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내면에 대한 성찰, 

인간의 외적 형상에 스토리로 담아내다

박장근 조각가

보이는 그대로를 담아내는 조각에 미련을 버리고 박장근 조각가가 선택한 것은 추상적 사고방식을 담아내는 철학이 담긴 작업이다. 그의 작품을 보면 따로 설명하지 않아도 철학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한편으론 설명을 들어야 그 뜻이 더욱 명확히 와 닿는 작품이 있다. 

그 역시도 작업에 대해 발언적 작업의 경향을 담은 사회적, 철학적 의미의 작업 스타일을 지향한다고 전한다. 이는 작가가 작품을 통해 사회를 비판하거나 인정하고, 자신이 느낀 메시지를 작품을 통해 표현할 때 비로소 그 작가에게 작업을 하는 의미가 부여된다는 생각으로 초기부터 지금까지 곧은 작업의지를 표현해 왔다. 

그가 조각을 시작했던 때, 사회는 자유경제체제가 확산되고, 뿌리 깊게 박혀있던 리얼리즘 미술이 포스트모더니즘에 차츰 자리를 양보할 때로 그 역시 예술가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고민을 거쳐 그저 보여주는 미술에서 벗어나 느끼고 담아내는 예술로 방향을 완벽히 틀었다. 

이는 그가 지금까지 작품을 해오면서 하나의 근간으로 자리를 잡아 이제 박장근의 조각이 무엇인지를 대중이 확실히 알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리게 됐다. 

초기 작품 ‘겨울나기’를 보면 한발로 자신의 신체를 버티고 있는 인간의 육체를 표현했는데, 섬세하게 표현된 근육과 힘줄에선 넘치는 에너지를, 반대로 중력에 눌리듯 숙인 상체는 그 에너지를 억누르듯 표현됐다. 이는 그가 작품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대변하며, 한편으론 이분법적 사고에 빠진 인간의 욕망을 인체로 표현한 작품으로 보이기도 한다. 

또, 'Dreamer'라는 작품에서는 웅크려 있던 인체가 위를 향해 뻗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데, 두 팔은 머리를 움켜쥐고 있고, 옷깃은 바람에 맞서 인체가 향하는 반대의 방향으로 날리고 있다. 

이 역시도 하나의 인체에서 여러 가지 인간의 욕망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인간의 욕망과 이분법적 사고, 그리고 작품을 작가 스스로에 빗대 고뇌하며 살아 온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기도 했다. 

그가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초기부터 ‘예술은 그 사람의 사고의 대변체’라는 생각으로 작가의 철학이 들어있지 않은 작품은 가치가 없다는 뜻에 맞춰 여러 의미를 담고 그 속에 자신을 대입시키기도 하는 것이다. 

과거 그는 미술학도가 아니었다. 늦깎이 미술학도로 자신의 인생을 다시 시작했을 때, 그에게는 표현에 대한 욕구와 목마름이 있었다. 그가 작품에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고, 인간의 욕망과 사회의 불필요한 암묵에 대한 강렬한 표현 방식은 그의 억제됐던 예술적 욕망에서 시작됐는지도 모른다. 

또, 미술을 전공하면서 국내 조각 작품 중 제대로 된 구상작업이 얼마 없다는 것에 꼭 한번 스스로 좋은 구상작품을 해봐야겠단 생각도 지금 생각하는 구상조각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금의 ‘생각하는 구상조각’을 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예술인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던 근간은 바로 보는 이들로부터 생각하고 느끼고, 자신을 대입시킬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즉, 작가가 작품을 시작할 때 나름의 의미를 담아내지만 보는 이에 따라 그 감정의 틀이 깨지면서 작품은 또 다른 의미를 지니는 하나의 매개체로 작용하는 것이다. 이는 정해진 틀을 관객에게 강조하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새로운 작품을 완성할 수 있도록 여러 감정을 작품에 담아내고 관객이 꺼내고 싶은 감정을 꺼낼 수 있는 매개체를 그들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작가 박장근은 대중과 소통하고, 그들로부터 받은 감정의 기운을 또 다시 새로운 작품에 투영하는 사이클을 완성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초기 작품과 같은 줄기에서 좀 더 차분하고 정리된 ‘보듬어앉기’라는 주제로 작품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그가 대중들과 점점 가까워지면서 자신만의 공간에 대중의 감정을 참여시키고 좀 더 대중과 가까워질 수 있는 작품의 방향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천국제조각심포지엄 예술감독, 이천조각가협회장 등을 두루 맡고 있는 그가 왜 대중, 그리고 예술가들 사이에서 존경받는 작가로 거듭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앞으로 그는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작업보다는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작업으로 사후에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을 남기겠다는 뜻을 전했다. 또, 현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는 것을 담아내기 위해 시대성을 담은 작업방향을 지향할 것이며, 작업을 통해 한계를 느끼고 또, 그 한계를 넘어가면서 좀 더 발전하는 예술가로 살아가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Introspection on the inside of humans 

