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미술공예 문순덕 작가]
한국화의 아름다움 접목한 ‘장식미술공예’로 주목받아
미인도 연작과 옻칠공예 작품 등 알려져

‘포크아트(folk art)’는 우리말로 해석하면 전통예술, 민속예술을 뜻한다. 그만큼 현대적인 예술 특유의 복합적인 형태보다는 대중과 훨씬 가까운 거리에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는 말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포크아트라는 장르는 장식미술의 일종으로, 각 나라마다 부르는 말도 다르다. 예를 들어 러시아에서는 조스토브, 네덜란드에서는 힌델루펜, 노르웨이에서는 로즈말링, 일본에서는 톨페인팅 등으로 불린다. 한편, 서양화 위주의 포크아트 작가들 사이에서 우리 전통 민화 양식과 포크아트를 결합한 작가가 있어 널리 주목받고 있다.

친근한 생활공예 포크아트 널리 사랑받아
올해로 28년째 작업 이어가는 문순덕 작가
우리나라에 포크아트 양식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이제 막 문화개방이 시작되었던 90년대와 맞물려 있다. 16~17세기 유럽에서 처음 시작되었던 것으로 알려진 포크아트는 주로 목조가구와 주방용품 등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용품들에 그림을 그려 넣음으로서 일상 속에서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예술 방식으로 이름이 높다. 우리나라 역시 예로부터 고가구나 집기에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이 일상화되어있는 만큼, 포크아트라는 장르는 우리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소재의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도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어 최근 널리 사랑받고 있다.

경상남도 마산의 창동예술촌에서 활동하며 ‘갤러리 문’을 통해 독특한 포크아트 작품과 대중이 만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해 온 문순덕 작가는 올해로 28년째 포크아트의 길을 걸으며 새로운 발걸음을 시작하고 있다. 문 작가가 미술계에 진출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진학에 대해 고민하면서였다. 당시 미래에 대해 고민하던 문 작가는 아버지에게 ‘대학에 보내주는 대신에 미술을 해보고 싶으니 학원에 보내주면 안되겠느냐’고 요청했다. 그 때 그녀의 아버지는 흔쾌히 학원을 다니게 해주었고 문 작가는 1992년부터 공예 관련 자격증을 섭렵하며 공예가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처음부터 포크아트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문 작가가 처음 시작한 것은 지점토 공예였는데, 흙으로 빚은 형체에 생명을 넣어주는 작업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문 작가는 배움에 대한 열망이 워낙 컸기에 지점토에만 매달려 있을 수는 없었다. 그 때 스텐실도 배워보고 당시 국내에 막 상륙한 포크아트도 배우면서 그녀는 본격적으로 공예작가로서의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다. 문 작가는 “전문적인 화가들처럼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지 못해도 부담 없이 뛰어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던 데다 마치 수학공식과 같이 기법을 충분히 익히고 나면 장미, 국화, 풍경 등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재미있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그 때부터 포크아트에 전념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18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그 열정이 대단한 작가다.

‘미인도’ 연작 등 전통미 살린 작품으로 알려져
포크아트에 한국화의 양식 접목한 점 돋보여
문 작가의 포크아트는 연꽃과 양귀비꽃, 공작, 그리고 특히 조선시대 화가의 작품으로도 유명한 미인도 시리즈가 널리 알려져 있다. 한국적 선과 색의 배치, 화려하면서도 은은한 맛이 느껴지는 그녀의 작품을 보고 있으면 자연히 포크아트에 어떻게 한국화의 양식을 접목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이에 문 작가는 “포크아트를 초창기부터 배워오다 보니 아무래도 유럽풍의 작품을 많이 접하게 되었고, 자연히 제 작품에서도 서구적인 분위기가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과연 한국적인 미를 접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이런 작품들을 만들게 되었다”고 말한다.

우리나라에도 전통적으로 가구나 장식품 등에 그림을 그리는 장식미술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문 작가는 전통적인 장식미술의 양식을 따라가 보자는 마음으로 동양화와 민화를 배웠고, 심지어는 전통의 미술 양식인 나전칠기까지 배웠다. 그 결과로 탄생한 것이 ‘조선시대 미인도’ 연작이다. 문 작가는 “조선시대 여인들의 모습에 매혹되어 저만의 방식으로 그녀들을 재해석해보고 싶었다”라고 이야기한다.

