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도예 공방 이우엽 도예명장/작가

콜렉터들이 가장 탐내는 고려상감청자들은 태토의 겉면을 새긴 홈에 금박이나 색토를 메워 유약을 바르고 소성하는 기법으로 탄생한다. 이 기법들은 염료 유약으로 그리는 방식과 다른 깊이의 섬세한 우아함을 지닌 상감을 만들어내는데, 이를 역발상으로 접근해 색토를 메우는 대신 먼저 색토를 바르고 시작하는 독특한 상감기법을 만든 이가 바로 우도예 공방을 운영하는 도예명장 이우엽 작가다. 창조에 대한 오랜 고민과 숙련된 기술로 탄생해, 작품에서 생활용품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창조한 이중상감의 달인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

머스크멜론의 화이트네트를 닮은 음각 상감 기법을 개발해 전북을 상징하는 도예가로
단국대 대학원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도자로 전향해 완주의 도예 작업장에서 10여 년 간 도예를 배운 도예명장 이우엽 작가. 그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2인자를 추구하지 않는 예술가의 열망 속에서 ‘이중 상감’이라고 불리는 독특한 상감 기술을 착안해 장인정신의 새로운 일면을 보여주고 있다. 여느 도예 작가들처럼 혼신을 다해 만들어도 단 한 부분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 없이 폐기하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백자나 분청상감의 전통적 미학을 추구하며 원의 선과 형태나 유약의 종류에 주로 몰두하는 작가들과 달리 이 작가는 조각의 기법을 응용해 흑화장토와 백화장토의 색상차를 이용한 이중상감을 만들고 있다. 새로운 기법을 고심하던 어느 날, 동료와 술을 한 잔 하다 매장을 돌며 멜론을 판매하는 상인을 본 이 작가는 머스크멜론의 화이트네트 껍질에서 기하학적인 무늬의 음각 상감을 떠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수많은 도전 끝에 완성한 음각 상감은 태토의 내부가 되는 도자기형에 흑화장토를 바르고, 그 위에 백화장토를 5mm내외의 두께로 바른 뒤 2-3일간 습기와 볕이 들지 않는 곳에서 말린 다음 백화장토 위에 밑그림을 그려 조각도로 새기는 기법이다. 이렇게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우연하게 떠올린 기법이지만, 이 작가가 작품 하나를 새기고 소성하기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린다고 할 만큼 세밀한 작업이다. 서양의 곡선과 직선이 크랙에서 겹겹이 만난 삼각과 사각 격자(네트) 무늬가 동양의 도자기 표면에서 조화를 이룬 이 작가의 이중상감 도자기들은, “도예에 입문할 무렵부터 이중섭·박수근·천경자 작가처럼 작품 하나로도 작가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표작을 만들고 싶었다”는 이 작가의 깊은 바람에 근접할 만큼 개성이 넘친다. 2005년 경 전주 아중리에 우도예 공방을 차린 이 작가는 전북공예품대전의 동상, 장려상, 특선을 수상하고 온고을 미술대전에 입상하며 전북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호리병, 막사발, 접시, 항아리, 주전자 등 다양한 도자 제품을 만드는 한편 색장토들의 강렬한 색상차를 이용한 그라데이션 상감을 추구하는 등 새로운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우공이산, 온고지신의 정신을 담아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국내외 애호가들을 만날 예정
이중상감으로 도자를 만든 지 10년이 지났으며 20점을 만드는 데 평균 3년 이상이 걸릴 정도지만, 공들인 만큼 아름다운 작품임에 보람을 느낀다는 이 작가는 이들 음각 이중상감 작품들을 소개하기 위해 첫 개인전을 2012년 6월 전북 전주 한옥마을 공예품전시관 기획관에서 열어 큰 호응을 얻었다. 그 외에도 2회전인 에피소드 초대전을 개최하고, 부산과 남해의 도예 초대전을 비롯해 30여 회의 단체전에 참가하며 대학 강사, 초중고교 강사를 거쳐, 그리고 최근에는 문화센터 강사로 활동하는 이 작가는 도예 문화를 계승하고 대중성을 확보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작가는 한국 예술가들의 상황에 대해, 한국에서 문화예술은 국가 경제가 흥할 때는 뒤따라 흥할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어려울 때는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분야라고 말한다. 그래서 도예 역시 전업 작가가 드물 만큼 고독하고 힘든 작업이지만, 이 작가가 이러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보는 이유는 도예가 관상용 예술품부터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까지 두루 만들 수 있는 예술 장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가는 웰빙과 힐링이 전통 관광지에서도 붐을 이룰 무렵, 전주한옥마을 맛집을 위해 친환경 소재로 초고온에서 소성된 찬기와 도기를 만들기도 했다. 이 작가가 이중상감을 만든 뒤부터 각별히 신경 쓰는 것은 문양, 형태, 색의 표현이다. 또한 처음부터 특정한 형태나 모양에 애착을 갖고 시작하기보다는, 이러한 자신의 정체성을 충족시키고 잘 드러내는 작품이 완성될 때마다 큰 애착과 만족감을 느낀다고 한다. 수제로 제작하는 도자기는 동시에 같은 상감 기법과 형태로 제작한다 해도, 100% 똑같이 만들 수 없기에 기성 제품과는 다른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렇기에 이 작가는 의도치 않게 소성 과정에서 색상이 번져 나와 그라데이션처럼 보이는 기법을 더욱 심화시키려고 노력 중이라고 한다. 앞으로도 음각 상감을 추구하며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라는 이 작가는 도예 작가들도 해외전을 준비하는 경향이 많아,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작품을 더 많이 만들어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맑은 백색과 비취색 대신 다양한 색과 정교함을 추구하는 이 작가는 먼 훗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작품에서 색과 빛, 선에서 ‘이우엽’이라는 이름을 떠올릴 수 있을 때까지 정진할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Double Inlaid Technique is the secret of my ceramic works” 
Lee Woo-yup, Director of Woodoye Workshop

