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복주머니 | 227x182cm

오방색과 자수로 장식한 복주머니의 시공을 초월한 아름다움 
“우리 고유의 색과 패턴 활용한 오방색 자수로 ‘복’이 지닌 긍정적 의미를 나누고자 한다”
화가 이정효 작가 / 루나갤러리 관장
우리나라의 세시풍속 중 하나로 새해 정월 첫날에는 복조리를 걸고 복주머니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이 중 복주머니는 아이들의 설빔 꼬까옷 장신구에서 어른들의 만복기원 두루주머니까지 가장 대중적인 복록기원의 물건이다. 루나갤러리 관장 이정효 작가는 바로 이 복주머니를 테마로 하여 해외 평단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 전통자수와 오방색의 화려하고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이 작가의 작품세계를 정리해 본다. 

규방에서 전해진 5천년 전통의 단아한 예술을 세계에 알리다
매년 설빔마다 많은 이들의 추억을 만들어 준 복주머니는 정월 첫날 친지와 자손들에게 비단과 무명천으로 만든 주머니에 수복을 기원하고, 부귀를 희망하는 글자나 그림을 수놓아 덕담과 함께 건네주는 선물이었다. 비록 시대가 바뀌었어도, 복주머니의 의미는 처음처럼 여전히 복을 기원하고 장수를 부르며 액운을 막아주는 부적과 같다. 본래 판자촌처럼 소외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시각으로 그림을 그리던 이정효 작가는, 복주머니의 화려함과 행운을 부르는 정서에 깊이 공감한 후부터 15년이 넘도록 복주머니를 테마로 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 작가는 부산 광안리 금련산에 위치한 루나갤러리의 관장이자, 2012년 런던올림픽 기념 영국 런던 랜드마크아트센터 국제미술제 초대개인전, 엘리자베스 2세 즉위 60주년 ‘크리스탈 쥬빌리’ 기념 스톤브릿지 더리브센터 초대전, <아리랑>의 유네스코 세계 인류무형문화재 등재 기념 템즈 필하모니오케스트라 초청 초대 전시회 등 세계적으로 굵직한 행사에서 화려한 우리의 오방색 자수 장식 복주머니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이 작가의 복주머니들은 ‘복 시리즈’라는 큰 주제 안에서 규방 여인들이 5천 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지켜온 손바느질 자수 솜씨, 한국의 고유 염색 기술이 깃든 오방색의 선명하고 찬란한 자태를 보여준다. 한지와 실크로 평면 그림 위에 실제 복주머니가 올려진 듯한 입체적 형상을 만들어내는 이 작가의 작법은 복을 ‘받는다’는 개념을 넘어 복을 ‘짓고’, ‘나누는’ 의미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또한 큰 복을 여러 개로 나누면 더 큰 복으로 전해진다는 발상으로 항아리 같은 금빛 큰 복주머니, 눈사람처럼 아기자기한 오방색 다섯 오방주머니를 비롯해 캔버스를 복주머니 형태로 오려 내거나, 중요한 오브제인 복주머니 중앙에 글씨 대신 신윤복의 <미인도>를 삽입해 우리 고유의 격자, 글자를 여백의 미를 살려 배열한 한국식 콤포지션을 시도하기도 한다. 

한국적 정서를 갈무리하고 예술적 나눔 실천하는 루나갤러리의 족적
루나갤러리는 이 작가 부부가 예술작품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자신들의 작품을 많은 이들에게 공유하기 위해 만든 전시장이다. 이 작가는 전통적 미와 색감을 작품에 담는 것 외에도 ‘복’이라는 의미에 걸맞게 예술로써 베풂과 공존을 꾀하고 있다. 그래서 갤러리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부산의 현장근로자기업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무료전시회 <산업현장에 문화의 꽃을 심다>를 기획하고, 전시비용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공간을 여러 작가들에게 제공해 왔다고 한다. 또한 복주머니를 보낼 때 판매가 아닌 ‘시집 보낸다’는 표현을 쓸 정도로 작품에 대한 애정이 강할 뿐 아니라, 가장 좋아하는 작품일수록 개인소장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내어 복을 널리 전한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바느질로 삶의 애환을 풀어가다 부러진 바늘을 친구의 죽음처럼 애통해하며 <조침문>을 쓴 어느 부인처럼, 어떤 주제에서 출발하기보다는 소재가 지닌 의미와 감성에서 더 많은 영감을 얻는다는 이 작가는 버선, 실패, 옷고름, 골무처럼 여인들이 벗 삼은 물건들에 새겨진 바느질 자국의 흔적에서 여인들 특유의 풍부한 감성을 찾고 있다. 이 작가는 루나갤러리의 관장으로서 개관한 10년 간 자신의 입체적인 화폭에 가장 한국적인 여성의 정서를 담아 세계시장에 통하는 예술품을 만들어 내는 일과, 복을 나누듯 예술을 향유하는 기쁨을 나눈 시간 모두를 소중히 여기고 있다. 그래서 이 작가가 기억하는 가장 의미 있는 순간 중 하나가 바로 루나갤러리 회원들의 모임 <루사모> 결성이다. 그리고 2014년 <굿모닝 런던 한국작가 초대전시회>에서 영국 부총리가 회원 작품을 구매한 일화는 이러한 루나갤러리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한다. 

