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수경 화가

물기를 머금은 꽃봉오리, 화폭 안에서 활짝 피어나다
홍수경 작가의 작품은 주로 정물화, 그 중에서도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들을 그리고 있다. 집안의 정원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꽃뿐만 아니라 자연 속에서 흐드러지게 피어난 다양한 꽃의 풍경을 통해 삶의 진리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녀의 작품인 <난분분>(亂紛紛)은 분홍 벚꽃이 잔뜩 피어있는 나무 아래 자전거 한 대가 비스듬히 기대어 있고 바구니 안에 역시 분홍빛의 꽃다발이 한가득 들어있는 풍경을 통해, 꽃이 휘날리는 곳에서 첫사랑을 기다리는 것과 같은 느낌을 담아 완성되었다. 또한 가장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꽃과 버선’ 연작 중 <고운 님 오시는 길>은 색색의 접시꽃과 나비, 벽에 걸린 버선 등을 섬세하게 배치하여 어린 시절 집 앞마당 장독대 옆에서 흔히 보았던 풍경을 화폭 안에 재현해 과거를 반추하게 하며 마음 깊은 곳에 간직되어 있는 추억을 소환한다. 또한 <꽃에 취하다>라는 작품은 수국이 흐드러지게 핀 곳에서 소녀가 꽃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꽃에 취한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뿐 아니다. 그녀의 작품에서는 또 하나의 변화가 있었다. 지금까지 홍 작가가 그려냈던 꽃들은 대부분 수채화의 전통에 매우 밀접하게 닿아있는 작품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꽃 한 송이 한 송이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색의 농담(農談)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2년 사이의 작품들에서는 이러한 색감이 더욱 짙고 선명하게 변화하였음은 물론이거니와 프레임 자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마치 족자처럼 세로로 긴 형태를 택한 홍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 미학의 순수를 다시 재현하고자 하는 미학적 선택이었다.

삶에 대한 물음표에서 만나게 된 미술이 평생의 길로
... 맑으면서 힘 있는 작품으로 연이어 호평 받아.
본래 국어국문학을 전공했으며 미술과는 거리가 멀었던 그녀는 대학 졸업 후 결혼하고 아이와 함께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에게도 큰 의문이 돌아왔다. 바로 ‘내 인생은 이것이 전부인가’ 하는 물음이었다. 어찌 보면 이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었을지 모른다. 누구나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순간이 생기기 마련인데, 자신이 꿈꿔왔던 또는 막연하게 그려왔던 인생과 자신의 현재가 너무나 큰 괴리를 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우연히 아는 언니의 그림을 보게 된 홍 작가는 ‘그림을 하고 싶다’는 강렬한 열망에 휩싸였다. 그렇게 언니의 소개로 만나게 된 선생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받고 붓을 잡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20년이 지났다고 하니 그가 가졌던 열정의 크기를 익히 짐작할 만하다. 그렇게 처음 시작한 것은 유화였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답답함과 풀리지 않는 숙제가 있었다. 자신의 작품세계를 표현하기에 유화가 가장 알맞은 방법인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그 때부터 홍 작가는 수채화 작가 김영란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거듭 청해 그림의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데생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 홍 작가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 저 자신의 세계를 더욱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단지 그림뿐만이 아니라 사람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스스로 무엇을 표현하고 싶은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지금도 선생님께는 감사한 마음이다”라며 당시를 회고했다. 홍 작가는 그 때부터 지금까지 수채화만을 파고들고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수채화란 이렇게 맑게 그리는 것” 이라는 칭찬을 들을 정도로 그녀의 작품 안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청아함과 고아한 매력이 엿보인다. 그뿐 아니다.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아트페어에서 그녀의 수채화를 본 어느 수녀님은 “여기는 가장 행복한 방이네요. 미소가 절로 나오는 방입니다” 라며 작품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아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전해주었다고 한다. 홍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사랑하는 것만큼 작품을 만들기 위해 보내는 모든 것을 사랑한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한 번 자리에 앉으면 5~6시간을 보내기가 일쑤라는 홍 작가는 미술 자체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다.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일반여행객은 안 가보는 미술관을 둘러보고 오는 것을 하나의 일과로 삼았다. 그녀는 “2013년에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나 휘트니미술관 등에서 전시 중인 세계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나는 기회를 가졌다. 그들의 작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니 다시금 그림에 대한 애정이 샘솟고,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때까지 정진 해야겠다는 소망이 생겼다” 고 말했다.

