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책 읽는 직장인, 한국 사회를 키운다

Part1 문화체육관광부 ‘책 읽는 기업’ 하반기 인증제 실시 

기업과 출판문화의 상생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를 플랫폼으로 박차

2014년 하반기, 문화체육관광부 주체, 국가브랜드진흥원 주관으로 제1회 대한민국 독서경영 우수 직장 인증제가 시행된다. 이는 직장 내 독서환경 조성과 조직 및 개인의 소통과 창의력 증진, 학습과 문화가 구축된 독서 친화 기업 및 단체를 발굴하고, 인증을 통한 독서문화 확산을 취지로 한다. 독서경영을 통해 성과를 거두는 기관, 직장 독서동아리 운영을 통해 직장 내 책읽는 풍토를 리드하는 개인 및 동아리, 정기적인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 및 지역사회 독서문화 확립에 기여하는 기관이 선정 대상이다. 책 읽는 직장 풍토 조성을 위한 인식을 제고할 가능성이 어느 정도인지, 향후 독서문화 확산 가능성과 지속가능성이 고려된다. 심사 기준은 직원들에게 주기적으로 독서 관련 정보 제공 여부, 조직 내 도서실이나 미니문고 설치와 운영 여부, 실행계획과 운영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이 구성되어 있는지 여부, 현재의 운영체제를 개선할 수 있는 활동 시행 여부, 독서 수준을 증진하기 위해 외부 교육 프로그램 및 외부 독서모임 등에 담당자 및 임직원들이 참여하는지, 관련 임직원들의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하는지, 최근 1년 동안 참여한 직원 수 비율, 외부이해관계자 또는 임직원들의 인지도를 높이거나 인식제고를 위한 홍보 여부, 주기적 운영 여부, 독서와 관련된 지역사회 나눔과 활동 여부, 회사(기관) 차원의 지원 여부, 운영매뉴얼 및 운영원칙 구축 여부 등 11개 항목이다. 서류심사와 현장 실사를 거쳐 최종심사에 선정된 기업/기관은 절대평가를 통해 인증을 획득하고, 인증 기업 중에서 상대평가를 통해 9월 독서의 달에 기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대상, 우수상)이 결정된다. 이를 제안한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은 우선적으로 기업 독서동아리 연합을 매개로 하여, 멤버 기업들이 가장 관심도가 높은 ‘휴먼라이브러리’ 사업, 북콘서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공동의 글쓰기를 통한 저자되기도 지향한다. 휴먼라이브러리는 우선적으로 자율학기제 도입과 맞물려 대기업 및 공기업의 사회공헌에 초점을 두고, 각사 멘토링 제도를 통해 학생 멘티들에게 책을 매개로 한 해당 산업과 직능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고 배우도록 하고, 학생들이 해당 도서를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도록 이끌어갈 계획이다.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의 출범과 문체부 주체 독서경영 우수직장인증제가 현실화되면서, 특색 있는 각 기업들의 ‘필독서 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독서리스트로 해당 기업의 정신이나 이미지를 짐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이와는 별도로 기업 내 다수가 읽는 책은 다양한 기준에 의해 선별된 책이기 때문에 그 내용 자체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것에 중요성이 있고, 연합회 취지의 한 축이기도 한 출판문화산업 진흥에 큰 도움이 된다. 연합회는 회원 기업들이 그동안 축적한 독서 리스트 DB와 북멘토링 등 관련 활동 사항을 집결해 장기적으로는 포털을 오픈할 계획이다. 이 포털을 통해 기업 현업 인재들의 ‘휴먼라이브러리’를 전사회적으로, 특히 진로를 모색하는 중고등학생과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이 산업별, 직능별 기반 지식과 이해, 정보를 습득할 수 있도록 하고, 책 읽는 직장인을 중심한 멘토링을 지속하고, 현업 선배들의 장기적인 인재 육성이 가능토록 하여 해당 산업과 인적자원 구축, 기업의 사회공헌에 꼭 필요한 양질의 지식을 전사회적으로 공유할 계획이다. 

