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는 획을 따라 더해지는 새김의 멋

20여년 서예와 서각의 외길 걸어 안정희 기자l승인2017.09.12l수정2017.09.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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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루 고정순 서각작가

서예를 시작하고 서예의 맛을 알아갈 즈음 자연스럽게 서각과 연결이 되었다. 서각은 서예와 다른 힘으로 나의 영혼을 흔들어 놓았다. 망치를 잡으면 망치 끝으로 전해지는 묵직한 에너지가 각을 할 수 있게 힘을 준다. 왼손에는 칼을 잡고 글씨 형태에 따라 멋지게 운전을 하고, 오른손의 망치는 길게 또는 짧게 치면서 몸의 리듬에 맡겨두고 나무와 하나 되어 시간의 흐름을 잊어버린다. 지리적으로 자연과 함께하는 곳에 있어서 누구나 서각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문화센터에 강좌를 개설하였다. 지금은 주민들과 더불어 신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제는 지역을 넘어 넓은 세계로 나의 작품을 던지고자 한다. 
(작가노트 중에서)

20여년 서예와 서각의 외길, 독특한 매력 선보여
한글 소재로 한 현대 서각 작품으로 주목

고정순 작가는 현재까지 20년 이상 서각의 길을 걸으며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리고 있다. 어린 시절 학교에서 배운 서예교실을 통해 선생님의 칭찬을 받았던 그녀는 어느덧 결혼을 하고 살림을 하는 주부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마음속에 담고 있던 꿈을 잊지 못했던 그녀는 현재 고인이 되셨으며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서각 3인전을 개최하기도 한 현대서각의 시조, 송헌 안민관 선생님의 가르침을 받고 서예와 서각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아루(娥壘) 고정순 작가의 호를 들여다보면 ‘아름다울 아(娥)’자에 ‘보루 루(壘)’자를 더한 그녀의 호는 마치 서각의 길로 들어서게 된 운명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자 여(女)’자에 ‘밭 전(田)’자 세 개, 그리고 ‘흙 토(土)’자가 모두 들어있는 그녀의 호는 마치 자연을 벗 삼아 나무에 글씨를 새겨오고 있는 현재 상황과도 맞닿는 면이 있다.
고 작가는 특히 한글 서예를 좋아하고, 서예를 배울 때도 한글 서예를 먼저 했다고 한다. 또한, “우리 문자인 한글은 몸에 스며들어있어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고 다양한 변화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궁서체를 대할 때는 고전의 시대로 들어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으며, 현대 서예를 표현할 때에는 묵직함과 스피드를 즐길 수 있어 한글 서예에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고 작가만의 색깔과 독특한 글씨체 그리고 한글이 가진 고유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여 구성 작업에 중점을 둔 그녀의 작품은 그 자체로 대단한 매력을 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고 작가의 작품, 2013년 중학교 미술 교과서에 수록돼
“서예를 하며 몸이 춤을 추게 해야 한다”

지난 2000년부터 10여회의 한국서각협회전에 참여하며 자신의 색깔을 널리 알린 고 작가는 2004년 성균관대학교박물관 제14회 특별기획전 한국서각가 초대전에 참여하여 박물관에 작품이 소장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그녀의 작품은 지난 2013년 7차 교육과정 중학교 미술교과서에 수록되어 더욱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20여년 작품 활동을 해오면서 빠른 속도로 이름을 널리 알린 고 작가는 현재 남편의 고향에서 지내며 지역 문화를 위하여 서예와 서각을 가르치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으며 지역주민을 위하여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초등학교 아이들의 한글 서예 수업에서부터 서각을 배우고자 하는 6~80대 어르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개인 차이에 따른 맞춤식 수업을 하고 있다. 고 작가는 글씨 체계에 맞추어 서각 수업을 하고 있으며 매우 열정적인 강의를 이어간다. 서예와 서각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고 한다. 도구만 다를 뿐, 붓으로 글씨를 쓰고 칼로 각(刻)을 하며 글씨의 느낌을 살린다. 칼과 망치를 잡고 나무의 결을 다스려가며 나무와 밀착해 각(刻)을 하면서 서각의 즐거움에 빠져들 수 있다. 특히 각하기 편하더라도 역방향으로 하는 것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글씨 쓰는 방향으로 각을 하여 기초를 철저히 지키는 고 작가는 단 한 순간도 그것을 놓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다소 불편해 보일 수 있는 방법을 고수한다. 
고 작가가 강의에서 강조하는 것은 ‘서예를 하면서 몸이 춤을 추게 하는 것’이다. 서예는 글씨를 써 내려가는 과정이기에 손목을 움직이는 것에 집중하기 쉬운데, 그녀는 오히려 몸 전체의 탄력을 이용하여 붓끝으로 힘을 전달한다. 엉덩이를 가볍게 하고 몸이 움직일 수 있는 자세를 만들어주면 몸이 스스로 알아서 글씨 형태에 맞추어 춤을 추듯 글씨를 쓰게 된다고 말한다. 그래서 고 작가는 서예와 서각을 시작할 때 몸이 춤을 출 준비가 되어 있어야 신명 나게 작품을 할 수 있다고 한다. 