미술치료사 자격증 취득하고 그림으로 마음 위로
...작품 통해 ‘해피 바이러스’ 전파하는 데 앞장서
홍 작가는 작업을 하면서 그림을 이용한 치료를 공부하기 시작해 4년 전에는 미술심리치료사 자격증을 따고 마음에 아픔을 지닌 사람들을 그림으로 위로해 주고 있다. 그녀는 “그림에는 쉽게 형언할 수 없는 어떠한 힘이 존재하고 있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메시지를 통해 미술을 통한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게 되는 것이다. 보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을 소명으로 삼아 현재까지 이어온 길에 단 한 순간의 후회도 없다” 고 말했다. 홍 작가는 성남시 각 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청소년수련관에서 자원봉사를 하는 한편 각지의 경로당을 찾아 행사에 참여하는 등 어르신들의 마음을 치료하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눈빛과 정의 민족” 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말로 옮겨내기 어려운 감정들을 느끼며 행복을 얻는 것을 가장 첫 번째 계획으로 꼽았다. 이를 위해 올해 5월 23일에는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개최하는 개인전과 단체전 등에 활발히 참여하여 자신의 작품들을 대중 앞에 더 많이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그녀는 오랫동안 미술계에 몸담으며 느꼈던 것도 조심스레 풀어냈다. 그녀는 “해외 작가들의 경우는 계파나 학벌, 개인의 프로필 등을 많이 따지지 않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런 부분이 강하게 남아있다. 학교는 어디를 나왔나, 이 사람에게 투자를 했을 때 어느 정도가 나올 것이냐 등의 비즈니스적인 문제를 먼저 따진다. 미술의 진정한 가치는 그런 것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식으로 느끼면 좋겠고, 우리나라 미술계가 이런 점을 넘어 더욱 부흥하기를 바란다” 는 강한 의지를 피력 했다. 

▲ 고운 님 오시는 길. 162.2X97.0cm.수채화

“I wish to deliver happy virus to people with my flower-themed works”
Artist Hong Soo-kyong

Many of Hong’s works are themed on flowers. In her work <Nanbunbun>, she poured her piece of a first love sentiment in spring by leaning a bicycle with a pinky bunch of flowers in the basket on a cherry blossom tree. <The Road for Lover>, on the other hand, she delicately placed hollyhocks, butterflies and Korean socks in order to call back childhood memory dormant deep down in our heart for a long time, while <Drunken by Flowers> delivers a scene that a girl watches hydrangeas who seems to be drunken by the flowers. Hong majored in Korean literature and led rather a normal married life like many others after leaving the university. Then a doubt arose in her whether that was it all she could have in life and she felt a sudden surge of passion in painting after seeing some of the pictures of her acquaintance. The latter introduced Hong to an art teacher and she has never put down the brush for the last 20 years ever since. She started with oil painting and then moved onto watercolor on the occasion of meeting watercolor artist Kim Young-ran. “I learned not only the skills needed for art but I deepened my understanding about people and what I really wanted to express” said Hong in retrospect. The meeting was the turning point for Hong to be a watercolor artist. She once displayed her watercolor at the Grand Ambassador Hotel Art Fair and a nun said by watching the work “This is the happiest room. The room makes me smile.” Hong spends 5 to 6 hours once taking the brush and regularly travels overseas to visit galleries and museums big or small in order to widen her eye. Meanwhile, she obtained an art psychotherapy instructor’s certificate 4 years ago. “There is unexplainable power in paintings. I think it is the power that spreads happy virus to people. Naturally, my works are themed on delivering this happy virus.” For this, she is making herself busy preparing for her solo exhibition which will be held at Kyung-in Museum of Fine Art in Insa-dong, Seoul from 23 May this year and also is planning to participate in as many group exhibitions as possible in order to deliver happy virus to more people. May is the month for all flowers bursting out their beauty and grace to the world. If you feel like you want to take part in that feast of flowers this spring, it might be a good idea also to pay a visit to Hong’s solo exhibition. Note: <Power Korea> “rewrites” the Korean article in English “concisely” for native English speakers and staff of foreign missions i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