2014년 7월 30일, 현대모비스 교육장에서는 강민영 이랜드서비스 혁신본부 팀장(‘자람’), 정관성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략기획실 정책개발 팀장(‘북인류’), 신수진 현대오일뱅크주식회사 기획조정실 대리(‘무녀리’), 이창렬 한전KDN 원전ICT센터 E-ICT사업기획 팀장(‘향추회’), 정자성 현대모비스 AM용품개발팀 차장(‘미투리’), 고동록 현대모비스 인재개발실 실장(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 회장)이 한 자리에 모여 각 기업 독서 동아리의 방향성과 ‘책 읽는 직장’이 활성화되기 위한 방안, 함께 책을 읽는다는 행위가 지니는 본연의 역할과 방향성,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향추회를 만든 한전KDN 이창렬 E-ICT사업기획팀(원전ICT센터)팀장은 책 읽는 인재들의 경쟁력 변화를 인성의 변화로 보고 있다. 향추회는 역사가 오랜 만큼 기업문화에 대한 변화 동력도 되었다. “책 읽는 사람은 일단 상대방을 존중할 줄 알게 된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은 서로 모여 회의나 토론을 해봤을 때 경청과 존중에서 차이가 난다. 후자는 누군가 말을 잇고 있는 가운데 ‘틀리다’고 생각하면 칼처럼 자른다. 책으로 생각이 깊어진 사람들은 대화를 하면 무슨 이야기를 해도 말하는 사람이 스스로 끝낼 때까지 인내심 있게 기다리고 들은 내용을 머릿속에서 분석하면서 정리를 한다. 책 읽는 사람은 상대방의 말을 같이 들어주고, 호응해주고, 그 다음에 자기 의견을 연관해서 이야기한다.”는 이창렬 팀장은 “향추회를 만들 때도 경청과 존중의 문화를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해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이것이 역사가 오래되다보니 하나의 기업문화로 발전하지 않았나 싶다. 기술직, 사무직, 전산, 통신 완전히 사업분야와 직능이 달라 교류가 없었는데, 이 모임을 통해 서로 교류하니 회사 차원의 어려움도 나누고 서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도 있다.”고 책 읽는 직장의 문화를 압축해 소개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전략기획실 정책개발팀 정관성 팀장이 만든 ‘북인류’도 사내 우수 인재들이 집결한다. 그는 “북인류에도 신입사원이 늘고 있다. 독서면접을 통해 채용에도 적용된다. 독서평론가가 면접에서 체크를 한다. 시행해보니 훨씬 더 우수한 인재를 채용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업무와 인성 역량이 우수한 인재들이 북인류에 참여한다. 전직원 가운데 20%가 넘는 인원이 참여하고 있고, 열정이 강해 책도 저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미투리를 이끄는 정자성 차장의 ‘책 읽는 인재’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본사 1500명인데, 미투리 회원들이 ‘가장 우수하다’고 생각될 때가 많다. 미래의 경영자로 성장해도 무리가 없겠다는 느낌을 자주 받는다. 적재적소에 배치해도 하이퍼포머로 역할을 할 것 같다.”고 인적자원의 육성의 기초 재원 또한 책 읽는 인재들에게 있음을 시사했다. 

이랜드 ‘자람’을 리드하는 강민영 이랜드서비스 혁신본부 팀장은 “지켜봐야겠지만, 자람 회원들이 회사에 로열티가 높아지도록 설계하고 있다.”면서 “<1만 페이지 독서력>을 신입사원 교육에서 읽었는데, 다독은 정말로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 같다. 연간 40권 정도, 하루 20분만 할애해도 되는 것이다. 꾸준히 1년을 이렇게 했을 때 사람이 바뀐다. 이 이야기를 하고나서, 아침에 책을 보는 직원들이 많아졌다. 가장 뿌듯한 점”이라고 언급했다. ‘향추회’ 이창렬 팀장은 “책읽는 사람은 듣는다. 인성변화를 많이 본다. 성과가 높아지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성실하다는 기본과 토론하고 대화하면 듣는 귀가 생겨있다는 특징이 있다. 책 읽기가 저자의 이야기를 참을성 있게 듣는 것이기 때문에, 조직 내 잘 융화되고, 인정받고, 선순환된다.”고 강조했다. 독서경영은 10년이 넘게 한국사회에 중요성을 부각시켰지만, 기업 독서동아리의 현재 트렌드는 1차 텍스트인 책읽는 행위 그 자체를 넘어서, 다양한 연관 액티비티로 ‘사람이 모인다’는 점과 다양한 직급과 부서가 용광로처럼 녹아드는 수평적 인적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 인적 자원간의 융합으로 발전하고 있다. 책을 매개로 한 사회공헌과 정적인 독서를 넘는 액티브한 체험 독서도 트렌드다. 예컨대 현재 ‘떠다니는 UN' 세계 최대 선상 서점(Book Ship) ’로고스 호프(LOGOS HOPE)'가 현재 인천항 제1부두에 입항해있다. 8월 18일까지 정박할 예정이다. ‘책’을 매개로 한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일과 파생되는 가치가 얼마나 다양하고 효과적인가를 보여준다. ‘책 읽는 기업’ 속으로 들어가보자.

