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이부미 작가
손결에 머물고 향기에 물드는 전통한지의 아름다움, 작품으로 승화해
2016년 문화예술총연합회에서 명인 인증 받아

한지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들은 한지의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고, 얇으면서도 질긴 특성을 살려 한지의 보일 듯 말듯 한 미적요소와 반투명의 미학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색을 유도하며 오감을 자극하는 한지그림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유 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답답했던 가슴은 이내 한지 향기에 물들어 자연에 속하기도 하고, 자연을 내 가슴속에 끌어들여 편안하게 용해시키기도 합니다. (작가노트 중에서)

한지의 아름다움 널리 전하는 독창적 작품 세계 구축해
'지천년견오백(紙千年絹五百)'이라는 말이 있다. 종이는 천 년을 가고, 비단은 오백 년을 간다는 말이다. 이는 곧 한지의 우수성을 뜻한다. 우리의 전통종이 한지는 예로부터 질 좋은 제품으로 널리 이름을 떨쳤다. 중국 기록인 '계림지(鷄林志)', '고반여사(考槃餘事)' 등에서 고려 한지의 우수성을 예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지는 그 미학적, 과학적 우수성을 인정받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외국에서까지 사랑받고 있다.

국내 한지 미술 분야에서 독보적인 업적을 남기고 있는 이부미 작가는 어느덧 20년 째 한지그림을 그려오고 있는 대표적인 작가로, 그 오랜 세월동안 한지만을 품고 살아온 세월의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진다. 이 작가는 한지그림을 시작하면서 일본에 혼자서 60차례 이상을 다녀오는 등 *한국에서 배우지 못한 그림기법과 염색의 기법들을 개발하기위해 오로지 독학으로 자신의 작품 세계를 일궈나갔다. 한때는 그 어려움 때문에 한지를 포기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이 작가는 결국 독학 역시 장점이 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구상하여 재료를 선택하고 섬세한 마무리를 하는 모든 과정을 결국 스스로 해나가야 한다. 열 가지를 배우더라도 스스로 그것을 실천하려는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국 자기 것이 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글 자음과 모음의 조화'로 2011년 세계미술협회 금상 수상
"신앙인으로서 저에게 주신 달란트에 감사하는 마음"
이 작가의 작품은 전통 한지그림의 예술을 뛰어 넘어 한지조형과 **한지인테리어와 패브릭에 접목까지 그 표현기법이 다양하다.  순수 한지그림은 물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염색된 한지를 한 올 한 올 정성들여 뜯어 붙이는 작업이다. 바탕색 한지를 붙이고 사물의 형태와 색을 표현하는 이 작가의 한지그림은 한지 특유의 얇으면서도 질긴 특성을 고스란히 품고 있다.

특히 지난 2011년 세계미술협회 금상 수상작인 '한글 자음과 모음의 조화'는 한지조형 작품으로 캔버스 위에 바탕색인 한글 한지를 붙인 뒤 나타내고자 하는 사물의 형태나 색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이 작가가 '한국의 미와 색과 아름다움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이 무얼까'라는 고민을 한 끝에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오방색위에 표현하여 나타낸 것이다. 또한 그녀의 다른 작품인 '덕유산 설경'과 ‘설악산 울산바위‘의 풍경을 표현한 한지그림이다. 하늘의 색과 바위의 색, 산등성이와 들판의 색을 모두 구분지어 한 올 한 올 한지의 모를 뜯어 붙인 이 작품은 하늘의 조각구름까지도 돋보이게 표현해낸 작품으로 작가만의 독특하고도 섬세함으로 다가오는 매력적인 미학이 담겨 있다.