실제로 문 작가의 미인도에는 기존의 작품들보다도 훨씬 깊고 단정한 느낌이 깊은 곳에서부터 배어나온다. 문 작가는 “최근 개인전을 위해 미인도만 스무 작품 가까이를 그린 일이 있었다. 조선시대 여인의 풍습과 느낌을 충실히 담아내려 했는데, 신기하게도 그 주변에 매화를 그린다거나 감나무를 그린다거나 여러 가지로 배치를 달리해볼 때마다 느낌이 달라졌다”며 미인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문 작가의 작품은 특히 손끝에서 피어나는 감성을 통해 장식미술공예의 멋을 드러내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작품들은 언제나 제 마음  속에 신기루 같은 희망의 열매를 뿌리는 거름으로 차곡차곡 채워졌다”며 장식미술을 통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작업의 보람을 이야기했다.

다수의 옻칠공예 작업으로도 주목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작업 임해
문 작가의 작품 중에서 또 유명한 것은 옻칠을 접목하여 만들어낸 미니어처 가구 세트와 옻칠 목기잔, ‘웰빙이 필요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옻칠 양념통 등이 있다. 공정이 까다롭고 예민하지만, 독특한 매력을 갖고 있으며 환경을 해치지 않는 친환경적인 소재인 옻칠이 문 작가를 다시 한 번 매료시킨 것이다.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칠기 양식을 받아들여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창조해내는 문 작가의 발자취는 날로 발전하고 있는데, 문 작가의 칠기 작품들은 하나같이 기존의 전통 양식 칠기와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문 작가의 전공 분야라고 할 수 있는 채화 양식으로 덧대어진 그림은 마치 물감이 배어나올 듯한 생생함을 선사한다. 옻칠에서 흔히 사용하는 자개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칠만으로 만들어낸 그녀의 작품은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동시에 절개 있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옻칠의 본고장인 남원까지 힘들게 찾아가서 그 기법을 배워 와야 했을 만큼 여기에 들인 시간도 상당한데, 그 공정이 매우 까다롭고 매 순간 완벽을 기해야 하기에 작업이 힘들 법도 하지만 문 작가는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작품에 임한다고 한다.
“한 번 작업을 시작하면 새벽 2~3시까지 작업이 이어지기 일쑤이지만 전혀 고되다거나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작품이 하나씩 쌓여갈수록 내가 만들어낸 자식들 같고 더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가끔은 이것이 정말 내가 가야 할 길이구나 하는 것을 실감한다. 특히 손을 댈 때마다 더 아름다워지는 작품의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럽다”

다양한 경로로 후학 양성에도 힘써
‘장식미술’ 통해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 추구해
한편, 문 작가는 포크아트의 아름다움을 더욱 널리 전파하기 위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그녀가 몸담고 있는 창동예술촌을 비롯해 평생교육진흥연구회 경남포크아트회장, 공예문화예술분과 본부장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출강이나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여러 가지 공예 기법을 배우고 작품 활동까지 하는 와중에 시간이 부족할 것 같기도 하지만, 문 작가는 자신의 갤러리에서 꾸준히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20여 가지의 기본적인 기술만 배우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식예술의 특성 상 문 작가는 기초부터 탄탄히 가르쳐 결국에는 각자가 자신의 색깔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문 작가는 “프랑스 파리 루브르 궁전 서편에는 장식미술 박물관이 있다. 중세부터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가구, 도자기, 유리세공품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장소가 우리나라에도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장식미술공예는 예술적인 가치가 있으면서 동시에 매우 실용적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사라져가는 민화의 양식을 응용하여 저만의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장식미술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문 작가는 그 동안 민화, 수묵화, 옻칠자개, 칠보 등 다양한 공예의 장르를 꾸준히 익혀왔으며 최근에는 탱화와 관련된 수업도 듣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배움을 꾸준히 찾는 것은 오히려 작품에 더욱 목이 말라 있기에 가능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이런 열정 속에서 우리는 전통과 현대의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지게 될 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문순덕 작가

[Decorative craft artist Moon Soon-duk of Gallery Moon]
The decorative art and craft presented through the series works of beautiful woman paintings and lacquer works

28 years of devotion to folk art touching people’s heart
Folk art, as an art style, was first introduced to Korea in the 90s when the country started to adopt Western culture in earnest. Folk art is known to have begun in the 16~17 century Europe in a form of decorative art which people drew pictures on the surface of wooden furniture or kitchen utensils. The Korean people in fact did the same practice as those westerners from a long time ago thanks to its free styles and materials they can adopt. There are many folk artists in Korea nowadays but Moon Soon-duk, who has devoted 28 years of her life to folk art, stands out in terms of engagement with the public. She belongs to Chang-dong Art Village in Changwon City and runs Gallery Moon. She started to show a great interest in art from her teenage years and decided to study at an art academy instead of going to a university. She started to learn clay work first, moved on to stencil and then folk art. She obtained some of craft-related certificates in 1992 and eventually opened a gallery. Moon says “I didn’t need great skills like great artists to do craftworks. For me, it was like a mathematical formula meaning that I just needed to apply the formula to create, for example, a rose, chrysanthemum or landscape. And I found a great pleasure in this making process.” Moon now has 18 certificates in total. 