국제 아트페어와 복 시리즈로 국민 복주머니 작가 행보 계속할 것
이 작가는 일련의 해외 초대전에서 우리가 촌스럽게 생각하는 부분이 의외로 해외에서 전통적 혹은 빈티지, 앤티크 성향으로 여겨져 높이 평가받은 경우가 많았다고 언급한다. 그래서 복주머니를 통해 오방색과 자수의 정갈함을 알리고, 세계시장에 이름 석 자를 새길 수 있었던 것이다. 아울러 국내에서도 ‘국민 복주머니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는 이 작가는 복주머니의 기복신앙이 인류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하는 세계인의 정서에도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K팝처럼, 한국적 아름다움과 정서를 지닌 K아트의 일환으로 해외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특히 다섯 가지 오방색과 녹색, 벽색, 자색 등 오방간색으로 이뤄진 자수 복주머니 작품을 널리 알리고자, 홍콩 바젤 아트페어, 싱가폴 아트페어 같은 많은 해외 전시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아울러 이 작가는 복주머니를 통해 중국, 일본보다 앞선 염색과 인쇄 등의 기술을 지닌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시각적으로 알리고자 하며, 앞으로도 가장 한국적인 재료로 가장 한국적인 작품을 표현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시장에 알린 공로로 2013년 제 22회 대한민국 문화예술부분 신지식인에 선정되고, 서울 국회헌정기념관에서 개최된 2016 베스트의정대상&코리아탑리더스대상을 수상한 이 작가는 앞으로도 호당 가격이 비싼 작품을 만드는 작가보다는 세상에 복을 전하는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누구나 작품에 담긴 복을 나눠가질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작가, 그리고 전 세계인들에게 “다복하고 건강하며 행복한 가정을 이루라”는 덕담을 전하는 작가가 되겠다는 이 작가를 보고 있노라면 수백 년 전,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두루주머니와 귀주머니를 꿰매고 색실로 수를 놓던 여인의 정갈한 소망을 떠올리게 된다. 문화를 공유하는 마음가짐으로 우리의 것을 널리 알리고자 하는 이 작가의 알찬 행보에 격려를 보낸다.

▲ 화가 이정효 작가 / 루나갤러리 관장

The beauty of lucky bag embroidered in five colors
Sharing happiness with people
Lee Jung-hyo, Artist and Director of Luna Gallery
Spreading the tradition that has come down for 5 thousand years 
Many of us might have an experience of receiving a lucky bag embroidered with letters that call healthy and wealth on the New Year’s Day. We hung it on our waist and cherished as if it was our talisman. Artist Lee used to draw paintings with warm heart toward underprivileged people before she found a great pleasure of making lucky bags which she has done for the last 15 years. Lee is the director of Luna Gallery in Busan and displayed his beautiful works of five colored lucky bags at numerous exhibitions including an invitational exhibition at the international art fair held by London Landmark Art Center, invitational exhibition celebrating Crystal Jubilee of the Queen Elizabeth II and invitational exhibition held by Thames Philharmonia Orchestra. Lee uses Korean paper and silk to make 3 dimensional lucky bags and they mean sharing a good luck with each other. Lee mainly applies traditional Korean five colors to her works and sometimes inserts Shin Yun-bok’s ‘Beautiful Woman’ on the surface of lucky bags to emphasize Korean beauty.

Luna Gallery promotes art for everybody
Lee and her husband opened Luna Gallery with the good will of sharing art with everybody. They regularly hold the admission free exhibition ‘Art Flower Blooming in the Factory’ for workers in Busan and lend the space at an affordable price for many artists. Lee’s love of making lucky bags are so great that she feel like ‘giving her daughter away in marriage’ whenever she sells a lucky bag. Beoseon (Korean socks), spool, coast string and thimbles are the sources of Lee’s inspiration. Lee also cherishes sharing art works with fellow artists and people and she formed a club ‘Lusamo’ by gathering the members of Luna Gallery. In 2014 at ‘Good Morning London Korean Artists Invitational Exhibition’, the deputy prime minister of the UK bought a work of one of members of Lusamo. 

Spreading the charm of Korean lucky bags through international art fairs
Lee is ambitious to spread the charm of Korean lucky bags through international art fairs. She is confident in excellence of Korean five colors and embroidery and believes that Korean lucky bags’ symbol of wishing people’s happiness and world peace will draw sympathy from the citizens of the world. Like K-Pop fever captivating many hearts of people in the world, Lee is planning to promote Korean lucky bags in the boundary of K-Art. Among many international art fairs, she is particularly interested in Art Basel Hong Kong and Singapore Art Fair. Lee is proud that Korean dying and printing technologies are better than the Chinese and Japanese and she is determined to spread their excellence through these fairs. In recognition of her contribution in the field, Lee was chosen as a new intellectual in 2013 and received 2016 Korea Top Leaders Awar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