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순영 작가
“옥을 만질 때 가장 행복하다”
대한민국 대표 옥가공 기능자, 맹순영 작가

옥은 예로부터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매우 귀중하게 여기는 보석이다. 외부의 영향을 쉽게 받지 않는 성질과 은은한 빛깔로 비녀나 가락지 등 장신구로 널리 사용되었다. 최근까지도 고마운 사람들에게 옥으로 만든 비녀나 가락지 등 소품을 선물하는 풍습이 남아있을 만큼 옥은 자신만의 품격을 지닌 보석이라 할 수 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옥공예 명장 맹순영 작가의 작업실은 경기도 고양시 화전동에 있다. 조그만 공간의 작업실은 옥돌을 깎아 만드는 분진으로 열악한 듯 보이나, 이곳은 40년의 열정이 녹아 있는 삶의 공간이자 작품 탄생의 산실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방중 당시 중국 측과 주고받은 선물 중 일부인 옥잔도 바로 맹 작가의 작품이다.

옥을 위해 몸 바친 41년
양질의 옥을 위해 전국 각지 돌아다녀
맹순영 작가는 소목공방을 운영하던 부친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우리의 전통문화를 자주 접하게 되었고, 서울 산업대학원 전통공예 학과를 수료하고 1974년 우리나라 최초의 옥가공 공장 ‘한국제이드’의 조각부에서 옥 원석을 자르는 것으로 41년 경력의 첫발을 내딛었다.

“70년대가 춘천 옥광산이 개발돼서 나오기 시작했던 때였어요. 그 때 제가 도봉구 쪽에 살고 있었는데 수유리 근처에 옥 공장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가 붙어있기에 지원한 것이 시작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옥이 뭔지도 정확히 모르고 시작했어요”

옥공예는 재료 선별에서부터 옥으로 실제 작품을 만들 때까지의 모든 과정에 섬세함과 끈기가 요구된다. 맹 작가가 처음 독립적으로 옥가공 공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 그는 좋은 옥을 찾기 위해 일본, 중국 등 각지를 돌아다니며 좋은 옥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좋은 옥을 찾기가 항상 쉬운 것은 아니었다. 일본에서 3천만 원짜리 산호를 사왔는데 안에는 뻘이 채워져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맹 작가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고, 옥석연적, 옥두침을 비롯하여 전통장신구인 가락지(지환), 옥석비녀, 삼작노리개 등의 작품을 만들며 자신만의 기술을 완성해갔다.

2011년 대한민국 옥석기능 전승자 선정
중국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한 맹 작가의 옥잔
맹 작가의 이름을 알린 것은 2006년 대한민국전승공예대전에서 입선한 ‘백옥삼족오용봉황문투’다. 백옥삼족오용봉황문투는 왕의 베개 옆 장식판으로 사용된 것으로, 톱으로 문양을 파내는 전통 공예기법인 투각 방식을 재현하기 위해 2개월 간 혼신의 힘을 다했다. 특히 이작품은 봉황과 용 두 마리, 까마귀 발이 들어간 전통 고구려시대의 유물을 전통의 방식으로 재현하여 역사적 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40년 넘게 전통공예에 매진한 맹 작가는 2011년 대한민국 옥석기능 전승자로 선정되었다. 공예인들이 “생계유지조차 어렵다”는 사정을 토로하는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공예로만 그렇게 오랜 경력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한 순간도 손을 놓지 않은 덕분이다. 옥공예에서 6~7천년 전통과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중국 본토에 직접 건너가서, 제대로 된 문헌조차 없는 백옥 공예의 기법을 배워오기도 했다.
맹 작가는 또한 지난해 6월 박근혜 대통령이 방중 당시 시진핑 주석에게 선물한 옥공예 작품들 중 찻잔을 만든 인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장인과 기능인들의 우수성을 소개하려는 목적이었는데, 맹 작가가 만든 옥잔은 춘천 광산에서 생산되는 옥을 재료로 하여 연꽃무늬를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다. 

남대문시장 ‘맹씨공방’에서 그의 작품 만날 수 있어
“국내 옥공예 시장 정착과 발전 위해 노력할 것”
맹 작가는 화전동의 공방에서 주말도 없이 하루에 열두 시간가량을 작업에만 매진한다. 연마기를 이용해 돌을 가는 작업인 만큼 시간과 정성을 쏟아야 하기 때문이다. 맹 작가에 따르면 “옥비녀 하나를 가는 데도 4~5일이 걸린다”고 한다. 그는 남대문시장 대도상가 지하에서 부인이 운영하는 맹씨공방에 그가 만든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국내 옥 시장이 대부분 장신구와 소품 위주로 형성되어 있으며, 최근에는 중국 관광객들도 옥 제품을 많이 찾기 때문에 그는 작업을 쉴 틈이 없다.

