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튜바 음악의 수준을 진일보 시키다
금관악기 중 가장 큰 몸집을 가진 튜바는, 오케스트라나 취주악에서 가장 낮은 음역을 소화하며 특유의 중후한 음색으로 관객을 매료시킨다. 금관악기의 베이스음을 우직하게 담당하고 있는 튜바는 날카롭게 자신의 컬러를 뽐내기 보다는 장중하게 곡의 기둥 역할을 자처한다. 하지만 아직 클래식 음악의 저변이 확대되지 못한 국내에서는 수많은 관악기의 이름과 소리를 일일이 구분해내는 대중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자비로 튜바 독주회를 개최하며 우리 귀에 익숙한 대중가요와 영화 OST로 굳게 닫힌 마음의 빗장을 열고 있는 사람이 있어 화제다. 국내 튜바 1세대이자 중앙대학교 음악학부의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허재영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건강 악화에도 포기할 수 없었던 연주자의 길
어려서부터 유독 음악을 좋아했다는 허재영 교수는 사실 악기보다는 노래를 부르는 것에 더 행복감을 느끼는 소년이었다. 언젠가는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합창부에서 활동했던 그는 솔로가 아니라 여럿이 하는 노래에 그만 모든 흥미를 잃고 만다. 그러다 우연히 관현악부에서 작은북을 담당하게 된 그는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후 대학교 진학을 위해 튜바를 개량한 수자폰으로 입시를 준비하게 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튜바 연주자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허 교수는 중앙대학교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시향에서 연주자로 활동하던 중 유학길에 올라 독일 쾰른(Koln)국립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체코 Brno 음악원 지휘과 최우수과정을 마스터 했다. 그는 한국 튜바협회의 선봉장 역할을 10여년간 했으며, 서울시립교향악단, 서울 금관 5중주단, 한국 페스티발 앙상블 등에서 연주자로 활약했고, 현재는 코리안 금관5중주단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서울튜바앙상블과 중앙대학교 음악대학의 브라스 앙상블의 지휘를 맡고 있다.
힘든 유학생활을 끝내고 돌아오니 국내에서는 허 교수를 지도할 선생님을 찾을 수가 없었다. 혼자 무작정 연습의 연습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는데, 너무 무리한 연습량 때문에 앞니가 빠져버리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다. ‘88올림픽’과 관련해 서울시립교향악단에서 미국 순회연주를 떠나기로 한 1주일 전에 일어난 사고였다. 길고긴 슬럼프를 극복해내자 이번에는 귀에 악성 이명이 생기는 병을 얻게 되었다. “연주자로서의 활동도 힘들었지만, 일상생활에서도 귀가 심하게 울려 항상 불면증에 시달리곤 했어요. 음악의 힘으로 버텨냈지만 그땐 정말 죽고 싶은 충동까지 느꼈던 것 같아요.” 현재 그는 8군데 병원을 전전한 끝에 자신의 처지를 공감해 준 의사와 만나 고막을 뚫는 시술을 받고 이명을 극복했지만, 아직까지도 악성 이영에 시달리고 있다.
인생의 쓰디쓴 시련들을 현명하게 극복한 허 교수는 1993년 국내 최초로 튜바 독주회를 개최한 이례 현재까지 28회에 달하는 공연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 사실 그는 세계 3대 튜바 팀에게 멤버가 되어줄 것을 제의 받았을 만큼 세계적인 클래스를 자랑하는 탁월한 연주자다. 허 교수는 튜바 연주자로 서울·대구시립 교향악단, 협 스트링·서울 뮤즈플룻·코리안 금관 앙상블, 루마니아 올테니아(oltenia)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불가리아 파자르직(pazardjik) 심포니 오케스트라, 제주도 서귀포 관악단 등과 협연한 바 있으며, 유포니움 연주자로 서울시립교향악단 윈드 오케스트라, 육군본부군악대, 경북 윈드 앙상블, 코리안 금관앙상블과 협연하기도 했다.
끊임없는 학술연구로 만들어진 ‘방법론’
그동안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울대,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 후진을 양성해 온 허 교수는 현재자신의 모교인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에서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 중에 있다. “제가 대학에 입학했을 당시에는 워낙 튜바가 불모지여서 전담 선생님조차 없었어요. 트럼본을 다루는 선생님이 절 담당하셨는데, 그분이 ‘양심적으로 나는 튜바에 대해 잘 모른다’라고 말 할 정도였죠.” 그때부터 허 교수의 음악 인생은 오로지 반복적인 연습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훌쩍 20년의 세월이 흘렀음을 깨달았을 때 그는 자신의 노력이 1차원적인 연습량에는 비례했지만, 발전 정도에는 비례하지는 못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향후 국내 음악계를 이끌어갈 차세대 음악인들을 지도하면서는 교육법의 패러다임부터 혁신해야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기도 했다. “전공하는 학생들과 국내 연주자들이 세계에서도 당당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방법론 위주의 노력이 뒷받침되어져야 합니다. 무작정 시간을 투자해 기술을 익히기 보다는, 연구를 위한 연습, 다시 말해 먼저 모든 악기의 구조 자체가 과학적이므로 원리를 기초 생활과학의 원리로 접근해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동시에 악기의 주법과 호흡법을 응용하며, 체계적으로 익혀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지금의 학생들이 저와 같은 전처를 밟지 않도록 적극 돕고 싶습니다.” 허 교수의 이러한 혁신적인 교육법은 이미 그 성과를 내놓고 있다. 3년 전, 8월 유포니움을 전공하는 그의 제자가 국내 최초로 국제 관악 콩쿠르에 입상하는 쾌거를 이뤄낸 것. 이미 허 교수의 제자들 중 4명이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여 지도자로서의 그의 탁월한 역량도 입증해 주었다. 그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에는 시사투데이로부터 ‘대한민국사회공헌 대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는 한국음악평론가협회로부터 ‘서울음악대상(the 28th, seoul music grate pritz award ceremony)’을 수상했고, 2008년에는 음악대학 연구업적 최우수 교수로 선정된 바 있다.
