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남례 작가

싱그러운 라일락의 계절 오월이 지나고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유월이 되었다. 어느새 움츠렸던 나뭇가지들에선 파란 잎이 그늘을 만들고 온 세상엔 형형색색 여름 꽃들과 나무들은 제각기 자기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뭐라고 지시하지도 않았는데 알아서 향기를 피우고 아름다운 색들로 세상의 축제가 시작된 것이다. 반짝반짝 때가 되어 찬란한 계절이 찾아오는 건 우리 눈엔 보이지 않지만 준비했기 때문이다. 봄에는 나무 틈에서 꼼지락 꼼지락 바깥세상으로 나가고 싶어 안달이 났을 때에도 자기의 손으로 마음을 꼬집어 참고 또 참아 지금 이 순간 눈부신 꽃들과 나뭇잎들이 찬란한 축제를 즐기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도 자연들의 축제에 동참하여 슬픔, 아픔, 행복, 사랑의 모든 것을 느끼며 함께해야 한다. 이기적이고 희생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들과 어찌 어우러져 파티를 즐길 것인가. 마음을 비우고 욕심이 없어질 때 자연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아 파티를 즐기러 갈 수 있을 것이다. (작가노트 중에서)

“그림에는 인생이 들어있다”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난 수채화 화가 이남례 작가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 작가는 “어릴 적 친척 이모 중에 그림을 잘 그리시는 분이 있었다. 정물화를 직접 그리시어 걸어놓고 제가 키가 작아서 보이지 않아 안아서 그림을 보여주셨던 기억이 있다”라고 말하며 어린 시절을 추억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그림 그리기를 워낙 좋아해 친구들에게도 그림을 그려주곤 했다는 이 작가는 지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직업화가로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작가의 예술관은 “그림 안에는 모든 인생이 들어있다”는 말로 요약될 수 있다. 이 작가는 “사람이 훌륭한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다. 좋은 옷을 입고 좋은 집에 살고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나름의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도 훌륭한 예술작품이 줄 수 있는 충족감을 선사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한다. 무한한 감동을 통해 인생의 모든 요소들을 돌아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예술작품들의 역할이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예술관을 갖고 있기에 그녀가 미술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시골에서 자라 먹고 살기 힘들다는 예술의 길을 택하기 어려웠던 이 작가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미술에 대한 꿈을 놓지 않았다. 통근하는 길목에 있던 어느 화실을 보고 새삼 예전에 꾸었던 꿈을 떠올리게 된 이 작가는 수많은 고민을 거친 끝에 다시 한 번 차근차근 가르침을 받고 본격적으로 미술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감동’과 ‘자유’를 선사하는 독특한 작품세계 창조해
2015년 광복70주년 기념 한․중 현대미술교류전 최우수상 수상
이 작가의 작품 속에는 주로 자연과 여러 가지 풍경들을 바라보고 느낀 상념들이 녹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인 수채화에서 볼 수 있는 영롱한 빛깔과 색의 농담(濃淡)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아련한 분위기를 품고 있기도 하지만, 동시에 유화처럼 짙게 깔린 색깔들로 독특한 상념을 자아내는 것이 이 작가의 작품들이다. 그녀의 작품들은 일찍이 여러 경로를 통해 인정받아 왔다. 2015년 광복70주년 기념 한․중 현대미술교류전 최우수상, 2016년 제35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등의 성과를 이룬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입선한 ‘시간이 멈춘 간이역’이라는 작품은 화면에서 묻어나오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녹슨 철로의 풍경과 아래쪽을 가득 메우고 있는 붉은 꽃의 대조가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다. 이처럼 이 작가의 작품은 난해하거나 쉽게 다가가기 힘든 방식을 추구하지 않는다. 구상과 비구상에 걸쳐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이 작가이지만, 그럼에도 이 작가가 끝까지 밀고 가고자 하는 것은 그림 안에서 느껴지는 ‘감동’과 ‘자유’다.
그래서 그녀의 많은 작품들은 멀리서 바라보는 풍경보다는 한 사물을 가까이에서 바라보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 작가는 “저의 작품에도 자유가 있고 바람 소리가 들리고 음악 소리가 들리기를 바랍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술의 가치는 자유이고 더욱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라고 밝혔다.

