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IBK기업은행 신수동점 김영조 차장
특허 출원만 5개, 잘나가는 은행 핵심부서 차장이 
노동조합에 뛰어들어 ‘획기적인 복지정책’으로 다시 한 번 주목!

정부 주도의 노동시장 구조개혁과 임금피크제 등으로 노동시장의 변화가 예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12월 제15대 노동조합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있는 IBK기업은행의 선거에 출마 예정자인 김영조 차장이 현실적인 정책과 스마트한 소통으로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 주목 받고 있다.

김영조 차장은 행내 공모를 통해 97년부터 8년간 IT본부에서 근무했고, 이후 리스크관리본부 재직 시에는 특허 출원만 5개, 그 중 공개 2개, 특허등록 3개의 성과를 이루어 낼 만큼 “일 잘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잘나가는’ 핵심인력에 속한다. 그런 그가 승진과 업적을 뒤로 하고 노조로 뛰어든 배경과, 그와 함께 이번 노조선거에서 핵심 축을 이루고 있는 고다혜 차장의 생각을 함께 들어 보았다.

IT본부, 리스크관리본부 등 은행의 핵심부서에서 근무하며 다양한 경력과 재능을
인정받았다면 다음 목표는 ‘승진’일 텐데... 노조에 뛰어든 이유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9년 12월 기업은행 면목동 지점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6년 동안 근무하면서 은행 현장 전문가라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은행을 다니면서 군대를 다녀왔고, 방통대를 졸업하고, 동국대학교에서 법무대학원까지도 졸업하는 등 악바리처럼 열심히 살아왔죠. 그 과정에서 재능도 조금 인정받아 기업은행 안에서도 IT본부에서 8년, 리스크관리본부에서 8년을 근무하며 다양한 경험도 쌓았습니다.

그런 중에 90년 초 ‘한울림’이라는 민중가요 노래패에서 활동하다 노동법이나 노조활동에 대해 알게 됐고, 그를 계기로 92년 ‘여행원폐지투쟁’ 당시에는 노동조합 부분회장 역할도 하게 됐습니다. 그 후 본사 리스크관리본부에서 분회장 역할까지 하면서 ‘근무시간정상화’도 이룩해 냈죠. 그렇지만 업무적으로도 최선을 다했고, 특별승급표창, 대외표창 3개 등 탁월한 업무성과를 나타내니까, 팀장님이나 고참 차장 등 선배들은 “노조와 인연을 끊고 진급도 생각하고, 좀 더 현실적인 목표에 욕심을 내라”고 조언하기도 하더군요.
스스로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차라리 모르면 모를까 이미 알게 된 문제점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었고, 가는 곳마다 근무정상화 정시퇴근 등을 구현하고, 변화시키는 행보를 계속하게 되어, 노조와의 인연을 끊지 못하고 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은행의 다양한 직군과 부서에서 현장경험을 가지다 보니 은행에 종사하는 직원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와 인사평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걸 절감하게 됐습니다. IBK기업은행은 13,000여명의 중 9,600여명이 조합원입니다. 이 중 준정규직이 3,600여명, 정규직 여성 2,900여명, 남성 2,500여명이죠. 비율로는 비슷하지만 준정규직의 95%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는 독특한 조직입니다. 또한, 기업은행은 준정규직, 일반준정규직, 전문준정규직, 계약직, 단시간 근로자 등 다양한 채용구조를 가지고 있어 우스갯소리로 ‘채용박람회’라는 말을 하기도 할 정도죠.

그렇기에 근무 특성이 다양하고, 개개인의 상황에 맞는 ‘맞춤형 복지정책’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에 따른 연구와 실행능력을 갖춘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는 것이 지금의 목표입니다.

