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전 신경미 작가
봉황, 물고기 여인 등 한국화의 아름다움 담은 독특한 작품 선보이며,
화폭에서 정신의 개방과 진정한 자유 꿈꿔

비단 우리나라에서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현대 미술 사조의 변화 과정은 크게 추상화와 서양화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서양에서 오랜 세월 발전해온 미술의 형태가 우리나라에 수입되어 전해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에도 서양화를 도입하여 자신만의 색깔을 내는 여러 작가들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이와 함께 기존의 구상 위주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재해석하고 재정립하는 추상 작업이 비교적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우리 사회가 점차 복잡해지면서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게 되는 풍토와도 연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양화라는 큰 틀 안에서 한국화의 전통을 이어가는 작가들의 독특한 행보는 여러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혜전 신경미 작가, 대구의 대표 작가로서 다양한 활동 진행해
혜전 신경미 작가는 미술의 외길을 걸어오며 자신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완성한 작가다. 신 작가는 이미 중학교 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것으로 소문났고, 어렸을 때부터 장래희망을 조사할 때면 꾸준히 ‘화가’를 적었다고 이야기한다. 신 작가는 이후 호남대학교 미술대학에 진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게 되었고 결혼 후 대구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봉황’ 작가로 유명한 신 작가의 작품세계는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그 때 신 작가는 팔공산으로 발길을 옮겨 자신의 작업실을 개원했다. 그 때 신 작가의 나이는 30대 후반으로 비교적 젊은 편이었지만, 팔공산을 바라보며 주변의 산수유꽃, 맨드라미꽃, 질경이, 500년 된 백일홍 나무, 또 화실 뒤편에 있는 참나무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자연 속에서 인생의 참된 지혜로움을 얻었으며, 신 작가는 이곳에서 바람에 스치는 낙엽소리에도 예술가로서의 영감을 받았다고 추억한다.

이 때 신 작가는 여러 곳의 요청에 의해 비단 작업실로서의 용도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어우러져 새로운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갔다. 당시 신 작가는 팔공산에서 작업하며 장애인이나 연세가 많이 드신 할머니들을 위해 그림으로 재능기부를 하기도 했으며, 지인을 통해 살풀이와 창 공연 등을 준비해 이들에게 선보이기도 했다.

‘봉황’, ‘물고기 여인’ 등 소재로 해 독특한 작품세계 완성
이렇듯 활발한 사회적 활동을 이어가면서도 신 작가는 꾸준히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신 작가에게 그림을 그리는 과정은 말 그대로 자신을 단련하는 과정이자 새로운 ‘나’를 탄생시키는 과정이었다. 신 작가는 “작품을 하다 보면 몇날 며칠을 한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그만큼 작품에 온 정성과 에너지를 쏟아 만들어내는 편인데,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부수적인 것들에는 신경을 덜 쓰게 되었다. 그래서 아예 삭발을 하고 ‘굳이 예쁜 머리는 필요하지 않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위해 헌신하는 작가가 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을 위해서는 그 어떤 대가라도 감수할 수 있다는 신 작가의 마음가짐 덕분에 그녀의 세계가 더욱 독창적이고 새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지도 모른다.

