닷가 풍경에서 도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고 평했다.

김 작가는 자신이 찾아낸 색과 소재로 마치 시인처럼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가 갖고 있는 지식이 타인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자체로 큰 보람이 된다” 고 말하는 그녀는 과거와 현재, 미래가 만나는 지점으로서 미술이 향해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며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해외에서도 작품 활동에 큰 기대가 모아지는 그녀에게 힘찬 응원을 보낸다.

 

<김은숙(KIM EUN SOOK) 작가>

• 위덕대학교 조형예술학부(서양화) 졸업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회화전공) 석사졸업
• 논 문: 암각화에 나타난 회상의 이미지 연구
• 개인전 제9회 2014년 성남아트센터 (경기도)
• 제8회 2013년 미담갤러리 초대전(천안)
• 제7회 2011년 메트로갤러리(대구)
• 제6회 2011년 홍익대학교 內 현대미술관(서울)
• 제5회 2010년 남산시립미술관(서울)
• 제4회 2009년 안산예술의전당(경기)
• 제3회 2007년 위덕갤러리 초대전(경주)
• 제2회 2007년 조선일보미술관(서울)
• 제1회 2006년 포항문화예술회관(포항)
• 단체전 2013년 서울 오픈 아트페어
• 2012년 대구 아트페어
• 2012년 경주 아트페어
• 2011년 포스코 기획초대 “물 바람 전”
• 2011년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원 회화16인 전 줌 갤러리(서울)
• 수상 2009년 신 조형 미술대전 특별상 수상
• 2008년 신 조형 미술대전 특선
• 2006, 08, 09년 신 조형 미술대전 특선, 특별상 수상
• 200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입선
• 2006~2008, 11, 12년 posco불빛미술대전 입선, 특선
• 2005년 신라미술대전 특선
• 2005년 대한민국 아카데미 미술대전 특선
• 2005년 경북미술대전 특선
• 2004년 신라미술대전 입선
• 2004년 삼성현 미술대전 입선
• 2003년 경북미술대전 입선
• 위덕대학교, 뱃머리 학습관 강사 역임
• 현 재 : 한국미협회원, 서울미협회원, 포항구상회 회원, 개인화실 운영
• 주 소 : 포항시 남구 효성로 88 (효자동 효자 sk-view 3차 303-1603호)
• 작업실 : 포항시 남구 연일읍 동문리 322-1(201호)
• E-mail: k55522@hanmail.net

 

 

[Cover Story] Artist Eunsook Kim
The 'Story of Bangudae' that tells about past, present and future
Kim to participate in Singapore Art Fair as one of Korean artists
Kim has an inspiration from Bangudae Petroglyphs

Artist Kim was born in a remote fishing village around Yeongil Bay in Pohang City. The beautiful scenery of her hometown is still remained as precious memories in her heart. Goldenrain trees behind her home in May and June, yellow flowers between the trees in July and the golden beach she played around in summer have always been the source of her art works.

Kim shifted her precious memories onto canvas that did not know about the pains of life. But one day, and by a chance, she came to know about Bangudae Petroglyphs (National Treasure No.285), the rocks that are dented with images of whales, fish, dogs, wolves, tigers, deers, boars, rabbits, foxes, turtles and mankind in the dynamic movements of man fishing and hunting. The rocks and images instantly captivated Kim and made her fall in a deep thought how to express the lines and symmetries of the images into her own creations. 

Creating a series of works called 'The Story of Bangudae'
A limitless world where whales and jellyfish freely swim through
Thus born was a series of works which Kim named 'The Story of Bangudae'. Kim combined her childhood memories with the trace of ancestor's magical touch on the rocks. When we were a child, we naturally knew how to build our own world with a fistful of sand and stones and could communicate with other living things without any prejudice. The awesomeness and homing instinct Kim observed on the rocks led her to conjure up the purity of the beginnings and coexistence of the world on her canvas. Whales, jellyfish, lugworms, cranes, masks and tigers are playing together in The Story of Bangudae and they go back home in the glow of the setting sun after building their own world. Kim spreads her wings of limitless imaginations in the dreamy sceneries in her work where the edges of land and the sea meets and say goodbye in the circle of life.

Kim's remarkable talent demonstrated in her fist solo exhibition
9 solo exhibitions and 150 group exhibitions to give her name prolific artist
Kim majored in Western Painting at Uiduk University and obtained a master's degree in Fine Art at Hongik University. Her graduation thesis also was closely related to Bangudae Petroglyphs as she titled it 'Study On Reminiscent Images Expressed On Petroglyphs'. She was in her forties when she attended the master's course but her passion and art works proved her to claim a scholarship and a praise from professors. 

Kim also surprised people around her by holding her first solo exhibition in 6 months of her graduation. Having a solo exhibition in 3 years after graduation means that (s)he has become a successful artist according to alumni. It is not easy for students to settle one's own style before they graduate but Kim's passion and her childhood memories made her possible to achieve it. 

Starting with her first solo exhibition at Pohang Culture & Arts Center in 2006, Kim has held numerous solo exhibitions including The Choson Ilbo Gallery in 2007, invitation exhibition at Uiduk Gallery in 2007, Ansan Arts Center in 2009, Seoul Namsan Museum of Art in 2010, Hongik Museum of Art in 2011, Daegu Metro Gallery in 2011, invitation exhibition at Cheonan Midam Gallery in 2013 and Seongnam Arts Center in 2014. Kim also has participated in 150 group exhibitions including Pohang Art Competition in 2005, Gyeongbuk Art Competition in 2003 (selected), Silla Art Competition in 2004, Korea Academy Art Competition in 2005 (special selection), Environmental Art Competition in 2005 (special selection), Korea Art Competition in 2006 (selected), New Formative Art Competition in 2008 (special selection) and in 2009 (special prize). Meanwhile, Kim is active as a member of Korea Fine Arts Association, Seoul Fine Arts Association and Pohang Representational Art Association. Recently, she has had an honor to be chosen as one of participant Korean artists in Singapore Art Fair which will be held in November this year. 

Kim to participate in Singapore Are Fair as one of Korean artists
"My works are my competitiveness"
Kim has led her full time artist career for 10 years and has never regretted a moment about her path. Kim's philosophy is 'My works are my competitiveness.' Art works, at the end of the day, are the avatar of one's inner feelings and expressions and one must have a clear imagination and confidence in one's own art world. Continuous effort in finding new materials and styles are also very important. Kim said "An artist is responsible for finding one's own subject and material. There are limitless materials in our world and choosing right materials can greatly affect the world the artist wants to create." 

Many artists tend to reproduce the happiest moments of their lives onto canvas. The smooth yet strong elements in Kim's works seem different from regression or narcissism; it is about her volition. Art critic Hyeosil Yang said "Kim is an artist with passion and confidence. She does not wallow in self-pity but gives consistent positivity and activeness on canvas which came from her childhood memories." 

Kim creates each of her work like a poem. She said "I feel worth when my art works arise sympathy from audience. I hope my works will be a hope or an inspiration or a driving force for people to carry on their lives with optimism." 
 

홍기인 기자  forum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