Part 2 Best Practice 

1. 한전 KDN 향추회

향추회의 시작은 원전ICT센터(E-ICT 사업기획팀) 이창렬 팀장이 10년전 시작했다. 상사와 직원들의 책 읽는 문화를 고민하던 이 팀장은 처음 받은 추천도서가 콜린 윌슨의 <아웃사이더>였다. 이 책에는 많은 원전들이 집약되어 있고, 영화, 소설, 다른 책들이 등장하는데 전부 모르는 텍스트였다. 등장하는 원전들을 마킹해가며 읽는데 사전을 찾아서 책을 읽기는 처음이었다. ‘나부터도 책을 너무 안 읽었구나’를 절감하면서 이창렬 팀장은 독서 동아리의 필요성을 느낀다. 처음 고전읽기를 시작하려는 생각이었는데, 톨스토이의 <죄와 벌>에 등장하는 내용도 가물가물했다. 이 공감대에서 임원진과 책 읽는 모임을 만들고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시작한 것이 향추회다. 처음 26명이 모였다. 토론과 독후감 쓰기와 같은 장벽이 있으면 우선적으로 책에 관심부터 가져야 할 직원들이 참여가 부담스럽기 때문에 향추회의 참여 조건은 책을 읽되 독후감 쓰기나 토론을 하지 않은 것이다. 책에 대한 관심과 책 읽는 습관부터 형성하는 것이 향추회가 만들어진 취지였다. 이창렬 팀장은 현재도 좋은 책은 스스로 읽게 된다는 지론이다. 그는 우선 회원들이 흥미를 갖고 향추회에 들어올 수 있도록 좋은 책을 사서 나눠주는 구조를 만들었다. 현재 향추회 전사 1220명 가운데 145명의 큰 독서인원이 생겨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책을 통한 공부를 강요하기보다는 ‘책을 쉽게 접하는 문화’와 ‘사람이 모인다’는 것에 초점을 둔 것이다. 5천원의 회비는 향추회의 양서로 되돌려 받으니 다른 동아리들과 다른 참여 동기도 생겼다. 한편 동아리 지원금으로는 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연관 행사를 진행했다. 월 1회 모임을 10년간 아주 꾸준히 해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혼자서 책을 읽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책을 주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어서, 책 관련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퇴근하고 도시락을 싸서 공원에서 피크닉을 하며 시 낭송 대회를 하거나, 영화를 보지만 소설 원작을 영화로 만든 것을 선정해 함께 본 뒤 그 원작 소설을 읽거나, 공연과 전시회를 가기도 했다. 한양성곽 탐방을 하며 한국 문화에 관한 책 이야기를 나눈다. 이창렬 팀장이 별도의 시간을 할애한 10년간의 자원봉사로 향추회를 운영하면서, 초기에 가장 보람있었던 것은 1년에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1권은 읽게 될 수밖에 없는 발전을 보면서다. 그 사람의 인생에는 큰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었다. 향추회 도장이 찍힌 책이 무더기로 쌓여가면서 아무리 바쁘고 관심이 없었어도 연간 한번은 일독하게 되는 것이다. 회원들의 가족들도 향추회의 책을 기다리는 일이 생겨나고 회원들은 향추회 모임에 의미를 갖게 된다. 현재는 퇴직한 선배들도 향추회만큼은 계속하고 있다. 인원이 전체 10%가 넘어가면서 이후 50명 회원은 눈덩이 불어나듯 불어났다. 이창렬 팀장은 향추회가 꾸준하게 지속가능했던 이유로 모임의 ‘재미’를 꼽지만, 이 모임이 책과 연관이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책을 좋아하는 회원들을 총무로 지정하고, 처음에는 한달에 4번씩 양서를 선정해 나눠주었지만, 현재는 혼자서 책을 선정하는 게 아니라 총무들에게 추천도서를 받아서 코멘트를 해주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가능하면 클래식, 원전들이 집결된 책에서 나온 리스트, 잘 읽지 않았던 책 중심이었지만 모임이 커지면서 사람들이 관심이 많은 신간도서를 많이 읽고 있다. 또한 회원 수가 많아지고 참석률이 높아지면서 한 기업이 월 100권이 넘는 책을 소비하기 때문에 출판 진흥도 자연스럽게 이뤄지게 되었다. ‘독서 경영 우수직장 인증제’를 처음 제안한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정관성 팀장은 책 읽는 기업들로 인해 출판 수요가 창출되는 것이 분명하고, 기업과 출판사가 상생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규모 책의 소비에서, 출판사는 특판이 가능해지거나 공급가를 할인해 줄 수 있고, 회원들은 양서를 할인가로 사볼 수 있게 된다. 현재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에 처음 가입한 기업만 해도 20개 기업이 넘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정관성 팀장은 책 읽는 기업들이 출판사에 너무 낮은 가격을 요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나, 연합회가 출범함으로 회원 기업들이 책 가격에 대한 부담을 줄여서 많은 양서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2. 현대모비스 미투리 