Application of Korean paintings to create unique folk art
The popular themes of Moon’s folk art include lotus flower, peacock and a series of traditional beautiful woman emphasized with Korean colors and compositions. She continues “I studied a lot about the works of western folk art as well as oriental paintings and folk art including lacquer wares inlaid with mother-of-pearl. Then I combined them with Korean elements to create my own unique style. A good example is the series of traditional beautiful woman paintings in the Joseon Dynasty. But I wanted to reinterpret the works in my own terms.” In fact, Moon’s works have deeper and neater feeling than those traditional ones. She explains “I’ve recently created nearly 20 works of beautiful woman for solo exhibition. I tried to put the traditional elements of beauty while placing the tree and apricot flowers in a different composition in which I sensed a different feel.” Moon’s works are widely known for the vivid charm of decorative art and craft created by her fingertips and emotions. She says “My works are the source of the hope residing in my mind and decorative art and craft is the means of finding a beauty in my life.” 

Introducing unique lacquer works
Apart from folk art paintings, Moon is also famous for her lacquered miniature furniture set, lacquered wooden cups and a lacquered cruet titled ‘I Need Wellbeing’. Although Moon had to go through a difficult and meticulous process to create these lacquer works, they were all made of eco-friendly materials and have a peculiar charm. Like she did in her folk paintings, she turned the traditional style into her own unique style in these lacquer works. For example, she attached paintings to the surface of the works and they are so vivid as if the pigments are about to ooze out. Also, she rarely used mother-of-pearl but mostly used varnishing itself to give restrained beauty instead of splendidness. In order to create perfect works, she didn’t mind making a constant travel to Namwon City, the home of lacquer works, to learn the authentic skills. Moon says “Once I start my work, it normally lasts until 2 to 3 a.m. But the physical fatigue I have to endure is nothing compared to the satisfaction I get when I see the work slowly shaping into perfection.”

Making tradition meet with modernity at decorative art
Moon’s passion in fostering talented folk artists is as unusual as her unique works. She is actively engaged in the promotional events and festivals of Chang-dong Art Village. She is also serving as Chairwoman of Gyeongnam Folk Art Association and as Director of Craft Art and Culture Department of the Lifelong Education Promotion Research Center in which she is passionately providing lectures and social contributions. Everybody can make an art work or craft work if one can learn the simple 20 basic skills according to Moon. When asked about her future plan, Moon said that she was planning to use decorative art as a means to mix traditional art with modern art. She explains “There is a decorative art museum on the west side of the Louvre Palace in France in which we can see various furniture, ceramics and glassworks from the Middle Age to today. Decorative art has an artistic value yet practicality and can communicate more easily with the public. I hope Korea also has a museum like this where we can compare tradition with modernity to create something new.” Moon added that she recently started to learn altar portrait of Buddha to expand the scope of her skills. Learning something new generally gives us new possibilities and inspirations and Power Korea hopes that Moon’s thirst for learning will bring yet another unique style in folk art this year.

문순덕 작가 프로필
제1, 3회 대한민국 공예대전 초대작가
제4회 대한민국 공예예술대전 금상
제12회 아시아 미술대전 특선
제9회 문화예술 전국대회 장려, 은상 수상 (공예부문)
제7회 한국공예예술공모전 및 문화 관광상품대전 국회의장상(대상 수상)
제1, 2회 한사랑 문화예술제 사생대회 심사위원장 위촉
전국 제5회 나전칠기 기능경기대회 공모전 장려상(남양주시장)
2015관광기념품공모전 입선(창원시장)
제7회 대한민국 남북통일 세계환경예술대전 도예 부문 특선
제8회 한국공예예술공모전 문화관광상품대전 초대작가
제1, 2, 3, 4회 창원시 공예품 전시회
2014, 2015 목&칠전 서울 인사동 갤러리 이즈
2014, 2015 국제공예 트렌더 페어 참가
2015 한국공예예술연합회 전시회
2015 유니세프 기금모금전 전시회
2016 김해국제공항 초대전시 및 오픈갤러리 공감
단체 및 개인전 160여회 및 학교 출강수업, 재능기부, 봉사활동
평생교육진흥연구회 경남포크아트회장, 공예문화예술분관 본부장
현) 창동예술촌 갤러리문 입주 작가
경남 창원시 마산 합포구 창동거리길 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