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의 손길로 탄생하는 아름다움, 한지의 매력에 빠지다
정계화 고현갤러리 대표·고현한지공예연구회 회장

전통의 멋과 아름다움, 현대적 감성으로 재해석
최근 미국 LA한국문화원 아트갤러리에서 의미 있는 전시회가 개최됐다. 우리 민족 고유의 종이인 ‘한지’의 우수성을 알림과 동시에 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활용 가능한 ‘한지공예’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생활 속의 한지(The Use of Hanji in Our Life) 展」이 바로 그것이다. 지난 2월 10일부터 24일까지 보름 간 개최된 이번 전시에는 현지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교포를 포함 수많은 외국인 관람객이 방문하며 한국 문화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드러냈다. 특히 한지공예를 전통공예의 영역에만 국한시키지 않고, 작가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표현한 개성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우리 한지문화의 우수성을 알리는 동시에 현대의 한지공예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다. LA한국문화원과 함께 이번 전시를 준비한 이들이 바로 부산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는 ‘고현한지공예연구회’다. 연구회를 이끌고 있는 정계화 대표는 “이번 전시를 위해 연구회 회원들 중 12명이 참여, 50여 점의 공예작품을 선보였습니다. 작은 컵받침이나 손거울, 보석함, 반짇고리, 시계 등의 소품에서부터 장식등, 콘솔용 가구에 이르기까지 전통 한지공예와 현대적 감각을 결합시킨 작품들을 통해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실용성과 아름다움을 동시에 발산할 수 있는 한지의 멋을 알리고자 하는 게 이번 전시의 목표였습니다”라고 설명했다.

후대에 전하고픈 우리 전통문화, 열정과 자부심으로 최선 다할 것
첫 해외 전시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고현한지공예연구회는 이미 지난 2006년부터 9회(회원전7회, 초대전2회)에 걸쳐 「생활 속의 한지 展」을 꾸준히 개최해 왔다. 특히 부산시 해운대구에 ‘고현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정계화 대표는 90년대 후반부터 20여 년 이상 작품 활동을 이어온 중견작가로서 한지공예의 매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하고자 앞장서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전국 회원전 및 국내외 초대전 등에 90여회 이상 참여했으며, 공모전 및 전승공예대전에서 30회 이상의 수상경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정 대표는 “전공은 달랐지만, 우연히 지인의 추천으로 뒤늦게 한지공예를 접하게 되면서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됐어요. 무엇보다 가장 큰 매력은 다른 예술작품들과는 달리 생활 속에서 두루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죠. 혼수용품은 물론 선물용이나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인기가 많아요. 여러 번 겹칠수록 강도와 견고함이 배가되면서도, 무게는 가볍고, 색감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한지의 특성 덕분에 가능한 부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한지공예의 매력을 더욱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각종 문화센터, 대학 등에서의 강의를 통해 수많은 제자들을 배출해왔으며, 작품에 대한 연구와 한지공예 발전방향에 대한 논의를 함께하고자 2006년 제자들과 함께 ‘고현한지공예연구회’를 설립했다. 현재 총 25명의 제자들은 국내외에 걸친 왕성한 활동으로 저마다의 프로필을 쌓아오고 있으며, 각자의 영역에서 한지공예를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 속에 지난해 6월, 정계화 대표는 ‘2016 부산시 공예명장(종이분야)’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故상기호 한지공예가로부터 사사받은 전통공예의 체계에 현대적인 감각을 접목시키며 계승·발전하고자 힘써온 공로가 인정받은 것이다. 그는 영예를 바라고 한 일은 아니었지만, 앞으로는 더욱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한지공예 발전에 힘쓰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특히 이에 덧붙여 “다른 예술분야와 달리 우리 전통공예 분야는 접하거나 배울 수 있는 기회가 극히 드문 상황이에요. 우리 민족의 역사와 삶, 정신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는 그 우수성과 아름다움을 극찬 받고 있는 상황인데도 정작 국내에선 소홀히 다뤄지고 있죠”라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기존 도제식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한지공예의 이론과 문양, 실용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을 꾸준히 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훗날 후배와 제자들의 손에 의해 세계 속에 한지공예가 더 높이 도약할 초석이 되리란 생각에서다. 역사를 잊은 자에겐 미래가 없다고 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일은 곧 우리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다. 이들의 노력이 우리 사회가 지켜 나가야할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The beauty of Korean paper made by a hundreds movement of hands
Jung Gye-hwa, CEO of Kohyun Gallery and Chairwoman of Kohyun Korean Paper Research Center 

Jung reinterprets traditional beauty of Korean paper craft in modern terms
And exhibition titled 'The Use of Hanji in Our Life' was held at Korean Culture Center Art Gallery in Los Angeles, US on 10-24 February this year in order to spread excellence of the Korean paper craft to the world. A surprising number of both local Koreans and native residents paid a visit with raised interest in Korean culture. The works exhibited at the gallery not only boasted their traditional beauty but presented a new concept and interpretation of the Korean paper works in modern terms that suggested a future direction of the Korean paper. The exhibition was co-organized by the Kohyun Korean Paper Research Center based in Busan. "12 members of the center with 50 works of various kinds such as hand mirror, jewelry box, sewing box, lamp, clock and even furniture participated in the exhibition" said the chairwoman Jung Gye-hwa of the Kohyun Korean Paper Research Center. 

Passing down the beauty in passion and pride
Successfully holding its first solo exhibition overseas, the Kohyun Korean Paper Center so far has held 9 exhibitions of which 2 invitational and 7 member's since 2006 under the title 'Korean Paper in Daily Life'. Jung also is the CEO of Kohyun Gallery located in Haeundae District, Busan. She has participated in various exhibitions home and abroad more than 90 times and won 30 prizes. "Korean paper is not my major but I came to know about the world from an acquaintance and I fell in love with it. I was particularly drawn to the fact that it can be used in daily life with various purposes either for gift or decoration or even practical use. It also weighs light which makes us carry without a hassle." In an effort to spread the beauty of the Korean paper craft, Jung has been actively engaged in giving lectures at universities and culture centers and fostered talented students with which she established the Kokyun Korean Paper Research Center. The number of students now has reached 25. In recognition of her achievements, Jung was appointed as a master Korean paper crafter by Busan in June 2016. "It is regretful though that the traditional Korean crafts are not as much recognized in Korea as are in overseas. So I'm publishing related books on a regular basis to spread the beauty and excellence of the Korean paper craft" said Jung and added that she would keep introducing more creative Korean paper works.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