2010년 임원의 아이디어로 출발한 미투리는 독서광들이 회원으로 모여 책을 깊이있게 몰입해 읽어내,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내재화하고, 양질의 지식을 서로 오픈해 혼자 읽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파급효과를 누리는 것에 초점을 둔다. 월 2회 점심시간 1시간을 할애해, 바쁜 업무 중에도 이 시간만큼은 충실히 지켜낸다. 또한 책 내용 그 자체에 대한 큰 관심과 흥미가 있는 회원들이 모여서 활발한 토론과 원전 등을 매개로 한 촉발적 지식의 연쇄적 파급을 경험한다. 처음에는 사람이나 사물의 근본과 현상의 정확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는 과학독서를 중요시했고, 현재는 수많은 장르의 원전과 대중서를 읽고 있다. 미투리를 이끄는 정자성 AM용품개발팀 차장은 미투리의 운영은 책을 제대로 읽어내고, 발제자를 통해 내용을 서로 공유하는 것 이상의 연쇄적인 북러닝의 효과를 경험하는 것이 미투리의 특성 상 흥미를 증진시킨다는 의견이다. 개인마다 적어도 두세달 앞서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선정하도록 공지하면 회원들은 최선을 기울여 좋은 책을 선정해왔다. 그 책을 자신이 발제를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신의 깊은 관심 분야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알려주기 위한 동기도 강하다. 대규모 가입 인원 수 확보에 앞서, 미투리 본연의 특징을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것에 초점을 둔다. 현재 본사 1500명 가운데, 정말로 책을 좋아하는 회원들이 36명 가량 모여서 사내 의미있는 동아리를 구성하고 있다. 정자성 차장은 “책을 읽지 않는 인재들을 리드해 줄 필요가 있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더 중요하고, 책의 내용과 담당자의 발제 등, 미투리의 활동 내용을 전사 게시판에 공유하니 관심자들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미투리 회원들은 세대와 직급이 다양하다. 젊은 직원들의 의견도 창발되어 쌍방향적 소통의 장이 되고 있다. ‘집단지성’을 자발적, 전략적, 체계적으로 하나씩 실현해가는 미투리는 업무 능력과 인성을 근본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인재의 역량과 그릇을 키운다. 미투리에 회원들이 몰입하는 것은 왔을 때 ‘놀랄 만큼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이다. 정자성 차장은 “회원들의 면면을 보면 정말로 책을 좋아해서 그런지 연차가 적은 후배들이나 오래된 선배들이 지식의 깊이가 별로 차이가 나지 않고, 좋아하는 장르가 굉장히 달라서, 상대방에게 배우게 된다. 혼자서 책을 읽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들이 추천해 준 책이나 책 이야기가 혼자서 수년을 읽더라도 얻어질 수 없는 좋은 정보가 모여서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즉 인간적인 면 외에도 책과 관련해 각 사람이 살면서 구축한 ‘휴먼 라이브러리’를 두뇌 속에 갖고 있는 것을 오픈하여 공유하게 된다. 미투리는 “각각의 엄청난 휴먼라이브러리인 회원들에게 리스트 20권씩을 추천받아 종합했을 때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권해야 할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다. 모임 시간은 1시간이 촉박하지만, 약간 미련과 여운이 남겨져 다음 모임을 더 기대하게 된다. 모임을 이끄는 정자성 차장의 경우에는 독서리스트를 적어도 20권은 추천하고 싶고, 개인적으로 역사를 좋아하는 그는 존 키컨의 <1차 세계대전사>, <2차 세계대전사>를 탐독한 적 있고, 라인홀드 니버의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인간의 본성과 운명>, <세속적 인간과 비세속적 인간> 등을 저술한 한 위대한 작가를 파고들기도 한다. 라인홀드 니버의 <파워엘리트 : 집단은 왜 이기주의로 흐르는가>와 같은 책은 모든 문장이 중요해서 밑줄 긋기를 포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루쉰을 발표한 시간에 중국에 대한 폭발적 토론이 이어졌다. 미투리를 처음 시작한 고동록 인재개발실장은 “발표와 토론을 병행하게 되면, 인재들 개인에게도 정리력, 팩트 수집력, 스피치, 발표력, 컨텐츠 구성력, 논리력 같은 기본적 업무 능력이 향상되는 것을 보았고, 지식 그 자체를 지금이야말로 조직 전략적으로 가장 잘 습득해야 하는 창조의 시기, 개인적으로 절대로 도달할 수 없는 집단지성과 집단정보력에 대한 퍼실리테이팅 기능이 활성화된다”고 강조했다. 미투리의 경우 오히려 치열한 내용 중심의 운영이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3. 이랜드 ‘자람’

