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하고 고풍스러운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을 어우르는 작품을

매듭과 접목한 생활서각 작품 추구해 안정희 기자l승인2017.10.20l수정2017.10.20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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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천(松泉) 오정분 서각작가

글씨로 만들어지는 예술에는 다양한 분야가 있다. 화선지에 먹으로 글씨를 그려내 고풍스러운 멋을 전달하는 서예나, 작가의 개성이 돋보이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미학을 강조한 캘리그래피(calligraphy)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나무에 글씨를 입체적으로 새겨, 보는 방향에 따라 색다른 매력을 발산하는 서각 역시 미술 분야에서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러한 서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통의 미학을 엄격하게 지켜나가는 전통서각과, 서체와 색채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현대서각으로 갈라져 나오게 되었다. 송천(松泉) 오정분 서각작가는 자신만의 길을 닦아가며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을 어우르는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교사로서 만난 서각의 길, 현재에 이르러
송천(松泉) 오정분 작가에게 서각이 찾아온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였다. 대학 졸업 후 인천에서 교사로 일하다가 교사 연수에서 만난 동료 분이 서각 작품이 들어있는 도록을 보여주며 “선생님도 한 번 해보시라”는 권유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당연히 나무를 깎는 법이나 글씨를 쓰는 법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기에 스스로 첫 작품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다. 그 때 서각을 소개해준 동료 교사가 글씨를 직접 써서 오 작가에게 한 번 만들어보라고 보낸 것이 그녀의 첫 작품으로 탄생했다. 나무를 사용하지 않고 지점토를 바탕으로 한지를 대여섯 겹 덧붙여 색칠한 첫 작품은 매우 고풍스러운 멋이 있었고 만들기도 편해 자연히 그녀를 서각의 길로 인도하게 되었다고 한다.
본인이 표현하기로 손글씨가 그리 좋지 않아 글씨를 쓰는 것에는 재미를 느끼지 못했고, 당연히 서예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그녀가 현재는 서각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학교 다닐 때도 그리기에 소질이 없던 학생이 지금은 현역 작가로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면 많은 분들이 놀라십니다. 스스로 글씨를 잘 쓰지도 못해 예전에 서예 기초를 배우면서 한글 서예를 하다가 그만둔 적이 있는데, 그것이 작가로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보니 나름의 밑바탕이 되는 것을 느끼고 사람의 앞일은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새삼 느꼈습니다. 아마 그때부터 계속 글씨를 썼더라면 지금은 더 훌륭한 작가가 되어있지 않았을까요? 무엇을 하던 오랜 세월 꾸준히 끝까지 해야겠다는 것도 알았답니다."

화려함을 덜어낸 은은한 멋 돋보여
매듭, 찻상 등에 접목한 생활서각 추구

오 작가는 그 때부터 서각의 길로 들어섰다. 그녀의 스승님은 당시 우연한 만남으로 그녀를 서각의 길로 인도해준 늘샘 박종각 선생님이었다. 현대서각은 다양한 글씨체와 내용, 또 색채를 자유롭게 입히는 형식이 두드러져 전통서각에 비해서는 자유롭고 창의적이라 할 수 있다. 처음 작품에 입문하면서 자연스럽게 현대서각의 길로 들어선 그녀는 현대서각 중에서도 담백하고 고풍스러운 멋을 추구하며 서서히 지역에서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2005년 제6회 인천광역시미술전람회 입선을 시작으로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서서히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오 작가의 작품에서는 화려함을 덜어낸 은은한 멋이 돋보인다. 대다수의 작품들에서 보이는 하늘빛과 분홍빛, 붉은빛의 어우러짐은 과도한 색채를 부여하지 않고서도 고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뚜렷함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확고히 해나간 결과 전국대회에서 큰 상은 못 받았지만 지난 2015년 제12회 인천광역시 서각대전 우수상과 인천광역시의회의장상을 수상하며 더욱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녀의 작품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서각 작품의 경계를 확장해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예전부터 자수와 매듭 등 손으로 하는 취미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던 오 작가는 자신의 작품 안에서 한국의 미가 돋보이는 요소들을 배합해 생활 속에서 더욱 친근하게 느낄 수 있고 항상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녀는 "저의 작품들은 생활서각을 추구합니다. 대부분의 서각 작가들이 벽걸이형의 작품 이나 입체작품을 많이 만드시지만 저는 다양한 방법으로 생활 속에 서각의 미학을 녹여내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각을 전통매듭으로 끼운 노리개나 벽걸이, 소금 스탠드에  새겨 불을 켜면 글씨가 비치는 작품, 찻상에 각을 한 작품  등입니다“ 라고 언급했다.

