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숙 화가

<특집 / 평창동계올림픽과 함께 하는  김은숙 화가>

행복 - 묻는다. 나에게 그림이란 잃어버린 행복(幸福)이다. 물 그리고 빛이 만나 오색 빛으로 합창하는 지금, 이 시간들이 좋다. 소망이 있다면 작품에 대한 고민과 열정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쉼표가 되어 함께하는 따뜻한 사람들 틈에서 새로운 비상이 되길 꿈꾼다. <작가노트 중에서>  

수채화로 빚어낸 ‘따뜻한 마음과 행복한 시간’. 

김은숙 화가는 넉넉한 물맛과 투명함으로 표현하는 수채화의 장점을 잘 살려 행복한 삶을 펼쳐 보이는 작가다. 김 작가의 대표작인 <따뜻한 마음과 행복한 시간>은 친구 집에 가던 길에 마주친 한 집의 정원을 담아낸 것이다. 마을의 수많은 집 가운데 유일하게 정성껏 가꿔진 집 앞에 활짝 핀 꽃들을 본 작가의 머릿속엔 집주인의 정성과 땀, 그리고 그 꽃과 함께 자랐을 다양한 추억들이 펼쳐졌다고 한다. 종류도 다르고 피어난 시기도 다른 꽃들이 서로 잘 어우러져있는 모습 자체가 그림이었다고 했다. 이 작품은 그때 느꼈던 따뜻한 마음과 꽃과 함께 했던 사람들의 행복한 시간을 생각하며 그린 것이다. “나는 아름다운 정원을 꿈꾼다. 다행히도 집 앞에는 따뜻한 햇살을 여유롭게 느낄 수 있는 작은 정원이 있다. 직접 가꾸는 꽃들과 나무 앞에서 이웃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가끔은 그림 그릴 소재를 찾아 나만의 화실이 되기도 하는 소중한 정원이다. 나에게 꽃이란 그림의 소재이자 대화를 피워내는 소재이며, 추억들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런 심정을 이해하듯 김 작가의 그림을 본 이들은 한결같이 “그림에 쓰인 색감이 따뜻하고, 행복을 나누는 그림 같아 좋다. 그림 속에 따뜻한 마음이 잘 드러나 있고, 각 작품의 소재와 스토리가 있어 참 좋다” 고 평을 한다. 김 작가는 작품을 할 때면 “사물의 디테일한 묘사 보다는 직관에 의존해 표현하고자 하는 전체를 구상하는 것에 집중 한다” 면서 “꼭 기억 할 것은 그림 시작에 앞서 감각을 찌르고 들어오는 감성과 자극에 집중하며, 붓질에 있어 획의 투명함과 깊이를 중요시해 작업 한다” 고 설명했다.  

아름다운 빛과 색채의 감동을 선사하는 작품들. 

이런 집중력과 깊이로 완성된 작가의 작품들은 스토리가 곁들여져 행복함을 더욱 안겨준다. 가령 <어울림의 축제>작품이라면, 모네만의 차분한 빛과 색채로 편안하고 고요하게 사색을 하도록 만든다. 이 작품은 모네의 작품에서 느껴지는 아름다운 빛과 색채의 감동을 재해석해 편안함과 고요함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다. <설렘의 이중주>는 작가가 군 입대한 아들의 면회를 가는 길에 마치 위로 해주듯 길게 늘어 선 페츄니아 꽃들을 그린 것이다. 물 번짐을 이용해 주변의 사물과 멀어져가는 곳은 물과 함께 흐르도록 유도하는 한편, 꽃 고유의 색을 중심으로 주변 배경과 연결시켜 전체적인 느낌을 형성하였다. 자동차 백미러로 바라본 모습은 현실적이지만, 직접 바라본 꽃모습은 꽃과 주변의 경계를 모호하게 표현해 당시의 서로 다른 감정을 표현한 것이다. <머물고 싶어라>는 여행길에서 만난 포근한 집이다. 정성들인 엄마 손길이 들어간 빨래들이 바람에 날려 춤추며 눈부신 오후에 개구쟁이 아이들이 뛰놀고, 정답게 모여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정성껏 만든 간식을 먹고 있을 것만 같은 포근한 집을 떠올리며 작가도 그들과 함께 머물고 싶었다고 한다. 가을빚 물들어가는 길목에 눈에 띄는 색감들의 옷들은 한 폭의 그림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무성한 풀들을 표현하기 위해 물의 농도가 많은 붓질로 거친 느낌을 배재하고 그라데이션 효과를 냄으로써 움직이는 갈대가 가을빛으로 물든 듯 표현했다. <우아한 미소>는 허름한 기와집 모퉁이에 피어난 맨드라미꽃이다. 보고 있으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핑크빛이 도는 키 작은 예쁜 꽃으로 작가가 다른 배경은 모두 배제하고 기억 속에 남은 맨드라미 꽃과 빛을 화지에 화려하게 물들였다. 꽃의 디테일한 부분에 신경 쓰지 않고 꽃의 느낌만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배경은 여백을 남기고 물 번짐을 통해 빛이 화사하게 내리는 모습을 추상적으로 표현하였다. <봄이 오는 소리>는 어느 봄날, 따뜻한 햇살이 발코니에 비칠 때 예쁜 꽃들 위로 아지랑이가 아른거리고 있는 모습이다. 파란 하늘 아래에 놓여있는 분홍색 꽃으로 꽃 주변의 그림자, 공기가 모두 하늘과 같은 색처럼 파랗게 표현했고, 강한 햇빛이 드리워져 눈이 부신 꽃잎들은 꽃의 색이 아닌 빛의 모습 그대로 남겨 놓은 것이다. <살아가는 이유>는 집 앞의 오래된 홍목련을 화폭에 담은 것이다. 추운 겨울을 잘 이겨내고 해가 바 뀔 때 꽃망울이 피어오르고 활짝 피어 인사하던 마음속의 목련을 담았다. 배경은 주변의 색을 간소화 하고 형체 없이 표현하였다. 적절한 타이밍에 분무기로 분사해 모호하게 표현하고 뒷 배경에 깊은 맛을 더했다. <풍요로운 미소>는 가을이 되면 잘 열린 대봉 감을 수확하고, 함께 사는 사람들과 많지 않지만 나눠 먹기도 한다. 오렌지 빛깔로 물든 이 작품은 첫 수확의 의미를 담기도 하며, 나눔의 기쁨을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감의 따뜻한 오렌지 색감을 작가가 오랜 시간 동안 받아온 햇살의 색인 듯이 표현하였다.  