지식경영으로 널리 알려진 이랜드는 이미 이랜드 창립과 최근 10년 전부터 박성수 회장의 독서경영이 전사 직원의 역량과 수행능력을 높이는 데 많은 기여를 해왔다. 이랜드의 ‘자람’을 이끌고 있는 강민영 이랜드서비스 혁신본부 팀장은 이랜드 그룹의 성장 동력의 핵심에 책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박성수 회장은 대학시절 2년 간 근무기력증으로 병상생활을 하면서 엄청난 독서를 하게 되었고, 이후 이대 앞의 현 이랜드그룹의 전신인 조그만 가게를 오픈한다. 박성수 회장은 현재도 그룹을 키운 원동력이 독서력이었다는 강조다. 또한 현재의 경영을 통해 나오는 많은 지혜와 지식이 40대 이전에 읽은 책이었고, 이 책속에서 그룹의 방향이나 전략이 탄생해왔다는 독서경영의 강조와 함께, 이랜드는 ‘책 읽는 직장’으로 이미 유명하다. 이랜드는 지난 외환위기 때 위기를 맞아 시작한 것이 지식경영으로, 이는 현재 연매출 10조와 100개 이상의 브랜드를 전세계적으로 보유한 이랜드 성장의 주요 전략이었다. 지식 경영의 드라이브에서, 많은 직원들의 모든 업무와 프로젝트는 필독서에 있는 책들을 매개로 하여 추진되어 왔으며, 경영 전략 또한 책 기반 문화가 형성되어 있다. 그동안은 책을 읽고 현업에까지 실현하는 낭비 없는 독서 전략이 진행되어 왔다. 따라서 수많은 경영경제서를 직원들이 열독했고, 자기계발이나 삶의 근간이 되는 지침서도 전사에 널리 확산되어 있다. 원래 전사가 독서 기업인 이랜드 내 독서 동아리 ‘자람’은 책에서 파생된 업무 전문성 관련 용어 등이 좀더 잘 의사소통 되도록 학습조직을 촉진하고자 시작되었다. 이랜드 서비스 사업부를 총괄하는 강민영 팀장은 책을 기반한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을 고민해왔다. 이랜드서비스는 유통점, 백화점, 건물관리팀, MRO팀, 인재서비스, 행정서비스 등 본사 내 모든 다양한 팀이 ‘서비스’라는 하나의 사업 단위로 묶여져 있는 팀으로, 사내 쉐어드 서비스 전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이랜드 독서 문화가 ‘자람’ 등을 통해 현재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원래 전략기획실에 있었을 당시 만해도, 경영의 방침이 있는 만큼 어느 정도 강제성 있는 책읽기였다. 필독서를 반드시 읽어야 했고, 독후감도 체계적인 리포팅을 해야 했다. 직원들에게도 이를 제출하도록 했었다. 업무와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행위가 업무에서 실현이 되도록 해왔기 때문에 이랜드 전사나 ‘자람’ 또한 경영서에 집중해왔다. 강민영 팀장은 최근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가 만들어지고, 다른 기업들의 독서 동아리 운영을 참고해봤을 때 더 의미 있는 텍스트 공동체가 되도록 원래 ‘필독서 워크숍’이었던 명칭을 ‘자람’으로 바꾸었고, 운영 컨셉트와 드라이브를 ‘해피 리딩, 퍼니 러닝’으로 운영해, 보다 자유롭고 재미있는 ‘자람’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행복하게 책을 읽고 즐겁게 배우는 방식이 독서 동아리 ‘자람’으로서는 필독서에 직원들이 더 스스로 관심을 갖게 하고, 자발성과 흥미를 촉진시켜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많은 기업이 업무 자체도 권한을 많이 이양하고, 탑다운뿐 아니라 바텀업으로 이뤄지는 수행 향상을 보고하고 있다. 자발적인 기업 내 동아리의 경우는 더 그러하다. 강민영 팀장도 처음에는 모든 발제를 혼자서 도맡아 하고, 모든 책을 혼자서 선정하여, 완벽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독후감이나 서평, 책 내용에 대한 정리와 공유 또한 매우 디테일한 양식으로 구성원들에게 챕터를 할애해, 핵심 질문을 뽑고, 답을 적고, 연관된 기업 사례를 조사한 리포트를 제출받았다. 이러한 하드한 방식의 리딩은 현업에 연계되어 많은 성과와 가치를 창출해왔다. 그럼에도 현재 자람을 좀더 창의적인 방식으로 바꾸면서, 책 모임 발제를 나누어 맡고, 사회도 돌아가면서 보고, 책의 선정도 사전에 간단한 소통으로 결정하고, 모임의 내용 또한 책을 읽으며 스스로 갖게 된 관점, 핵심 질문 3가지로 압축해 또 하나의 일이 되지 않고, 모든 구성원의 의견을 쌍방향적으로 폭넓게 수렴해 독서동아리가 갖는 핵심 롤인 ‘지식의 공유’와 흥미를 통한 성장(자람)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계획이다. ‘펀 리딩’으로 컨셉을 바꾸자 참여는 더 늘어났고, 여직원들의 참여가 늘어난 것도 이례적이다. ‘자람’은 현재 신입사원 교육에서도 ‘행복한 책읽기’를 시작해, 독서 경영이 갖는 본래적 취지인 자발적인 탐독의 세계와 문화를 사내에서 촉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랜드 ‘필독서’는 300권으로 현업에 실효성이 있는 경영학의 구루인 원저자들의 경영서적이다. 피터드러커의 경우 읽지 않은 사람이 없고, <리엔지니어링 기업혁명>, <빨리 싸게 멋지게> 등으로 이슈가 된 마이클 해머 등도 인기다. 이랜드는 현재 ‘일하는 방식’ 바꾸기(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 화두다. 현재 이 계열의 필독서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하는 방식을 바꾸자는 핫이슈는 지난 1년간 지속되었지만, 이것을 관공서 외 액션으로 실행하는 기업은 이랜드가 이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것들에 대한 스피드와 실행력을 보여주는 기업문화도 필독서들이 반영하고 있다. 