지역봉사 참여하며 아이들에게 꿈과 행복 전해
정년퇴임 후 강원도로 삶의 터전을 옮긴 오 작가는 지역에서 활발한 나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교사 시절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자신이 처음 경험했던 것처럼 지점토로 서각 하는 법을 알려주던 그녀는, 퇴임 후 에도 여전히 아이들에게 행복을 전파하고 있다. 그녀는 현재 강원도에서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활동을 하고 있다. 안동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진행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활동은 우리의 옛 이야기와 선현(先賢)들의 미담을 통해 유아들의 올바른 인성과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전국에 걸쳐 2천여명 이상이 활동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방문하여 자라나는 미래의 꿈인 아이들에게 우리의 고전 및 선현의 이야기를 전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여건이 마련된다면 지역 내에서 서각을 함께 하는 동호인들에게 도움을 주며 오랜 세월이 지나 자신의 첫 개인전(서각과 전통매듭의 조화)을 개최하게 될 날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 그녀는 지금도 자신의 꿈을 작품으로 또 글로 서서히 표현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를 밝혀가는 작가의 앞날에 서광이 비추기를 기대해 본다.

   
 

[Art] Seogak artist Oh Jung-boon (nickname: Songchun)
Combining tradition and modernity with knots

“Seogak came to me by chance”
Oh came to know about seogak by chance; he went to a teacher’s training and met a teacher who showed her ‘seogak’ – wood letter carving. The teacher, Park Jong-gak (nickname: Neulsam), later wrote words for Oh and she made her first seogak work by using Korean paper-layered clay and it created archaic charm. It is notable that she did not have any interest in calligraphy yet she pioneered her own way and created unique seogak works. “People around me get surprised when they hear I’m a seogak artist because they knew I didn’t have any talent of drawing when I was a student. However, I learned Korean calligraphy a little and it helped me a lot to do seogak. If I kept carrying on the writing, I guess I would have been far better than now as a seogak artist today. So I realized that one must have tenacity whatever one does” said Oh in retrospect.  

Delicate charm instead of splendid colors
Oh pays attention to knots and tea table

Modern seogak is relatively more creative and has more freedom in terms of font type and colors. Oh naturally started with modern seogak and has built her preference of delicate charm instead of splendid colors. It was at The 6th Incheon Metropolitan Art Exhibition 2005 that one of Oh’ works was selected and she officially made her debut in the Korean seogak world. She expertly used blue, pink and red in harmony without excessive colors. Having pushed forward her creative zeal, she won the runner-up prize and also the Incheon Metropolitan Council prize at The 12th Incheon Metropolitan Seogak Competition 2015. Oh’s style is praised for expanding the border of seogak and she made the most of her themes in knots and embroidery which have been her long time hobbies. “I focus on daily seogak. So I give diversity, over the common wall-hanging or three dimensional, such as the traditional knots, ornaments and salt stand-inspired works that reflect the words when the light is turned on or carving letters on a tea table.” 

Social contribution and teaching children
After retirement, Oh moved to Gwanwon Province and is teaching children the clay art by making the most of her experience when she was a child. She also actively engages herself in ‘Beautiful Storytelling Grandma’ hosted by The Advanced Center for Korean Studies Andong. The program tells virtuous stories for children to promote humanity and ego-identity. More than 2,000 children are participating in the program nationwide and the program also makes a visit to kindergartens and nurseries so that more children can benefit from the stories. When asked about her future plan, she said that she would like to support her local seogak artists and hold her solo exhibition themed on ‘harmony of seogak and knots’ in near future.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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