현 노동조합에서도 잠시 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정책을 피력하지 않았나?
또, 그렇게 의지가 확고한데 왜 현 노동조합을 그만두게 됐나?
2012년에 고등학교 선배인 현 홍완엽 노동조합위원장이 선거 때 도움을 청했고, 처음의 취지에 공감했기에 사심 없이 선거를 도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당선이 되고나서 노동조합 조직의 인력구성이 잘 되지 않자 다시 참여를 여러 차례 종용해서 결국 한배를 타게 됐죠. 본격적인 노조 전임자로서는 그게 다였고, 그렇게 시작된 짧은 동행은 ‘실망과 상처’만을 남기고 ‘오월동주’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노동조합 활동 중에 가장 실망스러웠던 점은 노동조합의 정책이나 개발은 뒷전이고, 늘 해오던 방식에서 달라지는 것이 없고, 차기 선거를 위한 내부의 편 가르기와 솎아내기만 하는 행태였습니다. 1년 만에 상당수의 젊고 실력 있는 동지들을 몰아냈고, 1년 6개월 만에 선출직 ‘여성부위원장’ 마저 자신에게 순종하지 않고 ‘반기’를 들었다며, 아프다는 구실을 내세워 ‘대의원회의’ 절차도 한번 거치지 않고 그만두게 했습니다.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노동조합에서 벌어지는 말도 안 되는 행태를 보고 ‘한사람의 동지도 구하지 못하면서 무슨 노동조합을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자괴감에 빠졌어요.

결국 저는 그 한사람의 동지인 ‘여성부위원장’의 손을 잡아 주기로 했고, 노동조합의 비민주적인 행동에 문제 제기를 했습니다. 좀 더 노력해서 어떻게든 노동조합을 바꾸어 보려는 노력은 결국 함께 ‘짤리는(?)’ 결과를 가져 왔지만 제 선택에 미련도 후회도 없습니다.
그런 상황이 또 온다면 저는 같은 행동을 할 겁니다. 제 별명이 ‘로보트’입니다. IT에서, 리스크 관리본부에서 정말 열심히 ‘로보트’처럼 일한다고 붙여준 별명이죠. 개인적으로 자부심을 느끼는 별명입니다. 제 휴대폰 컬러링도 ‘로보트 태권브이’ 주제가랍니다. 가사가 참 좋아요. ‘정의 로봇’, 마치 저에게 정의롭게 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요.(웃음)
제 행동이 정의롭다면 후회하지 않고 그 길을 갈 겁니다. 저는 로보트니까요!(웃음)

“쓴소리 마저 수용하는 것이 진정한 ‘소통’, 위원장에 대한 
‘조합원소환제’ 실시하고, 중요 정책은 ‘스마트폰 투표’로 결정할 것”

현실적인 문제점해결과 소통을 위한 정책을 개발했다고 했는데 어떤 것이 있으며, 
손해사정단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이고, 어떤 기능을 하는 것인가?
김영조 차장: 얼마 전 최경환 부총리의 은행권에 대한 뉴스 브리핑을 들었습니다. 은행에서 10년만 근무하면 ‘억대연봉’ 받는다고 하더군요. 저 25년 다녔지만 억대연봉 못 받습니다. 또, “오후 4시에 문 닫는 회사가 세상 어디 있냐?”고 하시던데, 저희 4시에 문 닫고 퇴근하지 않습니다. 9시, 10시까지 일합니다. 정책을 만들고 집행하는 분들이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정책을 만드니 현실성 없는 정책만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최소한 우리 IBK기업은행 노동조합만은 그렇게 되도록 두지 않겠습니다. 진정한 소통을 위해 쓴소리 조차 수용하는 노동조합, 조합원에 잘못을 지적받으면 받아들여서 개선하고 발전을 모색하는 노동조합을 만들 것입니다. 