4. 현대오일뱅크 무녀리

현대오일뱅크의 무녀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독서경영’의 드라이브로 열독기업으로 꼽혀왔다. <실행에 집중하라> 등의 현업에 통찰을 줄 수 있는 경영서가 많았고 과거 팀장급 회원이 많았다. 11년째 역사를 지닌 무녀리는 전 서영태 사장이 무녀리 평회원으로 활동할 만큼 독서경영이 강조되었었다. 이때는 경영서가 많았고, 휴가철 되면 팀장급 대상으로 독후감 제출이 있었다. 7월 초에 책을 나눠주고 독후감을 받아 시상을 했다. CEO(현 권오갑 사장)가 바뀌고 현대중공업으로 바뀌면서 한동안 무녀리에도 변화가 생겼다. 현재는 회사 차원이라든지 탑다운이라든지, 업무와 연계되어 하는 활동이 아니라 순수한, 정말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만 남게 되었다. 회원 수도 순수한 자발성을 바탕으로 한 현재의 무녀리 운영에서 더 많이 늘었고 비회원들의 관심도 늘었다. 회원이 많이 늘었지만, 제약 등 어려운 점도 있었다. 토론에서 10명이 넘어가면 토론이 잘 안 되므로,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 등이 그것이었다. 무녀리는 현재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먹으면서 11시 40분부터 1시간 정도를 할애한다. 20분 정도 발제가 있고, 발제자가 생각할 주제를 던지면, 느낀 점을 나누는 방식이다. 다만 인원이 10명이 넘으니까 토론에 제약이 있어, 무녀리를 이끄는 신수진 기획조정실(사회봉사단) 대리는 방향을 바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임이 활발해지도록 무녀리의 선정 도서의 폭과 구성원의 다양화를 지향했다. 그런 결과 현재 무녀리의 구성은 임원부터 신입사원까지 다양한 용광로다. 2012년에는 무녀리 선정도서 134권이 발표되기도 했다. 시집, 만화, 소설, 경영, 자기계발 장르가 매우 다양하고 만족감과 아이디어를 촉진하는 대중서 또한 많이 읽는다. 그런 반면 헬레나 노르베리의 <오래된 미래>도 본다. 무녀리는 편식을 지양한다. 신수진 대리는 편독만큼 안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다. 그는 “무녀리에 들어오면 내가 읽는 책 말고도 다른 장르도 많이 접할 수 있고, 싫더라도 다른 사람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견문을 넓히는 것이 운영의 방향성이다. 가능하면 다양한 장르를, 그동안 인문학을 많이 했다면, 경제경영을 해보고, 시를 그동안 안 한 것 같다면 시를 파고들고, 여름 휴가철에는 추리소설을 탐독하고, 최근 7월 에는 넬네 노이하우스 특집으로 <백설공주에게 죽음을> <사악한 늑대> 등 원작들을 가지고 흥미로운 모임을 진행했다.”고 언급하며 무녀리의 특징을 관심자와 회원들에게 문턱이 낮고, 다른 사람과 다른 견문을 존중할 수 있는 폭넓은 사고와 태도의 배양을 꼽았다. 물론 독서 토론도 빼놓지 않는다. 토론이 될만한 책 위주로 선정을 하지만 이 목록과 장르는 매우 폭이 넓고 다양하다. 무녀리는 현재 팀장급이 많기보다 책을 정말 좋아하는 다양한 직급의 회원들이 모이고 있다. 신수진 대리에 따르면 신입사원들도 의외로 책 관심이 많았다. 이야기를 하다보면, 신입사원들의 책 세계가 경이로워 연차가 많은 선배들이 부끄러울 때도 있다. 20대 신입사원들이 10% 정도가 된다. 무녀리는 책 읽는 직장, 책 읽는 인재, 책 읽는 문화에 대한 ‘동기부여’를 중요시한다. 무녀리에 가입하려는 관심자들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인성이 좋지 않은 경우가 드물어, 사람들이 좋다는 것이 무녀리 활성화의 동력이 되기도 했다. 단지 친목하는 모임보다 얻는 것이 많고, 특히 신입사원들은 인적 네트워크가 중요한데, 무녀리는 현대오일뱅크 신입사원들에게 든든한 지지대가 되고 있다. 