신 작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봉황(鳳凰) 연작이다. 서양화, 그 중에서도 유화를 작업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신 작가는 자신의 뿌리와도 같은 동양적 색채감각과 세계관을 꾸준히 지켜오며 서양과 동양의 접목이라는 목표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 황, 청, 백, 적, 흑의 한국적인 전통색이 율동하듯 움직이는 검은 선을 만나 마치 고전의 산수화 등에서 볼 수 있는 독특한 배치를 보여주는 감각은 신 작가만의 독창적인 자산이다.
봉황은 예로부터 신성시된 새이자, 거대한 상상의 새다. 신 작가는 대구와 서울을 덮는 봉황을 통해 삶의 모든 억압을 내려놓고 정신의 개방과 자유를 추구하며, 나라의 태평성대를 뜻하는 봉황을 화폭에 담아 평화로운 미래를 꿈꾸는 자신의 소망을 담았다. 신 작가는 “봉황은 살아있는 벌레를 해치지 않고 살아있는 풀에는 앉지도 않는다고 전해지는, 위엄 있는 생명체다. 이러한 부분에서 제가 삶을 통해 지켜가고자 하는 의지와 통하는 소재로 봉황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신 작가는 그 밖에도 물고기 여인 등의 대표작으로 유명한데, 이는 24시간 내내 눈을 감지 않고 스스로 서서히 인생의 지혜를 깨우치는 모습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의 이상향을 그린 작품이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작품 제작 퍼포먼스로 주목받아
“가족과 지인들의 응원과 배려에 항상 감사해”
2008년 현대미술의 시선전, 2009년 안산 단원미술관 전국 누드크로키전 등 다양한 단체전과 초대전, 서울 조선일보미술관과 대구 G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자신의 매력을 널리 알렸으며 현재까지 작품 제작 퍼포먼스를 총 9회 진행했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진행한 퍼포먼스에서는 해외에 한국적 미술의 매력을 선보일 수 있었기에 신 작가에게 천금과도 같은 기회였다. 신 작가는 여러 벌의 한복을 준비해 한국을 널리 알리고, 봉황을 그려내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는데 그 제목을 ‘아리랑을 울려라’라고 지어 한국적 색채와 선의 아름다움을 독일 현지에 전파하는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신 작가는 이 밖에도 지난 8월 6일 경주에서 매년 진행하고 있는 문무대왕 추모예술제에 참여하여 퍼포먼스를 진행하여 더욱 뜻 깊은 행사를 만들어 갔다. 문무대왕은 대표적인 성군으로 꼽히며 자신이 죽으면 바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승하한 지 3일 만에 용의 형상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전설과 같은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신 작가가 직접 문무대왕을 재해석한 퍼포먼스를 남길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영광이었을 것이다. 신 작가는 퍼포먼스 제의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어떤 뜻을 품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좋은 추모예술제에는 사비를 들여서라도 참석할 만큼 열정이 넘치는 작가다.

신 작가의 어머니는 그녀에게 마치 등불과 같은 존재였다. 신 작가는 “작품을 시작하게 된 데에는 어머니의 영향이 컸고, 그 후로도 말없이 뒤에서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어머님께서 살아생전에 '내가 조금 손해를 보는 듯 살아라'라는 말씀을 하셨고 그것이 동기가 되어 재능기부를 하게 되었다”는 말을 전했다. 신 작가는 얼마 전 소천하신 어머니를 위해 100호 열 점의 대작을 작업하면서 어릴 적 어머니와의 사계절과 생로병사를 담은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또한 팔공산 작업실에서 두문불출하며 때로는 몇 개월씩 바깥 구경을 못하는 환경에 처해 있으면서도 그녀의 가족과 주변 지인들이 끊임없는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준 덕분에 신 작가는 지금까지 작품 활동을 계속 할 수 있었다. 

9월, 작품의 정수 담은 국내 개인전 개최할 것
대형 프로젝트 함께 준비하고 있어
신 작가의 작품은 서양화의 기본 안에서 한국적 제스처를 녹여내는 작법으로 이루어져 있다. 무엇보다 소재로 선택한 유화 자체가 독성이 강한 물감을 다루는 만큼 잘못하면 약을 처방받아야 할 정도의 피부질환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신 작가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완성해 갔다. “예술가는 내일을 걱정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녀의 예술론이기 때문이다.

신 작가는 현재 2016마리의 봉황을 담은 꿈의 프로젝트를 9년 동안 계속 진행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100호 작품을 10개씩 하나의 테마로 묶어 하나의 이야기가 정해지면 작업을 시작하고 완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현재 열심히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간 프랑스 파리, 중국 상하이, 독일 드레스덴 등 해외 전시회에 열중해왔던 것에 이어 9월에는 본격적으로 국내 개인전을 개최할 계획이다. 신 작가는 전시에 앞서 "이번 전시가 열리는 숨은카페갤러리 관계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이처럼 다양한 경로로 한국의 전통 미학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신 작가가 있기에 우리 미술계에는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타오르게 될 것이다.