그러나 한편으로 맹 작가는 국내 옥공예 시장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 공예에 대한 시각과 문화적인 차이가 많아 “왜 이렇게 비싸냐”는 말을 많이 듣는다는 것이다. 사실상 국내에는 옥공예 관련 시장이 거의 형성되지 않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맹 작가는 “중국에서는 옥공예 제품들이 10만 위안, 우리 돈으로 1800만 원 정도를 호가합니다. 주 고객인 부유층들은 옥을 알기 때문에 흠은 없는지, 가공은 잘 됐는지 등을 다 보기 때문에 웬만큼 정성을 들이지 않으면 팔리지 않습니다”라고 하며 국내 시장의 발전을 기원했다.

“조각은 자기만의 선이 있는데 작가 스스로 열심히 연구해서 그것을 잘 살려갔을 때 직업인으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습니다”라는 말로 자신의 철학을 정리한 맹 작가는 앞으로 옥공예 작품의 시장의 큰 틀을 잡아나가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매일 옥을 다듬는 마음으로 정진하는 맹 작가에게 깊은 응원을 보낸다.

Artisan Sunyeong Maeng
"I'm most happy when I'm working on jade"
Korea's representative jade artisan Sunyeong Maeng

41 years of dedication to jade
Roaming around the nation to find quality jade
Affected by his father's woodcraft workshop, Maeng became familiar with traditional Korean culture from his childhood. He majored in Traditional Crafts at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 Technology and started to work for a jade factory called 'Korea Jade' in the carving department and it became his career for 41 years. Maeng said "Chuncheon jade mine was developed in the 70s. I was living in Dobong District, Seoul, and heard that a jade factory was recruiting and I applied for it. I actually started to work without even knowing what jade was." Jadecraft requires meticulousness and tenacity throughout the whole process from choosing ingredients to manufacturing. When he started to run his own factory, he roamed around from China to Japan to find quality jade but it was not always an easy task. He once bought a coral at $30,000 in Japan but it was full of mud when opened. But his passion never stopped and he kept carrying on making various jade products such as Yeonjuk, Okduchim, rings, hairpin and playthings to master his skills. 

Chosen for 2011 Korea Jade Crafts Victor
The jade tea cup given to Xi Jinping as a gift
The work that made Maeng's name recognizable is 'Baekok-samjok-ohyong-bonghwang-muntoo' selected by 2006 Korea Folkloric Crafts Competition. It was used for ornamental plate on the side of king's pillow and Maeng made it for 2 month by carving the pattern like sawtooth. It has a historical value as Maeng revived it in the traditional way of Goguryeo relics which have a phoenix, two dragons and a foot of crow. In 2011, Maeng was chosen for 2011 Korea Jade Crafts Victor for his 41 year contribution in the field. While many artisans said that they could barely make a living with jade, Maeng has carried on with his passion for 41 years. He even went to China to learn the 6,000 to 7,000 year old skills of jade crafting. Maeng also is the very person who made the jade tea cup given to Xi Jinping by President Park as a gift last June. Park gave it on the purpose of spreading the excellence of Korean artisans and Maeng made it by using Chuncheon jade based on the motive of lotus. 

Meeting his works at 'Maengsi Gongbang (Workshop)' at Namdaemun Market
Doing his best for development of the jade market in Korea
Maeng is working 12 hours a day without even resting on weekend at a workshop in Hwajeon Village because he has to grind it by using a grinder and it requires a lot of time and effort. According to Maeng, one jade hairpin takes 4 to 5 days to be complete. He is supplying his works to Maengsi Gongbang located in the basement of Daedo Sangga in Namdaemun Market and it is run by his wife. The store mainly has accessaries and ornaments and many Chinese tourists are visiting recently. But Maeng feels a sense of frustration in the jade craft market in Korea. Due to a lack of recognition, many people often say it is too expensive. In fact, there is almost no jade craft market in Korea. Maeng said "in China, many jade products cost more than $18,000. As rich Chines people are looking for a perfect product, the artisans have to pour a lot of efforts. Each artisan has his/her own style and if one can execute it very well he/she can be very proud of oneself." Power Korea sends cheers to Maeng's pa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