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오페라 무대를 압도한 한국 대표 드라마티코 소프라노
“20여 년 간 500회가 넘는 ‘밤의 여왕’의 카리스마,
한국인 프리마 돈나 영광의 계보 이어”
소프라노 전지영
정확한 딕션과 비브라토, 고음과 연기력을 선보여야 하는 오페라 <마술피리>의 보석은 단연 밤의 여왕이 부르는 분노의 아리아일 것이다. 도전하는 소프라노는 많지만 박자와 음의 이탈 없이 부를 수 있는 실력자는 많지 않다. 이 엄청난 곡을 23세로 훌륭히 소화해 내 지난 20여 년간 유럽 오페라단의 주역 무대에서 영예로운 한국인 게스트 프리마 돈나로 군림한 소프라노 전지영의 오페라 사랑과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시원하고 정확한 고음과 표현력으로 유럽 무대 주역 휩쓸다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예술이 합작한 오페라의 마스터피스, <마술피리>중 밤의 여왕이 부르는 ‘지옥의 복수가 내 마음을 불타게 한다’(Der Ho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의 3옥타브를 넘나드는 F음을 깔끔하게 소화하는 전지영 소프라노. 그는 12세 때 팝페라 스타 키메라의 ‘The Lost Opera’ 메들리 중 하이라이트인 이 곡을 처음 들은 뒤 클래식에 입문해,뮌헨 국립음대에 유학하고 1999년 도이치오퍼베를린과 하노버국립극장에서 23세라는 어린 나이로 주역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유럽에서 500회가 넘도록 밤의 여왕 역으로 활약해 온 세계적 프리마 돈나다. 작은 체구지만 타이틀 롤을 맡아 리리컬, 드라마티컬, 콜로라투라를 넘나드는 다양한 표현력을 선보인 이 동양 소프라노에게, 고전과 전통을 사랑하는 유럽인들은 파미나 공주를 고음으로 위협하는 매서운 여왕 역을 믿고 맡겨 왔다. 특히 벽력같은 카리스마와 시원스레 터지는 고음은 드라마티컬 배역에 잘 어울려 슈타츠오퍼베를린, 드레스덴젬퍼오퍼, 하노버국립극장, 만하임국립극장, 뮌헨 게르트너플라츠극장 등 음악인들이 동경하는 20여 개 무대를 20년이 넘도록 석권할 수 있었다. 또한 한국에 금의환향하여 서울시립오페라단과 특기인 <마술피리>, 국립오페라단의 <라 보엠>, <박쥐> 등에 출연해 정상급 실력으로 격찬을 받았다. 이렇게 오페라의 명소에서 솔리스트이자 타이틀 롤인 게스트 소프라노로서 20여 년간 여왕 역으로 군림해 온 전지영 소프라노는 선명하게 열리는 목소리, 그리고 맡은 배역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연기력으로 때로는 무제타, 콘스탄체, 올림피아를 맡아 감성과 청아함을 재현하여 세계적인 거장들의 무대를 장식했다. 끊임없이 무대가 이어지는 유럽은 여왕 역으로 경력을 시작한 전 소프라노에게 있어서 언제든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었다.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기에 공연이 막을 내리면 허무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여왕’은 새로운 배역으로 늘 무대에서 당당히 존재를 어필하며 누빌 수 있었다. 

마리아 칼라스의 깊고 섬세한 집중도를 지닌 평생예술가 꿈꿔
모교인 연세대, 그리고 uph university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전 소프라노는 “유럽에서는 스위스처럼 오페라 극장을 취미와 사교장으로 활용하며, 젊은 사람보다는 중년 혹은 직장에서 은퇴하고 1년 치 회원권을 구매해 극장을 찾는 팬들이 많다. 클래식은 어릴 적부터 바그너 같은 심오한 음악보다는, <헨젤과 그레텔>류의 쉽고 재미있는 오페라를 통해 접해 더 깊이 들어가는 조기교육 과정이 중요하다”고 언급한다. 놀라운 고음역을 발휘하면서도 다양한 국적을 가진 객석과의 소통에 능하고, 관객의 피드백을 받아 큰 힘을 얻어 노래하는 전 소프라노는 중견 아티스트에 접어들면서부터는 혼자 활약하기보다는 보다 자연스럽게, 동료 연주자들을 이끌고 하모니를 이루는 부분을 더 생각하게 된다고 전한다. 때로는 밤의 여왕으로 데뷔하여 큰 명성을 얻은 조수미 소프라노의 후계자로 불리기도 하지만, 전 소프라노는 리리코, 드라마티코, 콜로라투라 중 드라마티코에 가장 가깝다. 중후함 속 화려함의 대명사인 전 소프라노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배역은 의외로 <투란도트>의 순정파 여인 류 역할이라고 한다. “예술가란 본래 조용한 성품임에도 카리스마 악역을, 냉철한 기질임에도 비련의 여인을 연기하며 감성을 발산한다는 축복 속에 살아가는 존재다. 혹독한 유럽 무대에서 주역으로 캐스팅되어 다른 사람이 되어 산다는 것은 예술가로서 소중한 특권이다.” 또한 전 소프라노는 지금까지 기술적인 소프라노를 갈망하는 유럽인들을 위한 기교를 많이 선보였지만, 출산을 경험한 후에는 차가운 역 대신 따뜻하고 지고지순한 역할, 연주자 영입과 무대에서의 화음에도 관심이 많아졌다고 한다. “팔색조처럼 모든 것을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그리고 마리아 칼라스의 깊고 섬세한 감수성과 화려함, 소름끼치는 집중력에 관심이 많다. 이 예술가의 삶은 짧고도 비극적이며 강렬했지만, 나는 오래도록 무대에 올라 이러한 재능을 발휘해 보고도 싶다.” 