5. 삼성전자 행복한 책

OECD최장 근로시간과 스마트워킹, 가족친화경영 등으로 모색해가는 일과 삶의 조화, 일하는 방식이 유연근무제나 시간선택제와 같은 정부의 제도 구축, 각 기업 교육부서 프로젝트가 될만큼 한국인의 업무 강도와 피로도, 스피드와 성과 중심의 하드워킹은 세계적으로 유명했다. 기업 내 독서동아리가 운동, 취미 동아리 등과는 조금 다른 지식공유와 북러닝이라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업무가 바쁜 회원들이 또 다른 부담과 일이 되지 않는 운영의 지혜가 필요하다. 삼성전자 ‘행복한 책’은 회원들의 펀, 혼자가 아닌 함께와 나눔, 리프레시와 충전, 업무와 삶의 활력소가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주의를 기울인다. 이러한 기본 마인드 공유와 분위기 속에서, 독서 동아리의 내용물인 지식의 축적과 집단지성, 러닝의 촉진과 같은 ‘책읽는 직장’이란 지향성도 무리 없이 진행될 수 있다. 

행복한 책은 사내에서 “조직문화 공로상”을 수상 받았고 우수동아리로 선정되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2만여 직원 가운데, 2010년 시작되어 현재 온오프라인 약 500명의 회원이 참여할만큼 활발하다. ‘같이 읽으면 가치가 생긴다’는 행복한 책의 모토는 내부 회원들의 집단지성 촉진과 어느 조직이나 과제인 학습조직 구축이란 의미 외에도, 지역 공부방이나 외현도와 같은 낙도 봉사에 액티브하게 참여하여 소외 지역 아이들과 책읽기를 매개로 꿈을 심어주고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회원들도 잃어버린 꿈을 회복하는 재미있는 봉사의 계기를 만들고 있다. 15살 때 127개 꿈의 목록을 세우고 111개를 이룬 것으로 유명한 존 고다드의 이야기인 <존 아저씨의 꿈의 목록>을 함께 읽기도 했다. 이 아동서에는 존고다드가 이룬 꿈 중 어려웠던 순간만 따로 할애한 챕터도 있다. 존고다드는 꿈을 적어보고 시각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성인이 읽어도 몰입할 만한 베스트셀러다.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행복한 책은 아이들 봉사에서도 책만 파고드는 것보다는 우선 자기 명함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등 액티비티로 아이들과 친해지고, 북리딩을 매개로 꿈을 나누며, ‘마인드 맵’ 작성 등으로 모임의 큐시트를 기획해 함께 보낸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실효성 있는 북멘토링이 되도록 애쓰고 있다. 지금 어린이들이 종이책을 잘 읽지 않는데 독서에 관심을 갖는 계기도 된다. 

현재의 기업 동아리들은 완전한 자율성이 허용되고, 또한 바텀 업 방식이 지속가능성을 더 높인다. ‘책 읽는 직장’을 가능하게 하는 독서동아리는 더 해당한다. 기업 내 독서 모임은 자발성 촉진이 중요하다. 행복한 책은 이에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으는데, 회사생활의 어려운 점이나 문제해결의 장으로 다양한 부서와 직급이 어우러져 고민을 나누고 해결책을 찾아가기도 하므로 조직 리프레시의 동력이 된다. 혼자 고민하기보다는 어울리면서 지식을 공유하고 삶을 나누자는 취지다. 프리젠테이션이 약하다면 관련 도서를 읽고 선임들의 노하우를 듣는 기회가 되고, 상사와 커뮤니케이션을 더 잘하고 싶다면 커뮤니케이션 관련 책을 일독하는 등, 공부가 목적이 아닌 인적자원 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 힘듦을 해소하는 한편 자연스럽게 학습조직에 다양한 효과를 파생하는 러닝 커브를 만들어가게 된다. 

책 선정도 일방적이기보다, 서로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다. 읽은 책을 공유하면, 혼자서 100권을 읽는 효과 외에도 내용에 대한 기본 정보, 읽는 사람의 시각과 해석과 촉발되어 전개되는 다른 연계 컨텐츠들, 느낀 점과 생각이 다양하므로, ‘같이 읽기’는 독서의 스피드와 리터러시 효율, 관련 지식이 배가된다. 장르로는 편식 없이 과학, 역사, 소설, 자기계발, 경영, 철학 등을 넘나들며 부장급, 과장급, 책임연구원 등 여러 직책이 어울리는 세대 간 소통의 장도 된다. 

