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용호공업사 주용부 명장(단조명장 205-413) | ||
대를 이어 쓰는 명품 칼, 1천 번의 연마와 담금질로 완성되다
“국내 최초이자 유일한 단조명장이 개발한 복합강 기술로 전문가들 선호도 높은 칼”
용호공업사 주용부 명장(단조명장 205-413)
독일, 일본이 섭렵하고 있는 외날 칼 브랜드 네임밸류에 당당히 도전하는 한국산 칼이 있다. 요리사 및 요리 전공자, 전문여행가들 및 주부층에 수십 년간 사랑받아 온 용호공업사의 용호칼은 전통방식으로 날을 세우는 기술로 한국 유일의 단조 명장 인증을 받은 주용부 명장의 인생을 건 작품이다. 용호칼을 비롯해 회칼에서 가위까지 절삭하는 날 부분에서 특히 높은 품질을 인정받는 주 명장의 인생관과 근황을 정리해 보았다.
60여 년 쇠를 달궈 칼로 벼려 낸 달인, 낫 놓고 ‘복합강’ 기술 떠올려 명장의 길로
2005년, 대한민국의 뿌리산업 중 하나인 단조공업 분야에서 고용노동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 선정으로 첫 번째 명장이 탄생했다. 6.25동란으로 의사였던 아버지를 잃고 가족을 부양하고자 13세 때부터 대장간에서 기술을 배운 주용부 명장은 용호공업사를 설립한 이래 수공 칼 제조의 1인자로 군림해 온 칼의 장인이다. 77세의 주 명장이 칼과 함께 한 60여 년은 망치로 달군 쇠를 두드려 찬물에 식히는 고강도 작업의 연속이었다. 연마만 1천여 회를 거치기에 하루 5개 정도 수제 용호칼을 만드는 주 명장은 온종일 내려치는 힘들고 고된 작업을 견딘 덕분에 지금의 독보적인 기술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196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회칼을 만들었던 주 명장은 다른 기술자들이 조선낫의 두꺼운 날이 무뎌지면 강하게 연마하고자 다른 철을 붙여 보강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부엌칼과 회칼을 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떠올렸다고 한다. 주 명장은 후드를 달궈 가며 끝없이 연구한 결과, 마침내 연철과 강철을 결합한 복합강 기술을 완성해 냈다. 갈기는 쉬우나 전체적으로 닳고 물에 식히면 꼬이는 연철과, 녹이 덜 슬지만 잘 들지 않고 갈기도 어려운 강철의 장점만 결합한 복합강으로 갈기 편한 성질에다 잘 부러지지 않고 녹슮에도 강한 칼을 만든 것이다. 또한 날을 세우는 방법에서도 보통 1분당 3,600회 회전으로 놓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사포를 붙인 연마기에서 1,700회 회전으로 작업하는 주 명장의 방식은 숙련된 공인들도 시도하기 어렵다고 전해진다. 주 명장이 직접 작업한 칼은 일류 호텔, 일식 요리 전문 조리사들의 사랑을 받는 전문 수제칼들을 만드는데 최적화되어 있다. 고가의 일제 회칼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고품질 칼들을 출시하기에 해외의 일류 셰프들이 구입해 가기도 하며, 일본의 유명브랜드 D사에서는 수철과 스테인레스 스틸을 배합해 날을 강화한 신상을 출시할 때 주 명장에게 조언을 구할 정도였다고 한다.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는 기능 추가해 특허출원, 수제 칼의 긍지 이어갈 것
주 명장은 좌우 모양이 다르고 단단함과 유연성을 겸비한 특수조리 목적의 복합강 수제 칼 외에도 쥐기 편하며 절삭력도 좋은 기성품 칼도 생산하고 있다. 또한 주방칼이란 일상에서 편하게 쓰는 칼이어야 하기에, 고유 디자인을 고집하기보다는 실용적이고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을 선호해 왔다. 800℃에서 구운 쇠를 물에 넣으면 순간적으로 튀는 물에 얼굴을 곧잘 데이기도 하고, 날을 갈거나 점검하면서 손을 베인 세월을 보냈기에 주 명장은 사용자에게 안전한 칼을 만드는데도 일가견이 있다. 실용신안 14개와 의장등록 12개를 취득한 주 명장의 칼들은 날에 칼집을 내 채썰기를 할 때 들러붙지 않는 칼, 칼등에 눈금을 새겨 측정이 편한 칼,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칼끝을 둥글게 다듬은 칼, 갈기 편하게 날 부분을 더 작게 만든 칼 등이 출시되어 있다. 일산 라페스타의 <용호와 꽃순이> 매장은 주 명장의 조카가 일하는 꽃집이자 주 명장의 칼들을 유일하게 판매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서, 주 명장은 오로지 공업사에서 내구성 높은 수제 칼 제작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의 칼들은 중국제 대량생산 칼이 많고 호미와 낫은 거의 기계로 대체되었기 때문에, 주 명장은 낫을 만들 일이 없는 대신 외날로 된 요리칼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주 명장은 칼날을 벼리는 일이 힘든 관계로 이론으로 가르치기보다는 직접 공구를 다루는 시간이 길어야 완성된다는 복합강 기술 전수가 어려운 점이 아쉽다고 전한다. 주 명장 역시 대장간에서 주경야독하던 10대 시절에는 일이 너무 힘들어 도망치고 싶은 때도 있었기에 이러한 흐름을 이해하는 한편, 오랜 세월 일에 전념한 결과로 얻은 굵고 넓어진 손마디를 귀한 훈장처럼 생각한다. 유명 셰프들이 자신의 칼을 좋아한다고 밝힐 때의 흐뭇함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터로 나가는 주 명장. 하나의 날에 꽂히면 평생 조리방법에 칼을 맞춘다는 요리 명인들의 필수품 용호칼에서 야외 캠핑장에서 다용도로 쓸 수 있는 칼까지, 주 명장이 만든 칼들은 수십 년, 그리고 백 년 후에도 그 가치와 실용성을 인정받게 될 것이다.
