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동 도시의 망중한 속에 살포시 날아와 앉은, 앳되고 고운 사람들을 닮은 참새

“둘 이상의 색이 만난 색동과 늘 곁에 있는 참새를 주변의 존재들로 의인화해 표현” 정재헌 기자l승인2018.04.10l수정2018.04.10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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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화가 이미경 작가

농번기의 작은 수다쟁이, 참새는 초가 앞마당이 산업지대 아파트촌 일대로 변한 지금도 우리 곁에 있다. 지난 2년 간 서양화가 이미경 작가는 언제나 곁에 있었기에 존재감을 느끼지 못했던 참새를 도심 속 인간으로 의인화해 소소한 기쁨과 행복을 표현해 왔다. 이 작가는 귀엽고 활기찬 이미지로 민화, 소설에 등장하며 동양권에서 오래도록 사랑받은 참새를 매개로, 한국적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색동 모티브 조형의 고차원적인 추상을 쉽고 편안하게 느끼도록 접근하고 있다. 이 작가의 화폭에서는 아늑함을 표현하는 의성어, 휴식을 표현하는 글자인 휴(休)에 대한 명쾌한 시각화와 함께, 잠시 잊고 지낸 추억의 소재들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휴(休), 날카롭고 대담한 색의 영역 안에서 날개 대신 자유로운 시야를 활짝 펼치다

성신여대 미대 출신이자, 1995년부터 예술의 전당, 서울아트쇼를 비롯해 일본 효고현 갤러리, 두바이 월드아트페어, 홍콩과 싱가포르 아트페어에 진출해 한국이 추구하는 서양화의 개성을 널리 알린 이미경 작가는 지난 2년 간 새로운 스타일을 접목해 작가인생에 큰 방점을 찍었다. ‘쉼(휴식)’을 테마로 동양권에서 친근한 참새를 주변에 존재하나 잘 느끼지 못하던 이웃과 친구들에 대한 기쁨의 매개체로 삼은 이 작가의 작품들은, 도시와 인간을 다루는 작품들의 무거움에 가볍고 생기 있는 편안함을 부여한다. 꼬까옷의 저고리에서 착안한 한국적인 감성의 요인이자, 선명한 2개 이상의 색이 반복되는 색동은 다양한 인간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도시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 도시의 건물 지붕, 전깃줄의 모티브가 된 색동 위에 자리 잡은 참새들은 꽃과 나무, 하늘과 구름처럼 친숙한 자연의 풍경 속에서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자태로 앉아 있다. 이 작가는 자유를 갈망하며 날아오르는 새의 대중적 상징성 대신, 날아와 앉아 가느단 다리로 휴식을 취하는 작은 피조물인 참새의 사랑스런 모습을 정교한 붓터치로 표현하고 있다. 경쾌하고도 각진 조형을 이루는 다채로운 풍경, 그 속에서 원근을 초월하는 추상성을 담은 채 현실을 응시하는 참새들은 평온하고도 행복한 감정을 지니고 있다. 제한된 공간 속에서 각양각색으로 살아가는 현대인들을 닮은 참새들은 여행, 사랑, 사색의 순간을 은유하고 있으며, 현실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에 미학적 상상력을 덧붙여 피사체에 대입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작품들인 <꿈꾸는 도시>시리즈는 밤의 테마와 낮의 테마를 흑백으로 반전시켜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리고 색동 무늬의 오선지에 앉아 있는 참새들을 은은한 벚꽃, 푸른 신록을 배경으로 삼아 계절감을 준 <봄의 합창>, <여름 노래>의 서정성은 단연 돋보인다. 그 외에도 에펠탑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는 듯 포즈를 취한 <도시여행>, 참새가 반가운 소식의 상징인 까치를 만난 순간을 재치 있게 표현한 <반가운 손님>처럼 위트가 넘치는 작품도 눈길을 끈다. 