Expressed in their outer form with a story

Park Jang-keun, sculptor 

After letting go of the sculpture of copying exactly what he sees, sculptor Park Jang-keun chose the philosophic work of expressing his abstract way of thinking. When we see his works, some give the feeling of deep philosophy without need to explain while others give a clearer meaning with his explanation. He also says he aims toward the work style of social and philosophical meaning in an inclination of proposal. Thinking it is when an author criticizes or admits the society and expresses his felt message through work that presents him with the meaning of work, he has expressed an upright will with his work since the beginning. 

When he started sculpture, our society was seeing the spread of free economy system and the realism in fine arts gradually displaced by postmodernism. As one of artists, he went through lots of trouble and then completely turned the direction of his art from simply showing things into feeling and expression. This has finally settled as a base in his artwork so far until lifting the level enough to make the public certainly aware of what Park Jang-keun’s sculpture is. 

His early work ‘Passing the winter’ carved the human body supported by one leg with overflowing energy for muscles and tendons in delicate expression, while seeming to suppress that energy for the upper body bent over as if under gravitation. This suggests how much he is troubled over his work and, on the other hand, it seems to be the work of expressing the desire of humans sunk in the dichotomy of thinking by means of the human body. Besides, another of his work ‘Dreamer’ shows the shape of the crouched human body extending itself upwards with two arms grabbing the head and the collar fluttering in the opposite direction of human body facing the wind. This also expresses many kinds of human desire implicitly speaking for the author who had been getting along in agony by alluding to his own dichotomy of thinking and artwork. Since the earnest beginning of work, he has expressed many meanings and substituted himself for them in accordance with the principle of no value without the author’s philosophy in because ‘art represents the person’s thoughts.’ Initially, he had not been a student of art. When he resumed his life as a late bloomer, he had such desire and thirst for expression. His speech for himself, strong expression of human desire and the society’s unneeded silence in his work may have originated in his repressed artistic desire. Besides, his decision to make a good representational work himself after finding as an art major that there were few works of legitimate representation among domestic sculptural works seems to have served him with the representational sculpture in his mind now. He has risen to the place of recognition in people’s attention and even among artists with his current work of ‘representational sculpture by thoughts’ basically because he made works which enabled the spectators to think, feel and substitute themselves for. That is, though the author expresses the meaning of his own starting with the work, the emotional frame breaks by different viewers making the work act as a medium that has another meaning. This, rather than emphasizing a fixed frame to spectators, expresses many emotions in the work for their own completion of new work and throws a medium to them who can take out any emotion they want to. By this, author Park Jang-keun completed the cycle for communicating with the public and projecting the emotional energy earned from them into another new work. Currently, according to him, he is now engaging in work with the theme of ‘caring for’ in more composure and adjustment in the same vein as the initial work. This must mean that as he gradually nears the public, he has found the direction of work that can admit their emotions in his own space in more proximity to them. This explains how he has been reborn as a respectable author among the masses and artists, for he is currently acting as the art director at Icheon International Sculpture Symposium, head of Icheon Sculptors Association, etc. He said that for the future he wanted to leave works with posthumous artistic values by producing work for communicating with the public rather than for winning popularity from them. He also said he would aim his work toward the nature of the times to express his feelings in life expressing his wish to get along in life as an artist still in progress by feeling his limitations through work and then overcoming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