앞으로 독일, 일본, 부산에서의 협연, 마스터클래스 등 바쁜 스케줄이 끝나면 ‘여왕’은 한여름의 망중한을 즐긴 후에 새로운 무대를 준비할 예정이라고 한다. 화려한 악의 화신을 연기했던 여왕에서, 순수한 사랑으로 자신을 희생한 비올레타와 류를 표현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자랑스러운 한국 예술가, 전 소프라노의 열정과 예술혼이 앞으로도 꾸준히 세계인의 사랑을 받기를 기원한다. 

Korea’s representative dramatico soprano overwhelms the European stage
Soprano Jeon Ji-young succeeds the line of Korea’s prima donna 
Captivating audience with cool, precise, high pitch and expressive voice
Soprano Jeon Ji-young’s vocal range spans over three octaves. She digests without much difficulty the highest pitch ‘F’ of the song Der Holle Rache Kocht in meinem Herzen in the opera ‘The Magic Flute’. In the age of 12, Jeon was touched when she heard the popera star Chimera’s singing the song in her famous medley ‘The Lost Opera’. She then entered Hochschule für Musik und Theater München and had the debut performance with Deutsche Oper Berlin at National Theater of Hannover in 1999 at the age of 23. Since then, she has performed over 500 times in Europe and grew to be a prima donna. Although she is petite, her voice colors are highly praised for lyrical, dramatical and coloratura edges which made her take the role of the Queen of the Night who threatens Princess Pamina in The Magic Flute. Especially, Jeon’s thunderous charisma and clean and sheer explosive high pitch gave her the honor to perform at 20 most beloved theaters in Europe for more than 20 years. Back in Korea, she collaborated with The Seoul Civic Opera for ‘The Magic Flute’ and with The Korea National Opera for ‘La Boheme’ and ‘The Bat (Die Fledermaus)’. During her 20 years of splendid career as a prima donna, she has overwhelmed audience of the world by taking various leading roles including Musetta, Constanze and Olympia and she has become familiar with standing ovation. 

Becoming like Maria Callas who had sensitivity and concentration in her voice
Jeon graduated from Yonsei University and currently teaches students at Uph University. She says “People in Europe use opera house as a gathering place for hobby and social intercourse. It is more preferred by middle aged people or retirees who usually buy one year membership. I think it is also important to educate children how to enjoy opera with the easy and fun opera like Hensel and Gretel rather than the profound music of Richard Wagner.” Jeon is often regarded as the successor of Jo Su-mi but Jeon’ voice is closer to dramatico than lirico and coloratura. When asked about her favorite role, she named Liu in Turandot and said “Artists are the ones who can be able to digest various roles regardless their own characters. In this respect, they are leading a blessed life. It is specially a privilege for me to take numerous main roles in Europe as an Asian.” Jeon rather focused on technique for Europeans before she has a baby but now she does more on warm and innocent roles as well as harmony of the music on the stage. She adds “Sometimes, I want to be the top at everything I can do. And I have a great interest in sensitivity, splendidness and hair-raising concentration of Maria Callas. Her life was short, tragic and intensive but I want to express all of these elements as long as I can.” Meanwhile, Jeon is scheduled to give a performance in Germany, Japan and a performance and master classes in Busan, Korea this year. <Power Korea> wishes Jeon a continuous success in the second half of the ye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