무의식의 일상에서 감성을 자극하는 수채화에 매료.
“투명함과 깊이를 중요시하는 작업을 하고자 한다”

김 작가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많은 시간을 기다리며 보내왔지만, 이제는 서로가 홀로서기에 바쁘다. 그렇게 홀로서기를 재촉 하던 중 낙서 같은 스케치로 작은 즐거움을 맛보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가족들 지지와 그림 시작에 연결고리가 되어주신 높은 스승님의 가르침과 격려로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 그림을 그리면서 내면에 숨어있던 상처들이 스믈스믈 올라오는 것을 알았고, 그림을 그리면서 어느새 상처받은 마음이 위로가 되었으며, 치료받으며 힐링하는 시간이 되었다. 이러한 감정으로 그린 그림들은 곧 나의 행복이며, 가족의 진정한 행복이다.”고 말했다. 또한 그녀는 “그림은 내가 삶과 의사소통 하는 표현 방식인데, 수채화는 이를 낭만적으로 승화시킨다. 자연과 교감하며 나타나는 무의식을 화지 위에 옮기며, 나의 감성을 표현하기에 자유로운 소통의 수단이다.”고 수채화의 좋은 점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어떠한 대상을 보면, 겉모습에 먼저 매료되지만, 그 뒤에 느껴지는 감정에 더 집중하고자 한다. 말할 수 없는 꽃이나 식물과 같은 대상이 나에게 하고 있는 말을 나의 방식대로 표현하고 싶다” 며 작품 철학도 내비쳤다. 그동안 부스전 등 단체전에 수차례 참여를 했던 김 작가는 “전시에 참여하며 겪은 경험은 또 다른 활력제이다. 규모와 관계없이 느슨했던 작업에 또 다른 동기부여가 되었고, 남았던 아쉬움들은 다음 전시를 위한 좋은 미감을 얻고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어릴 적 쏟아지는 밤하늘을 생각하며 작품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을 떠올리며 <빈센트 반 고흐>를 좋아한다고 했다. 그녀는 최근 들어 건강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몸이 건강하지 못하면 마음도 아프기 마련인데, 그럴수록 그림으로 나의 마음을 치유하고,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는 작가가 되고 싶다” 며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 김 작가가 쾌유해서 행복한 작품을 오래도록 이어가도록 따뜻한 마음으로 기원해 본다. 

▲ 따뜻한 마음과 행복한 시간 53.0x45.5cm

“Delivering happiness with the transparent charm of watercolor”
Artist Kim Eun-suk

Painting for me is a lost happiness. I like the time I indulge in painting where water, light and colors sing together in harmony. It is bliss if added wishes of people into the work. – Artist’s note - 

Kim is a watercolor artist. In her work <Warm Heart and Happy Time>, she shifted a garden of a house she saw passing by. The garden had full of flowers and she was impressed by the effort that might have poured into by the owner of the house. “I also have my own garden where I invite my neighbors for a chat or I just concentrate on my work. Flowers for me are a subject of my work and a medium to remind old memories” says Kim. Those who saw the works of Kim voiced together “The colors are warm and the images are joyous. There seems to be story untangled by the artist’s warm heart.” According to Kim, she gives more of her energy in mapping the whole picture rather than focusing on the details; but it is important to catch the emotion when grabbing the brush and make sure the transparency and depth of each stroke. <Feast of Harmony> delivers Monet’s calm light and color while <Thrill of Duet> delivers the beauty of petunia on the way to see her soldier son. The spread of the water flows naturally with the objects on the edge and the colors are laid in link of the background centered at the natural colors of flowers. <Wish to Stay> is about a house she met on a trip on a day in autumn with emphasized gradation on reeds. <Graceful Smile> depicts cockscomb blooming at the corner of a worn-out tile-roofed house. She focused on the feel of the flower rather than the detail and the images appeared in a form of abstract. <Greeting Spring Sound> shifts flowers in the balcony on a warm spring day. The pink flowers are contrasted with the blue sky expressed in strong light. <Reason of Being> is red magnolia with background in simple color and formless. Kim used spray to liven up the ambiguousness. <Rich Smile> delivers the joy of harvest in autumn in orange color. “My family always gave me unsparing support and my teacher encouraged me to keep carrying on. I felt the wounds in my heart while I paint but the wounds healed themselves. Painting for me is a means to communication with my life and watercolor is a good means to sublimate the communication. And I listen to what plants and flowers say and deliver it onto canvas through my interpretation.” Kim added that she likes Vincent Van Gogh and his work <Starry Night Over the Rhône>.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