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미와 인격미를 겸비한 간명한 인간 형상

지암 오태갑 

동양에서는 글씨와 그림을 같은 뿌리로 보았다. 중국문자인 한자는 물상의 형태를 본떠 만든, 이른바 상현문자가 그 기원이기에 그렇다. 다시 말해 한자는 형상을 압축하고 함축하여 상징성 및 의미를 부여한 것이니, 문자이기 전에 이미 그림으로서의 형상을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일까. 서예작가들은 문인화를 겸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서체를 연구하다보면 한자가 내포하고 있는 형상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그런 연유로 해서 자연스럽게 글씨와 그림을 오가게 되는 것이다. 

지암 오태갑은 서예가로서의 외길을 걸어왔다. 강암 송성용 문하에서 서예를 배우기 시작한 이래 40여년을 글씨 쓰는데 보냈다. 물론 이 기간 모두 서예에만 몰두한 것은 아니다. 다만 호구지책으로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가운데서도 필력을 닦는 일을 소홀하지 않았으니, 서력 40여년이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4개성상을 절차탁마로 일관하는 것만도 쉽지 않은 일이다. 더구나 서예가 일반인에게 애호되지 못하는 현실적인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예도란 그 성과도 중요하지만, 인격수양의 한 방편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보면 반드시 그 대가가 뒤따라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렇듯 지암은 특이하게도 일반적인 문인화의 화목인 사군자를 배제한 채 조형적으로 다양한 형태를 가진 “人”자에 주시한 것이다. 그 다양한 형태의 “人”자를 규칙적으로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이미 현대회화로서의 속성에 부합하는 것이었다. 사람 “人”이라는 사실을 의식하지 않으면 그대로 현대회화로 분류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추상적인 조형미가 존재하는 까닭이다. 실제로 서로 다른 형태의 다양한 “人”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했을 때 이제까지의 서예와는 다른 조형적인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점과 선으로만 이루어진 인간형상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는 희로애락의 인간사가 함축적으로 내재된다. <아리랑 시리즈>라고 명명된 그의 인간 형상 작품은 다름 아닌 우리 인간사를 반영한다. 어떠한 상황이 전개되든 결국 인간이 지배하는 세상사는 옳고 바름의 분별에 의해 하나의 질서체계를 형성하면서 역사를 만들어간다는 긍정의 논리가 작품을 지배한다. 한마디로 지암은 함축적인 인간의 형상에서 조형적인 미와 더불어 완성된 인격체로서의 미를 구현하려는 것이다.

-신항섭 미술평론가

지암 오태갑의 작품 <아리랑 사람들>은 40년의 서예정진 끝에 이루어 낸 필생의 역작으로 사상 처음 붓과 먹으로 사람의 형상과 그 어울림을 그려내고 작품화해서 저작권 등록을 했다. 작품 속에는 인간사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있고 서로 간 긴장은 있으나 진정한 평화(平和)가 상존한다.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 중심인 우리의 이 도시에서 작가는<아리랑 사람들>을 작업하는 동안 문(文)과 화(畵)를 넘나들고, 이 연찬(硏鑽)에서 사람의 본능적(本能的) 역동 미(美)와 이런 저런 모습에 반한다. 이 원초적 아름다움과 이런 저런 어울림에 반하고 취하면서 작가(作家)는 창작의 영혼을 불사른다.

작품<아리랑 사람들>은 <어울림 속의 평화>이다. 

-지암 오태갑 작업노트 中

A concise human shape combining formative aesthetic and beauty of personality

Jiam Oh Tae-gap

Eastern society presume the source of text and image is same. Particularly a Chinese character is all the more so because it's origin is hieroglyphics which mimic the shape of materials of the world. Namely, a Chinese character is not just a letter but already a kind of image containing shapes because it is a medium on which a meaning and symbol is assigned through compressing and implying the shape of materials. Therefore calligraphers are often apt to draw a painting in the literary artist's style. It is something a bit natural becoming curious about the shapes contained in a Chinese character while studying chirography. For that reason frequently crossing the frontier of text and image is a very spontaneous phenomenon.

JIAM Thae Kab OH has been walking a single path as a calligrapher. Since he had Iearned calligraphy from GANGAM sung young Song, he spent almost 40 years on studying calligraphy. He did have another job to make a living. But It may safely be said he got a 40 years of career as a calligrapher because he has diligently cultivated calligraphy, while he has worked for bread and butter. Enthusiastically devoting oneself to one thing for 40 years is a very tough task and still more laborious in the realistic situation in which calligraphy is not popular at all. Surely the outcome is important. But concerning refinement of art improving outcome is not necessarily important, because it is also a way of self discipline

JIAM's work is quite distinctive that he focused on the various form of “人” instead of the Four Gracious Plants which is a prevalent subject of a painting in the literary artist's style. Because he showed us the varied form of “人”, we can categorize his work as comtemporary art. In his work we can find a substantial formative aesthetic. A repetitive configuration of varied shape of “人” create a unfamiliar formative beauty quite different from conventional beauty of calligraphy.

This beautiful human shape made with spot and line connotes all sorts of human emotions 노초 as happiness, anger, sorrow and pleasure. His works, named as <Arirang series> reflect human history of our own, pure and simlpe. A Philosophy of optimism that no matter what happens, discernment of justice forms a order and develop history governs his works. In conclusion JIAM tries to incarnate both formative beauty and aesthetic of completed personality through implicative shape of human being

-Fine art critic Hang Seob SHIN

<Arirang people> by Jiam Oh Tae-gap is his labored work made after 40 years’ professional career of calligraphy and has been registered with copyright by drawing out man’s shape and harmony with a writing brush and ink stick forthe first time in history. The work contains joy, anger, sorrow and pleasure of human world and an ever-present true peace despite the mutual tension. In this man-centered city of ours with the hope for man, the author frequent writing and picture during the work on <Arirang people> and is fascinated by the instinctive dynamic beauty and this or that picture in this hard study. Enchanted and intoxicated by this primitive beauty and comeliness, the author burns the soul of creation. The work <Arirang people> is <a peace in the comeliness>.       

-From Jiam Oh Tae-gap work note