이 작가는 "자연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걸어온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을 대하고 또 그림을 대할 때는 모든 정성을 다해야 한다. 특히 저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역시 저에게 주신 달란트라 생각하고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2013년 2월부터 '한지로드 협동조합' 창립해 한지의 우수성 세계에 알리고
명인전승아카데미 개설해 후학 양성에 전력 다할 것
이 작가는 한편 지난 2013년 2월부터 한지로드 협동조합을 창립하고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지로드 협동조합은 제2의 한지상품을 토대로 하여 세계에 우리한지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창립되었다. 작품 활동을 함께 하면서 협동조합을 만들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이 작가는 주춤해있는 한지로드 협동조합의 다양한 성과를 내기 위해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에서는 다양한 제품에 한지그림 특유의 디자인을 접목한 것들이 눈에 띤다. 이 작가는 "우리나라 한지는 특히 섬유 장(섬유의 길이)이 길어 강한 실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지를 0.5mm로 얇게 잘라서 실처럼 꼬아 면사나 아세테이트, 실크 등의 재료를 혼합해 의복 등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한지사가 있다면, 요즘은 그 공정 과정을 단축시키고 비용을 절감시킨 ‘닥섬유사’의 제품들이 시판되고 있다. 이 작가는 이러한 상품들에 한지그림 명인으로서 ‘디자인을 콜라보’하고 싶다. 또한 한국의 다른 문화들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외국까지 널리 전파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바람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현재 한지그림 작업을 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주역인 3D프린팅을 함께 접목해 소상공인 창업교육 등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작가는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모델링하여  직접 3D프린트로 출력한 뒤 한지를 접목하여 예술작품을 만든다. 특히 3D프린팅은 목업 제작비용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다품종 소량 제작이 가능한 장점으로 소상공인 창업은 물론 각 업체의 시제품 제작과 대학교의 디자인 상품개발 과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며, 여기서 이작가의 몫은 3D출력 후 가공 교육과 시제품제작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순신 장군을 3D로 출력해 한지로 뜯어 붙인 작품이 인상 깊은데 그 중에서도 한 올 한 올 ‘한지의 모‘로 수염을 표현한 것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한편, 지난 2016년 문화예술총연합회에서 한지그림 명인 인증을 받은 이 작가는 앞으로 명인전승아카데미를 개설해 후학 양성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으며, 현재도 '한지와 사람들' 본원에서 수강생들을 상대로 한지그림을 교육하고 있다. 이 작가는 "한지그림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 중 처음에는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금방 돈이 되는 것도 아니라서 중간에 떠나가시는 분들이 많다. 수업을 듣는 많은 분들에게 초심을 잃지 않고 끈기와 열정을 갖고 나아간다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작가는 명인전승아카데미 자료집 편찬을 위해 문헌자료와 커리큘럼과 그간의 활동 등을 수집하며 한지그림 및 한지조형의 아카이브를 만들며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작가는 끝으로 "많은 사람이 보고 마음의 평안을 느끼고 힐링이 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고 이야기했으며, 꾸준히 자신의 작품 활동을 응원하고 묵묵히 지켜봐 주는 아들과 딸이 있었기에 지금까지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고 많은 기도와  아낌없는 응원으로 격려해주시는 지인들과 수강생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표시했다.

이부미 작가 프로필
한지그림 명인(인증번호 제16-04-10-25)
한지와 사람들 대표
한지로드 협동조합 이사장
메이커스랩 3D 상상 이사
수상경력
세계미술협회 공예대전(금상, 2011)
대한민국 10대 작가상(2011)
대한민국남북통일세계예술대전(대상, 2013․2014)
언론보도
문화관광부 기획발간 - 천년을 가는 우리 종이(한지그림작가, 2005)
문화재청-문화재사랑('한지-보일 듯 말 듯한 반투명의 미학' 기고, 2013)

▲ 이부미 작가

[Art] Artist Lee Bu-mi
Recognized as a master Korean paper artist from The Federation of Culture and Art Associations in 2016
Building unique world of Korean paper painting
There is a saying “paper lasts for a thousand years while silk lasts for five hundred years”. The excellence of Korean paper has been praised since ancient times for its high quality as it was even recorded in ancient Chinese books. Quite recently, the esthetic value and scientific superiority of Korean paper is making it spread its name on the global stage. Famous as Korean paper painting artist, Lee Bu-mi has devoted her passion in the field for the last 20 years. Lee has visited Japan more than 60 times in order to broaden her knowledge and technique in painting and dye in addition to her perfection in Korean paper painting. “I’m a self-studied artist. I think it has played great advantages for me to give more time and effort as I had to do everything by myself from designing to choosing materials to finish. Learning 10 things can be useless if an action is not followed” said Lee.

Receiving a gold prize from World Art Association
The scope of Lee’s Korean paper works goes as far as to sculpture, interior and textile. To make a work with Korean paper, Lee uses pieces of dyed papers in different colors to stick onto a board without applying paints. One of her sculpture works ‘Harmony of Korean Consonants and Vowels’, for example, was praised for her unique attachment of Korean paper and won a gold prize from World Art Association in recognition of its Korean colors and beauty. Other works like ‘Snowy Scene of Deogyu Mountain’ and ‘Ulsan Rock on Seorak Mountain’ also received a great response for her meticulous expression of rocks, ridges and fields. “Each season in nature delivers a story to us. Therefore, we are obliged to respond back in respect. As I am a religious person, I thank God for giving me this great talent” said Lee. 

Opening ‘Korean Paper Road Cooperatives’
and ‘Master Technique Transmission Academy’
Lee opened Korean Paper Road Cooperatives in February 2013 to spread excellence of Korean paper products to the world. “The fiber of Korean paper is long which is good for making a strong thread. Korean paper makers cut the paper to 0.5mm to make clothes by mixing it with acetate or silk but the advanced technology today has reduced the process and cost by introducing ‘mulberry textile’. So I plan to apply my design to the products made of mulberry textile” explained Lee. She also held startup training on 3D printing combined with her Korean paper design. Lee made Admiral Yi Sun-sin by attaching Korean paper to the 3D printed model and it is surprising to see the beard made of paper. As for the future plan, Lee is ambitious to open Master Technique Transmission Academy (tentative)’ to foster talented young people. For this, she is gathering references to build a compilation of master techniques of Korean paper works. Lee said “I’m who I am today thanks to the unsparing support from my son and daughter as well as my students and friends. I will create more works that can deliver a piece of comfort to people.” <Power Korea> sends a message of sup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