동양화와 서양화의 정서에 고루 접근해 색동의 참신하고 밝은 이미지 나타낼 것

이 작가는 자로 잰 듯 경계가 뚜렷한 색동을 표현하는 한편, 배경과 피사체에서는 번짐과 자유로운 흐름, 선명한 경계가 공존하는 콤포지션으로 자유롭게 표현한다고 한다. 이러한 작품의 특성이 담긴 <휴~~>시리즈는 뿌림과 번짐 기법으로 매혹적인 수국, 장미, 붓꽃과 꽃잎을 나타내 한국의 담채화와 서양의 수채화가 어우러진 느낌을 준다. 이 작가는 진한 톤과 두터운 양감으로 해바라기의 입체감을 준 <쉼-행복의 기쁨>의 생동감 넘치는 공간에서는, 참새를 접사하듯 크게 확대시켜 일상에서의 호기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또한 이 작가는 작품을 구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옮기고 있으며, 채색 단계에서 참새의 사실적인 표현에는 유화 물감을, 색동 표현에는 각별히 공을 들이며 건조가 빠른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다. 이렇듯 색동은 단순해 보여도 의외로 채색이 까다롭고 일정한 규칙성 때문에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이 작가는 “색동이라는 소재란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많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그러다 보니 서양화를 기반으로 한 작가임에도 전통 문양을 받아들이고 꾸준히 색동을 추구하는 이 작가를 동양화 작가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처럼 동서양화의 구분에서 열린 시각을 가진 이 작가는 홍콩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갤러리 아트페어에서도, 상쾌한 휴식과 인간관계의 기쁨을 표현하는 사랑스러운 참새에 담은 자신의 정서에 많은 분들이 공감했다는 후일담을 전한다. 한편, 이 작가는 캔버스에 변화를 주며 크기와 구도에 따라 참새를 바라보는 시각을 재정립하기도 한다. 마름모꼴을 닮은 직각, 원형 프레임의 캔버스 안에서, 잠시 색동을 벗어나 망중한을 즐기는 배경 속의 참새들은 더욱 특별한 존재가 된다. 꾸준한 작업으로 2년이라는 시간 동안 많은 색동과 참새, 그리고 ‘휴식-쉼’의 테마를 완성해 온 이 작가는 올 하반기에는 파주 해이리 개인전, 그리고 싱가포르 아트페어를 준비 중이다. 올해 들어 이 작가는 색동을 작품 내의 소재나 배경, 피사체의 일부가 아닌 캔버스 전체를 타일로 표현하는 작품을 구상하고 있다. 이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작은 캔버스를 한 가지 색으로 통일하여, 여러 색 캔버스를 연결해 색동 큐브의 느낌을 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소재와 조형, 표현과 기법에서 새로운 도전을 예고한 이 작가는, 앞으로도 여유와 기쁨을 함축한 밝은 작품을 추구하는 것만큼은 변치 않을 것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도시여행 22.5x15.5cm acrylic on canvas 2017

“Sparrows and rainbow-striped Korean garment are the theme of my works”
Artist Lee Mi-kyung

Artist Lee Mi-kyung is most famous for her works themed on sparrows and the colors of rainbow-striped Korean garment. She graduated from Sungshin Women's University College of Art and displayed her works in a number of exhibitions home and abroad including Seoul Arts Center, Seoul Art Show, Hyōgo Prefecture Gallery (Japan), World Art Fair (Dubai) and art fairs held in Hong Kong and Singapore. Bringing ‘rest(休)’ to the center of her works, Lee used sparrows as the tool of joy to remind people of their neighbors and friends living around us who are regarded as insignificant. The cities and people in her works seem heavy and light at the same time but they are directing towards one goal: comfort. The traditional girl´s jacket with sleeves of multicolored stripes for Lee symbolizes a variety of people in our society and the sparrows, flowers, trees, sky, clouds, rooftops and electric power lines overhead raise nostalgia. Lee puts the sparrow on the line for a rest and observation in a rather abstract layout of the canvas. The sparrow in <Dreaming City>, in particular, is metaphor for the people and their travel, love and contemplation in life and Lee expressed it by contrasting the night and day in black and white to create a strong impression. <Choir of Spring>, on the other hand, enlivened the feeling of the season through cherry blossom and the greens while <Song of Summer> delivered her lyricism. Dividing the borders on canvas for Lee is very important to contrast each different color but the background and the objects sometimes merge for free flow and co-existence. In her work <Rest – Joy of Happiness>, Lee used enlarged sparrow as well as dark tone and thick volume to realize 3 dimensional effect of the sunflower. Lee shifts her ideas onto canvas on a whim but is careful to use oils for realistic expression of the sparrow and acrylic for fast drying. Appreciating her works, you might get confused whether they are western style or oriental. Yet the charm of her works lies there like the viewers at an exhibition held at Conrad Hotel in Hong Kong felt the same empathy. Currently, Lee is busy preparing her solo exhibition in Heyri Art Valley, Paju late this year and also an art fair in Singapore with her plan to create a large colored cube work this time by attaching small canvases.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


정재헌 기자  jjh052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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