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주 김남두 서예․전각가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미술의 한 분야인 서예는 각종 글씨체에 따라 붓을 잡는 법부터 필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재능을 두루 익혀야만 섭렵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예의 대가로 알려진 추사 김정희를 비롯해 독특한 글씨체를 지닌 여러 인물들이 현재까지도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글씨체를 바탕으로 나무에 글을 새기는 서각은 서예의 기술이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했던 것으로서 그 예술적 재능이 만개하는 지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상북도 포항에서 동주서예를 운영하고 있는 동주 김남두 작가는 서예와 서각을 두루 섭렵하여 현재까지 38년 동안 예술의 길을 걸어온 대표적인 작가다.

70년대 후반부터 38년 서예와 함께한 김남두 작가
김남두 작가는 군 전역 후 대기업에 입사한 뒤 서예를 만나게 되었다. 출근과 퇴근만을 반복하는 일상에 지쳐갈 때, 김 작가에게는 또 다른 배움이 필요했다. 70년대 후반이었던 당시에는 학원 문화가 널리 퍼져 있지 않아 무언가를 체계적으로 배우기에는 어려움이 따랐지만, 김 작가는 어느 날 서예학원을 만나서 그 때부터 글씨의 아름다움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서예, 즉 글씨로 만들어내는 예술이라는 것은 초심자가 처음부터 익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김 작가는 오로지 글씨만으로 무언가를 이뤄내고자 하는 의지를 마음속에 품고 그 때부터 한자를 익혀가기 시작했다. 김 작가는 “한자는 서체의 변천에 따라 전서, 예서, 해서, 초서, 행서 등으로 나뉜다. 서예에 입문하여 글씨를 쓰다 보니 이것이 나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처음부터 모든 글자체를 익힌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글씨를 쓰면서 저만의 희열을 느끼게 되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작가에게 글씨라는 것은 인내의 결정체이자 각고의 세월을 담아낸 결과물이었다.

“꾸준한 마음의 수련을 통해 좋은 글씨 쓸 수 있어”
전통서각과 현대서각의 장점 혼합한 작품 세계 선보여
김 작가는 ‘마음이 정직해야 정직한 글씨가 나온다’고 강조한다. 처음 배우는 사람일수록 빨리 어떤 성과를 내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러나 글씨를 쓴다는 것은 오랜 기간의 연습과 다짐을 펼쳐 보이는 것으로, 마음의 수련이 부족하면 그것이 글씨에서 바로 드러난다고 한다.
김 작가는 “글씨는 쓰는 사람이 고민이 많거나 집안에 어려움이 있거나 마음가짐이 안 되면 좋은 것이 나올 수 없다. 서예를 3년 해도 자기 이름을 자신 있게 못 쓴다는 말이 있지 않나. 여러 곳에서 많은 분들을 가르치면서 강조하는 것이 서예를 습관화하고 생활화하라는 것이다. 저 역시 38년 동안 글씨를 써왔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글자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든 그에게 서각으로의 길을 모색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었을 지도 모른다. 그렇게 서각으로 들어선 지도 어느덧 20년이 되었다고 하니 예술에 대한 그의 열정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작가는 전통서각의 정수를 작품 안에 담아내는 한편, 글씨에는 색을 입혀서 현대서각의 느낌까지 가미하는 등 독특한 작품 색을 지켜오고 있다. 전통은 그것을 새로운 시대에 맞춰 발전시켜 오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전통서각을 보존하고 전파하는 데 힘을 다하는 한편, 새로운 미학적 발전을 위한 행보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김 작가는 4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작품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던 데에는 가족들의 도움이 큰 역할을 했다고 말하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예술 활동을 한다는 것이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만큼 주기적인 수입을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단기적으로 큰돈을 버는 것도 아니지 않나. 그 동안 뒤에서 묵묵히 고생하면서 내조를 해준 집사람과 두 아이들에게 깊은 고마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도 느낀다.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도 작품 활동에 더욱 매진할 예정이다”라고 언급했다.