앞으로 튜바란 악기와 특히 인지도가 약한 유포니움이란 악기를 일반인들에게 더 알리고 싶다 말하는 허재영 교수는 무엇보다 사회적인 관심과 제도적인 지원이 뒷받침되어 클래식 음악이 활성화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여의도 고등학교, 중앙대학교 졸업
독일 쾰른 국립음악대학 졸업(전공:튜바)
체코 Brno 음악원 지휘과 최우수과정 졸업
제7회 한국음악협회 주최 전국콩쿠르 금관부문 일반부 입상
27회의 Tuba & Euphonium 독주회 개최
Tuba & Euphonium Live C.D 발매(4장)
세계적인 관악작곡가인 Barton Cummings로부터 ‘Suite for Tuba No.4’를 헌정받음
서울대, 연세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강사 역임
제주국제 관악콩쿠르 심사위원 역임
독일의 Melton 튜바 Artist 역임
한국 Tuba협회 회장 역임
제2회 대한민국 사회공헌대상 수상
제28회 서울음악대상 수상
제1회 대한민국문화대상 수상
제5회 대한민국 미래창조경영대상 수상
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관현악과 교수
He upgraded the level of music played by the tuba
The biggest of all brass wind instruments, the tuba covers the lowest notes in orchestra or brass band music, fascinating audiences with its imposing tone.
The tuba, playing bass of the brass wind section, acts as a pillar to a piece of music, rather than showing off its color. But in Korea which does not have yet a large fan base for classical music, not many people can tell from the sounds and names of numerous brass instruments.
In the meantime, a musician is drawing the attention of the public, holding tuba solo recitals at his own expenses to play on the tuba popular music and movie OSTs. The person is Mr. Heo Jae-young, the nation's first-generation tubist and professor of music at Chung-ang University.
He could not give up his path to a tubist, in spite of his worsening health.
Fond of music from his childhood, prof. Heo was a boy who preferred singing to playing musical instruments. Determined to become a singer, he sang in the choir in high school, but he came to lose all interest in singing in choir, because he could not sing solo.
Then, he happened to play a side drum on the school orchestra, opening his eyes to classical music. Since then, he had practiced the sousaphone, an improvement on the tuba, to enter college, and he started his career in earnest as a tubist.
After graduating from the music department at Chung-ang University and playing with the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he went to Koeln, Germany. There, he graduated from Koeln National Music College, and completed the conductor's course at Brno Music Institute in Czech Republic.
In Korea, he led the Korea Tuba Association for some ten years, played at the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Seoul Brass Quintet, Korea Festival Ensemble, etc, and now he plays at the Korean Brass Quintet. He also conducts the Seoul Tuba Ensemble and Chung-Ang University's Brass Ensemble.
When he returned to Korea, he could not find an instructor who could teach him. So, he had to practice all by himself, and in doing so, his front tooth fell out due to excessive amount of practice. After overcoming the long slump, however, he suffered from bad tinnitus.
He says “It was hard to play music, but what was worse, I suffered from insomnia due to the tinnitus too. Then, I even felt like killing myself, though I could survive it with the help of music." In fact, he is still suffering from the bad tinnitus.
Getting over all these bitter experiences in life, prof. Heo has held successfully 28 tuba solo recitals since the country's first in 1993. Actually, he is a world-class tubist enough for the world's three prestigious tuba teams to offer him to become their members.
As a tubist, he played with the Seoul Philharmonic Orchestra, Hyup Strings, Seoul Muse Flutes, Korean Brass Ensemble, Rumania Oltenia Philharmonic Orchestra, Bulagaria Pazardjik Symphony Orchestra, Jeju-Seogui-po Brass Band. As an euphonium player, he played with the Seoul Philharmonic's wind orchestra, Korean Army Headquarters' military band, Gyungbuk Wind Ensemble, and Korea Brass Ensemble.
Methodology acquired through continuous research
Having nurtured younger-generation musicians at the Korea National University of Arts, Seoul National University, Yonsei University, Hanyang University, etc, he now serves as a professor of orchestra department at his alma mater Chung-ang University.
“When I studied in college, it was a wasteland for tuba. There was no teacher who could exclusively teach me." He said. Since then, his whole life has been devoted to repeated practice on the tuba, but after passing 20 years like that, he found out he didn't made the advance, proportionate to his efforts. He started to feel the responsibility for renovating the paradigm of musical teaching.
"In order for students and professional players of tuba to compete on the world stage, first, we must provide them with methodical support. Instead of spending time aimlessly learning techniques, they must understand the scientific mechanisms of all instruments and, at the same time, learn to play them systematically by applying the playing technique and respiration method." Heo explained.
This innovative idea of his has already produced results: Three years ago, one of his euphonium-majored students achieved a prize at an international brass competition. Four of his students have already won prizes at international concours, proving his excellent ability as a teacher.
Recognized for these deeds, prof. Heo received the "Korea Award for the Contribution to Society" from Sisa Today in 2010. In 2012, he won the 28th Seoul Music Grate Pritz, awarded by the Korea Music Critics Association. In 2008, he was selected as the best music professor in the category of research.
Prof. Heo Jae-young, saying he wants to publicize more to the public about the tuba and less-known euphonium, concluded he wishes social and institutional environments to be created to popularize classical music in Korea.
진경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