그에 대한 실질적인 정책으로, 조합원이 조합 활동에 의구심이 들 때 직접 위원장에 질문과 대답을 요구할 수 있는 ‘조원소환제’를 실시할 생각입니다. 또한, 중요 핵심정책은 요즘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 투표로 결과를 즉시 확인하고 정책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요즘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조정 정책으로 개인이 회사 등 집단과 싸워야 하고, 그 와중에 개인의 어려운 상황도 직접 해결해야 하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에, 현업과 법무대학원 등에서 구축한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법무사, 노무사, 손해사정사 까지 포함한 조합원의 ‘종합 손해사정단(가칭)’을 구성해 업무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개인의 문제까지 카운셀링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한 40대 이후에는 제 2의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은퇴계획도 노동조합에서 함께 개발하려 합니다. 직원이 안정되면 업무능력도 향상되고 회사에도 이익이 되니 1석 2조가 될 것입니다.

“노동조합이 현업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탈출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
“공부하고 노력해서 인정받는 능력 있는 사람들의 집단으로 노동조합 변모 시킬 것”
김영조 차장: 노동조합은 조합간부가 현업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탈출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구태를 버리지 못하고 복지부동한 사람들은 노동조합에서 안락함을 보장받기 위해 권력에 굴복하고 회사와 타협하려 합니다. 

술에 절어 집에도 가지 않고, 임단협 기간에도 사측에 골프접대를 받는 등의 행태가 심심찮게 눈에 띄고 있는데... 노동조합 간부에게는 따끔한 일침으로 ‘경고’하고 개선되지 않는다면 ‘퇴장’시켜야 합니다. 지금까지의 IBK노동조합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조합원의 ‘경고’가 너무나 누적되어 왔습니다. 그 속에 젖어있어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제는 진정한 변혁이 필요한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조합의 여러 변혁 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공부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동법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문제해결에 대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할 일이 너무나 많은 곳이 노동조합입니다. 제가 지향하는 노동조합은 ‘일 잘하는 노동조합’입니다. 지금도 IT본부나 리스크관리본부 등에서는 저를 ‘레전드’라고 부른다고 들었습니다. 과분하지만 자부심도 느끼고 있습니다. 행원으로 시작해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문제점을 찾아내고 그로인해 평가 받고, 승진하고... 후배들에게 내 모습이 하나의 롤모델이나 ‘목표’가 되고 있다고 생각하니 책임감이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언제나 열심히 노력해 왔듯이, 노조에서도 문제점을 찾아 해결하고, 바꾸고 개발해나갈 것입니다. 그게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또 언제든 다른 현장으로 일하러 갈 겁니다. 그게 김영조라는 사람이죠. 물론 이곳에서 특허는 못 받겠지만...(웃음)

노조위원장 출마의 의지를 밝히며, 김영조 차장은 ‘근로기준법’상 단시간 직원들도 법적으로는 조합 가입이 가능하기에, 이를 법적인 수준까지 도달하게 하는 것 역시 목표이고, 준정규직의 정규직 일괄전환이 공약이 아닌 철학이라고 강조했다.고졸사원으로 시작해 26년간 자기개발과 노력으로 ‘레전드’의 위치까지 오른 그의 부지런함과 성실함이 위기의 시대에 노동조합에서 젊은 직원들에게 어떤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해 줄 수 있을지, IBK노동조합의 선거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nterview] IBK Sin-su dong branch Deputy Head Youngjo Kim
From achieving 5 patent applications as branch deputy head to introducing ‘innovative welfare policy’ as union member
The government-led labor market reform and salary peak system are creating a great impact on the current labor market. With this atmosphere in mind, Deputy Head Youngjo Kim of IBK Sin-su dong branch is running for the 15th union leader election which will be held in December. He is creating a wind of change among the candidates with his practical pledge and smart communication. Kim worked in the IT Headquarters for 8 years since 1997, made 5 patent applications when moved to Risk Management Headquarters and two of them were made public and three were registered. He is highly praised for his capability in efficiently pushing forward projects. But instead of pursuing a job promotion, he decided to run for union leader election. Power Korea met Kim and another Deputy Head Dahae Ko and heard about a background story of running for the el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