해외 미술계의 러브콜 받으며 대표 작가로서의 명성 알려
서산시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에게 미술교육 담당해
한편 이 작가는 지난 2014년 뉴델리 아시안 아트쇼를 시작으로 LA 아트페스티벌, 한․중 미술교류 닝샤아트페어 부스개인전 등 해외에서도 수많은 러브콜을 받으며 국내 대표 수채화 작가로서의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이 작가는 “2015년 열린 세계 수채화 트리엔날레에서는 해외의 유명 작가들과 함께 작품을 걸고 전시를 한다는 것이 매우 신기하기도 했다”는 소감을 남겼으며, 그 때부터 다시 한 번 자극을 받아 작품 활동의 의지를 불태우게 되었다고 한다. 이 작가는 “그림이라는 것은 모든 것을 계산해서 하기 시작하면 잘 되지 않는다. 오히려 작가가 가장 순수한 상태로 남아있어야 하며, 타고나는 재능만이 아니라 그것을 갈고 닦으며 더욱 빛나게 할 수 있는 성실함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이 작가는 서산시에 위치한 지역아동센터(한아름지역아동센터, 행복한아이들지역아동센터)에 근무하며 재능기부로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아동센터에 근무하면서 어려운 환경에 있는 아이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데, 그 아이들이 자신은 꿈이 없다는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게 되어 10년 이상 인연을 맺었고, 이제는 또 다른 방식으로 그 아이들과의 인연을 꾸준히 이어가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세상의 아름다움을 위해 자신의 작품을 만들어낼 뿐 아니라 지역사회의 발전을 위해 거듭 노력하고 있는 이 작가는 자신의 열망을 통해 자유를 꿈꾸며 더욱 찬란하게 타오를 예정이다.

▲ 시간이멈춘간이역(수채화100호)

[Art] Artist Lee Nam-Rye
Writing nature, man and time on canvas

May passed and June has arrived. The leaves are making shades and flowers are blooming in beauty with enchanting fragrance. Thus begun the festival of the spring; the patience of all those buds are fully compensated in splendidness of the season. And we should join the festival to feel the sad and painful endurance turning into happy and lovable fruits; and should empty our minds and expect nothing to be invited by nature for we came and will be gone back to it bare hands. – Artist’s note –

“Life is found in picture” 
Famous for her watercolor technique, artist Lee Nam-rye was born in Seosan City and grew up in love of drawing. “One of my relations was good at drawing. I remember one day that she took off a still life she drew hanging on the wall and showed me down as I was a little girl” says Lee in retrospect. Being inspired, the little girl started to draw and show her works around her class mates. However, it was 2010 that she started to walk the path as a professional artist for the harsh life she had to deal with forced her to put down the brush for many years. Yet the passion started to burst up on the way to work one day when she saw an atelier that reminded her of the beautiful childhood memory. “Life is found in picture. We desire for good clothes, good house and good things. But I think they cannot give what a work of art can give and that is to make them see the true beauty of life.” 

Winning top prize at 2015 Exchange Exhibition of Korea-China Contemporary Art
What Lee feels in nature is well melted into her works through the elements of spreading watercolor and of deep and thick oil. This of her unique technique and sentiment has been well received: she won the top prize at the 2015 Exchange Exhibition of Korea-China Contemporary Art and also her work ‘Time Stood Still at Whistle Stop’ was admitted to the 35th Grand Exhibition of Korea in 2016. In the work, the feeling of heavy rusty railway contrasted with reddish flowers below gives unique sentiment. One might draw a sense of ‘touchiness’ and ‘freedom’ if appreciated carefully. And this is the reason that most of her works are to be watched close rather than in distance. “I hope people can listen to the sound of wind and melody and can find a freedom in my works as I value high of communication.”

Overseas exhibitions and talent donation
Lee also has participated in a number of overseas exhibitions including 2014 New Delhi Asian Art Show, LA Art Festival, Ningxia Art Fair and 2015 World Watercolor Triennale. “It was truly amazing hanging my works alongside artists from the world. I think that is the charm of international exhibitions. For me, art is not only about talent and calculation but diligence that can make the work shine.” Meanwhile, Lee has been donating her talent to children in need. “I worked at local children’s centers before and I came to realize that there were still a lot of children who were in need of our care. And it was really sad to hear that they didn’t have any dream when asked. That’s why I started teaching drawing and it has been already 10 years. How time flies. But I’m determined to keep carrying on as I feel a sense of duty to do something in making a better society.”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