행복한 책은 2010년 출발했고, 온라인 커뮤니티도 활발하다. 네이버 밴드를 하면서 좋은 글 베껴쓰기, 좋은 문구 공유, 서평이벤트 등이 이뤄진다. '시(poet) 프로젝트’도 있다. 시를 읽고, 시쓰기를 좋아하는 회원들도 있어 자작시를 꾸준히 올리고 서로 읽어본다. 회원들간에 친해지면 서로의 발전을 돕는 상호 자기계발로도 이어진다. 새벽 5시에 깨워주는 ‘단군 프로젝트’를 하여 하루의 골드타임을 잘 보내도록 독려한다. 책 읽기를 즐기면 서점 산책도 즐기게 된다. 행복한 책은 ‘서점 어택’으로 서점에 가되 게임을 곁들인다. 특정 책을 빨리 찾아오는 사람에게 책을 사주는 게임이다. 책 함께 읽기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장치와 아이디어가 모임의 효과로 계속 생겨난다. 온라인보다 적게 모이지만 독서 동아리의 핵심적 role이 전개되는 오프라인 모임은 점심을 같이 먹으며 북쉐어링을 하고, 1달에 1번은 책을 선정해 폭넓고 깊이 있는 주제토론도 병행한다. 최근 애독한 <꾸뻬 씨의 행복여행>은 직장인의 근원적 행복과 불행에 대한 생각과 결론을 내릴 수 있게 했다. 이 책을 통해 파리의 정신과 의사인 꾸뻬 씨를 따라 전세계의 로컬을 지나다니며 여행도 해본다.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로 모였을 때 참여 기업들이 대체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일 ‘휴먼라이브러리’ 프로젝트는 원래 첫 아이디어 발의가 행복한 책이기도 하다. 두 번째로 인기가 있는 ‘북콘서트’도 이미 하고 있던 것들이다. 이는 이미 삼성 멘토링 제도를 통해 잘 되고 있었던 것으로, 중고등학생-대학(원)생 멘토링을 할 때 책을 활용하고 책을 추천하면서 현업 선배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획력, 마케팅 등 정보 나눔과 교류의 장을 펼친다. 행복한 책은 하반기 소외지역 학교에 찾아가 시쓰기 워크숍을 계획하고 있다. 시쓰기를 쉽게 접하도록 시 패러디 등 학생들이 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행복한 책은 시 창작에 대한 애정이 있어서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시 창작법 수업을 듣기도 했다. 아이들에게도 시 창작 코칭과 교육 내용을 나눈다. 지식의 인풋은 창의를 낳고, 창작과 같은 사소하더라도 자기 창조 프로세스 테이킹을 밟아볼 때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행복한 책을 최초로 시작한 동종성 회장(현 임영진 회장, 무선사업부 책임연구원)은 원래 사회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대학원생멘티의 제안(문화 지식 동아리)을 생각하다 시작하게 됐다. 퍼실리테이팅 전문가이기도 한 동종성 회장은 행복한 책의 컨셉 설계를 ‘북테인먼트’로 하고, ‘즐거움, 지식나눔, 사회공헌’을 골자로 한 행복한 책이 기초적인 상호 간 퍼실리테이팅, 아이스브레이킹, 커뮤니티와 접목한 구조를 만들었다. 행복한 책은 “과거에는 일에 대한 인정, 경쟁 속 자기계발이 트렌드였다면 요즘은 공유, 나눔이 트렌드로 느껴지고, 이는 소규모 커뮤니티에서부터 하나씩 구현할 때 조직문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종성 회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포션을 적절하게 배분하고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문제해결을 하고, 사람도 얻는다는 인식, 뉴커머들은 퍼실리테이팅 시각에서 편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행복한 책이 활성화된 요인”이라며 이러한 북테인먼트 사회공헌의 지속성은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타인을 도와주면서 내적 만족감이 커지는 것이 동력이 된다는 견해다. 모임 내부로는 ‘놀이에서 출발해 내용으로’가 동력이다. 연말 송년회 형식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연중 읽은 책 중 최고의 책을 공유하는데, 단지 읽은 책만 이야기하면 다수의 모임이 어색하기 때문에 ‘Best 10'표지를 프린트물로 준비해 이미지를 보며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1:1 매칭으로 그 책을 교환하고 감동 깊었던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눠본다. 토론이 끝나고 큰 벽에 책 표지를 모두 모아서 붙이면 회원들이 투표를 해서 그해의 동아리 전체 Best 10 목록이 탄생한다. 삼성전자 ‘행복한 책’의 베스트에는 <드라이브3.0>, <꾸뻬씨의 행복여행>, <하상옥 단편시집>, <카네기 인간관계론>, <독서천재 홍대리>, <모든 비즈니스는 브랜딩이다> 등등이 오르기도 했다. 

전국기업독서동아리연합회장 고동록 인재개발실(현대모비스) 이사는 “90년대 초반에 직장생활할 때도 조직에서 책 모임을 만들었다. 그때 회원들이 지금 전부 다 적재적소에서 리더급이 되었다. 임원이 된 사람도 많다. 그 본질이 자발성이었기 때문이다. 조직의 일 때문에 책을 통해서 해야겠다는 형태가 아니었고, 자발성을 기초로 했다면 목표에 대한 적극성이 내재된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책임감이 검증된다. 더 중요한 것은 생각을 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런 인재들이 프로젝트를 자발적으로 이끌어 내고, 마무리 짓는 역량이 책 읽는 문화 속에서 만들어진다.”며 책 읽는 인재가 실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