Master ceramist Lee Woo-yup is famous for his reversed ceramic making method: ‘paint cinnamon soil first’; the common method of making Goryeo Inlaid Celadon is ‘groove first’. Lee majored in design at Dankook University Graduate School. He turned his career to ceramic art thereafter and trained himself hard for 10 years at a workshop in Wanju County. He developed the unique ‘Double Inlaid Technique’ on which he realized the perfection he desired. Like many ceramists, Lee breaks away the work with even a minute fault but makes himself different from others by using sculpting technique and the color variance between black and white clays. The inspiration came when he was hanging around with his friend and saw a market merchant selling melons. The geometric patterns of the fruit captivated his eye and he applied it to his inlaid design through this process: plastering black clay – plastering white clay in 5mm thickness – drying in shade for 2 to 3 days – drawing the patterns – carving the patterns; the process normally takes at least a month. The cobweb-like patterns make a harmony on the surface of oriental double inlaid ceramics is unique and beautiful, says Lee. “I wanted to make my own technique and style so that people could recognize my works like they recognize the works of Lee Jung-seob, Park Su-geun and Chun Gyeong-ja.” Lee opened Woodoye Workshop in Ajung-ri, Jeonju City in 2005. He has won bronze, participation and special selection prizes at the Grand Exhibition of Jeonbuk Craftwork and displayed his work in the Ongoeul Art Exhibition. The scope of his works covers from gourd bottles and bowls to plates, jars and kettles. His first solo exhibition held at Jeonju Craftwork Exhibition Center in June 2012 attracted a great attention from visitors and he passionately promoted the excellence of his works through more than 30 group and invitational exhibitions thereafter. Apart from his career as a ceramic artist, Lee has been giving lectures at schools and universities as well as local cultural centers with a hope to foster talented potters and ceramic artists. He points out the fact that a ceramic work can be art but it can also be used in daily life. For this reason, he produces eco-friendly potteries for restaurants in Jeonju Hanok Village on a regular basis. Lee gives a considerable amount of time to realize the patterns, shapes, colors and gradation effect he desired and he is determined to deepen the technique for the next exhibition. When asked about the future plan, Lee said that he hoped to have an overseas exhibition in near future.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