The master knives perfected through a thousand times of grinding and tempering
Korea's sole forging master CEO Ju Yong-bu of Yongho Industry
60 years of expertise forges composite steel technology
CEO Ju Yong-bu of Yongho Industry was appointed as the Korea's sole forging master (No. 205-413) by the Ministry of Employment and Labor and the Human Resources Development of Korea in 2005. He lost his father to the Korean War and started to learn skills at a blacksmith when he was 13. Now 77, he is a master knife maker which he gained the title through 60 years of continuous hard work and passion. He makes about 5 knives a day with hands as he goes through a thousand times of grinding with the day-long hammering. And this actually made him unique in the field. Observing many knife makers attach other steels to sickles when the blade gets dull, he combined wrought iron and steal to introduce composite steel technology after years of errors and trials. The knives made by the technology are easy to grind, hard to break and rust-resistant. It is surprising that Ju uses the grinder that rotates 1,700 times a minute which is difficult even for skilled workers, who normally use the grinder of 3,600 times a minute, to deal with. We can find the knives made by the hands of Ju in numberous hotel kitchens. Praised as second to none in terms of quality when compared to the Japanese sashimi knife, yet the good price of Ju's is hard to ignore for many master chefs in the world. A story goes that the D company of Japan even once asked Ju an advice on combining pig iron with stainless steel for a new knife.
Adding convenience to the mastery finish
While handmade knives of Ju satisfy special purposes of the use, the readymade are reinforced with convenience. Its easy grip and practical design make the kitchen work of housewives more convenient with additional functions according to its purpose: attach-free when slicing, gradation marks, round blade for more safety and smaller blade for easier grinding. The innovation, as a result, has brought Ju 14 utility model certificates and 12 registered designs. You can meet Ju's knives offline at <Yongho & Ggotsoonyi> in Lafesta, Ilsan, a flower shop run by Ju's cousin. Ju is enthusiastic about passing down his composite steel technology which requires more training times on-site than in theory, but regretful to find passionate young learners. He understands them when looking back the time in the blacksmith in teenage from which he wanted to run a way, but seeing the thick and wide knuckle on his hands today gives him a sense of nobility.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
정재헌 기자 jjh0522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