수강생들의 서예, 서각 등 작품 모아 포항 지역에서 전시회 개최
“무형자산의 가치에는 한계가 없다... 지속적 지원 필요해”
김 작가는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경상북도미술대전, 신라미술대전, 영일만서예대전 등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예술인들의 스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또한 한국각자협회의 수석 부이사장이자 작년 창립한 영일만서각회의 고문으로서 지역 예술인들의 단합을 도모하고 대중들과의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에도 앞장서고 있다. 또한 김 작가가 가르치는 여러 수강생들의 작품을 모아 전시회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2011년에는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관에서 전시회를 진행하여 지역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 작가는 “각을 할 때 그 안에 있는 글을 빛내는 것은 칼로 만들어지는 표현력이다. 그것을 처음부터 잘 익혀야 하는데, 배우러 오시는 분들은 사회적인 지위도 천차만별이고 배움의 수준도 모두가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처음부터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공산품처럼 매끈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손으로 판 맛을 내는 것을 알려주는 것은 단순히 선생의 능력이 좋아서만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도 부단한 노력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전시회를 통해서도 그들이 보람을 느끼고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알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작가는 문화 예술 분야에 대한 지원이 미비하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적인 가수들은 대기업의 영업이익보다도 더 높은 수익을 올린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한류라는 것이 있었듯이 무형자산의 가치는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것이며, 또한 한계가 없다. 그러한 점을 염두에 두고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저 역시 스스로 공부를 하면서 협회 활동까지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역의 발전과 소통을 위해 스스로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자 한다”라는 뜻을 전했다. 내년 경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김 작가의 행보를 통해 대한민국 예술계의 명맥이 지켜질 수 있기를 마음 깊이 기원한다.

▲ 초심_90x40cm

[Art] Dongju Kim Nam-du, seal engraver and calligrapher
38 years of single path in calligraphy and seal engraving
"Kim combines tradition and modernity to create unique works"

38 years of single path in calligraphy and seal engraving
Kim came to realize the beauty of calligraphy when he was working for a renowned company during which he needed something inspirational for his monotonous daily life of going to work and going back home. A passion in him started to bud and grew eager day by day to create something of his own and he paid a considerable effort in learning Chinese characters. "There are various types in Chinese character drawing and I was absorbed into it. It wasn't easy to draw as I wished at first but it gave me a great pleasure to my life" said Kim in retrospect. Looking back, calligraphy for Kim has been the crystal of his life ever since, Kim added. 

"Good works come from a continuous training on one's mind"
"Good works come from a continuous training on one's mind" emphasizes Kim. Many beginners tend to be greedy to draw a fast result but they soon realize how clumsy the result is without a sincere heart and hard work. "There's a saying 'One cannot write one's own name with too much worries on daily events big or small even after 3 years. Concentrating on calligraphy itself, therefore, is a good way to be free from those worries. I've done it for 38 years and I cannot say that I'm completely free from the worries but making it a daily habit certainly has calmed myself." With his accumulated calligraphy skill, Kim expanded it to seal engraving which has been 20 years today. Kim combined tradition and modernity to create unique seal engraving and it has been his trade mark. "Carrying on one's creative zeal for a long time is practically very difficult for many people as it cannot guarantee a flow of income or a jackpot at once. For this reason, I really would like to say thank my family who always have given an unsparing effort and it actually has played a greater part for me to keep carrying on my passion in calligraphy and seal engraving." 

"There is no limit for intangible assets"
Kim is a judge of the Grand Exhibition of Korea, the Gyeongsangbukdo Art Exhibition, the Silla Art Competition and the Youngilman Calligraphy Exhibition. He is the vice president of the Korea Calligraphy Engravers Association and an advisor of the Youngilman Calligraphy Engravers Association. Also, he has a great passion in fostering talented young calligraphers and engravers as he holds exhibitions with their works on a regular basis. "My students are from all walks of life but with different level of interest and talent. This makes me busy to analyze both the good and weak point of each one to give effective teachings. It is also really important for them to give a certain amount of time and effort to make a good work. And we see the result of our effort and share each other's talent through the exhibition" adding that "I believe that there is no limit for intangible assets. Some of the world class singers make more profits than the operational profits of some large companies. Likewise, we need to use this fever of the Korean Wave in various fields to spread excellence of the Korean culture to the world. In this respect, I hope that the government provides a more effective and continuous support for artists and craftsmen. Meanwhile, Kim is exerting his effort in preparing a solo exhibition which will be held sometime next year.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