다양한 작업 통해 작품세계 더욱 넓혀갈 것
고 작가의 작품에서는 틀에 박혀있지 않은 자유로움이 엿보인다. 잔재주를 부리기보다는 사람들이 편안히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녀의 작업 방식이다. 그래서 고 작가는 편하게 쓸 수 있는 오른손을 놔두고 왼손으로 글을 쓰며 독특한 글씨체를 만들어간다. 이렇듯 독특한 매력을 선보이고 있는 고 작가의 작품은 ‘대한민국서각인연감’, ‘대한민국 서예문인화 총람’, ‘한국미술사 50년사’ 등 다양한 책자에도 수록되었으며 일본 긴자화랑, 중국하문박물관 작품 소장, 한국, 싱가포르 등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한 국제서각예술전에도 참여하여 독보적인 매력을 뽐냈다. 고 작가는 앞으로도 다양한 방면에서 서예와 서각의 아름다움을 널리 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향후에는 영문으로 만든 작품이나 금박을 사용하여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리고 싶다는 고 작가의 신념이 더욱 빛나게 될 그 날을 기대해본다.

   
 

[Art] Seogak artist Aru Go Jung-soon
The charm of carving comes alive through each flow of brush stroke
Walking a single path for 20 years as a seogak artist

“I came to know the charm of seogak in the high time of calligraphy. Grabbing a carving knife shook my heart with different energy from grabbing a brush. I liked the heavy sense of a hammer hitting the end of the knife and it stimulated the energy in my body. My left arm drives through each flow of brush stroke while the right one hit in short and long in the rhythm of the body. Then I forget everything. Many years past, I started to share my technique with local residents at a culture center where I live and am planning to expand scope of my art to the world over Korea.” – Artist’s note – 

Walking a single path for 20 years as a seogak artist
Famous for Korean alphabet-inspired modern ‘seogak’ - wood letter carving 

Seogak artist Go Jung-soon has walked a single path for more than 20 years. Her talent in calligraphy was well received by her teacher when she was an elementary school student. As is always the case for many people, she led a rather normal life as a housewife despite her artistic talent since then. But knowning Songhun Ahn Min-gwan (deceased), the originator of Korean modern seogak who organized the three modern seogak artists’ group exhibition for the first time in Korea, brought a change to her life and she took the way as a seogak artist in earnest under the instruction of Ahn. 

Taking a look at the nickname ‘Aru’, the former means ‘beautiful’ and the latter means ‘fort’ and she interprets it that she is destined to be a seogak artist. The Chinese words 娥壘 (Aru) contains a number of radicals meaning ‘woman’, ‘rice fields’ and ‘soil’ and she also interprets them to represent her life now: she lives and works in her house surrounded by nature. 

Go likes Korean calligraphy as she started Korean alphabet first before Chinese. She says “I’m Korean so it’s only natural for me to express it freely in many forms. The rotated factor pattern, for example, gives me an archaic feel while modern calligraphy a heaviness and a speed. I simply just love it.” 

Talking about the charm of Go’s style, we must not miss pointing out the unique color and typeface and her reinterpretation of traditional Korean alphabet. 

Go’s works appear in middle school art textbooks in 2013
“You should make your body dancing in calligraphy”

Go has participated in 10 exhibitions held by the Korea Seogak Association since 2000. It is notable that one of her works has become a permanent collection of the Sungkyunkwan University Museum after the 14th Special Seogak Artists Invitation Exhibition in 2004. And in 2013, her works were appeared in the 7th curriculum art textbooks of middle school. 

Having built her fame in speed in the seogak world for last 20 years, she now is living in her husbands’ hometown and pouring out her passion in teaching calligraphy and seogak for local residents from all age groups from children to elderly people in their 60s to 80s. For this reason, Go is giving a customized lesson according to each of their age groups. 

Go says that calligraphy and seogak is not separate things but one body. The only difference is the tools used: a brush for the former and a carving knife for the latter. It is important to follow up the texture of the wood and bending body forward according to the direction of the writing or carving, she adds. 

“You should make your body dancing in calligraphy”, emphasizes Go. Rather than focus your energy on hands, you should focus it on your whole body so that the energy gets transmitted to the tip of the brush. Lighten up your butt and lower your body, then the body moves itself according to each form of letters and you should always be ready to dance with calligraphy and seogak, advises Go. 

Widening the scope of styles

One might feel a sense of freedom by appreciating Go’s unconventional works. She tries to avoid petty trick and gives instead a sense of comfort to appreciators. Some say that her uniqueness comes from her left-handed writing and the uniqueness has been well received by listing her works in ‘Korean Seogak Yearbook’, ‘Korean Calligraphers and Literary Painters Digest’ and ‘Art History Association of Korea 50th Anniversary’ and some of her works are being displayed in Ginza Gallery (Japan) and Xiamen Museum (China). She also participated in the International Seogak Exhibition where visitors can meet works of Korean and Singaporean as well as other world seogak artists. 

When asked about future plan, Go said that she planned to make English seogak or gilt seogak in the future in a way to communicate with more people in the world. 


안정희 기자  honesty583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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