▲ 혜전 신경미 작가

Artist Shin Gyeong-mi (nickname: Haejeon)
Shin rediscovers the beauty of Korean paintings

Solo exhibition in September to show the essence of Shin’s art works
20 years of single path in art and strong presence in Daeju art world
Artist Shin Gyeong-mi has walked a single path as an artist for the last 20 years and has created her unique art world. Shin started to show her artistic talent from her early age and majored in western painting at Honam University School of Art. She felt blessed that she could carry on her passion in art at a university and it was like a god’s gift. She moved to Daegu following her husband soon after marriage and started to build her fame gradually with phoenix series. She secured a 2,470 square meter studio on the foot of Palgong Mountain in her late 30s. With a 500 year old garden zinnia tree and beautiful landscape surrounding the studio, it has become one of main attractions in Daegu through words spreading mouth to mouth. On demand of people, Shin remodeled the studio with a performing stage and a tea area. Shin performed her salpuri (exorcism) and chang (Korean narrative song) at the studio and also donated her talent to Open Disabled Association.

Phoenix and Fish Woman series attract attention
The process of painting for Shin is a process of training and finding her ego. “I sometimes focus whole my passion and energy on one work for days without moving. Every other thing became nothing and I even felt removing all of my hair which I kept as a tool to show my beauty” looked back Shin. Shin’s most famous work probably is the phoenix series. Though she majored in western painting, her attachment to oriental objects and colors, commonly appeared through Buddhist art, is so great. The fives colors – yellow, blue, white, red and black – and dynamic lines of oriental paintings in Shin’s works, phoenix in particular, are the sauces of her uniqueness. “Phoenix is a dignified bird that does not hurt insects and grasses. I was drawn to the fact that it has a connection to my wish to keep valuable things in life.” Shin also put her ideal image of a woman, who gradually gains wisdom of life with her eyes wide open for 24 hours, in her other representative work Fish Woman.

Shin’s performance attracts attention in Dresden 
“Family and friends are my great supporters”
Shin has participated in numerous group and invitational exhibitions including View of Modern Art 2008, Nude Crouquis 2009 by Danwon Art Museum and Living Korea Festival 2014 in Dresden, Germany, in which she exploded her artistic energy through her phoenix painting performance in white Korean dress, disguised as a man, under the title ‘Play Arirang’. She also held solo exhibitions at Chosun Ilbo Art Gallery, Seoul and G Gallery, Daegu. Shin also gave a performance at the King Munmu Memorial Art Festival held in Gyeongju on 6 August. She reinterpreted the legend of the king, who ascended to the sky as a dragon on the third day of his death, into her performance. Meanwhile, Shin has a deep gratitude to her family and friends for they always have been her great supporters. Her mother in particular is like a lamp in the darkness for her. “She encouraged me to walk my way even in bad times and gave her unsparing support for me. I also would like to show my special thanks to my husband who always gave me warm words and compliments.” 

Holding solo exhibition in September
Shin pushes forward a big project
“My skin sometimes gets troubled due to strong toxin of oil paints. I once had to take a medicine for nearly a month because of it. Also, my works get lukewarm response from the art world in Korea due to my oriental elements on western oil materials. But I don’t worry about tomorrow because I walk my way for today.” Currently, Shin is preparing for a big project: drawing 2,016 phoenixes alongside creating 100 works sized 160 x 130cm and 500 works sized 72.7 x 60.6cm. But for now, she keeps herself busy holding a solo exhibition right this month. Why don’t you have a nice day out in this autumn by visiting the exhibition? 

혜전 신경미 작가 프로필
호남대학교 예술대학 서양화과 졸업
2016 숨은카페갤러리 2주년 특별 초대전
2014 독일 드레스덴 초대전
2013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 내 초대전
2012 세일아트미술관
2011 수원 행군 갤러리 초대전
2010 대구문화예술회관
2009 중국 상해 개인전
2008 대구 봉산동 G 갤러리 개인전
2007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단체전 외 다수
현. 현묵회 분과위원
사) 한국무궁화미술협회 분과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